동백나무(차나무과)

 2011. 11. 12. 신지도.

 

집에 분에 담긴 동백나무 한 그루가 있다. 승진 축하 화분으로 들어 온 것이다.

겹동백이 아닌 홑꽃이 피는 동백이라 매년 겨울 꽃을 보기 위하여 갈무리에 신경을 쓰는데 올해도 가지 끝에 돌긍동글 봉오리를 달았다.

달리 들여 놓을 곳이 마뜩치 않아서 거실로 들여 놓긴 했는데 엄니는 복잡하다고 얼어 죽든지 말든지 그냥 냅두라고 짜증을 내셨다.

 

완도 방문 둘째 날 신지대교를 건너 자그마한 해안 마을을 어슬렁거리다가 어느 작은 공장 마당에서 붉게 핀 동백 꽃을 만났다.

자연스레 두지 않고 인위적으로 동그랗게 모양을 낸 수형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붉은 동백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2월 쯤 피는 것 같던데 벌써 이렇게 핀 걸 보니 날씨가 온전하지 못한 탓인 것 같다.

 

 

동백꽃은 사흘을 잘 못 넘기는 것 같다.

화려하게 피어 불같은 정열을 태우다가 아무런 미련도 없이 통째로 깔끔하게 떨어져 버린다.

무에 그리 가슴 아픈 절절한 그리움을 품고 있는지 동백 꽃이 필 때 이 녀석은 맑은 눈물을 흘린다.

 

며칠도 지나지 못하고 떨어진 꽃이 아까워서 접시물에 동동 띄워서 책상 위에 얹어두기도 했는데 올해는 얼마나 꽃을 피워줄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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