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이틀간 연수를 마치고 남은 오후 시간에
깽이 소식 탐사 차 사찰 숲에 들렀지 말입니다.
헌데 서너 컷 담기도 전에 쫒겨났습니다.
두어 발짝 들여 놓는데도 스님이 마구 고함을 지르지 말입니다.
몇 해 전부터 사찰에서 숲 출입을 통제시키고 있는 데다가
며칠 전에 산불이 나는 바람에 아주 예민해져 있습니다.
그 날 오후에 출장 일이 끝나고 이 곳에 들렀다가 산불 진화하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발만 동동 굴렀거덩요
이른 봄부터 찾아와서 노루귀 찍는다고 바닥을 뒤집고, 파 옮기고
돋아나는 싹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깔개를 깔고 큰 대자로 널부러지고.....
쫓겨나는 일이 어쩌면 저를 포함한 꽃쟁이들이 자초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해서 사찰 측에서는 카메라를 메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매우 신경질적으로 대응을 합니다.
물론 전적으로 우리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절에서 꽃밭에 단풍나무를 밀식하는 바람에 개체수가 줄어들기도 했고.
큰 불사를 하는 바람에 한 쪽 꽃밭이 건물 아래 깔려 버리기도 했지 말입니다.
수요일 난 산불은 중턱에서 났는데도 사진 찍으러 온 사람들이 산불을 냈다고 억지 소리를 하지 말입니다.
그 때는 아직 깽이가 기지개를 펴기도 전인데 말입니다
"이 곳은 입산출입 금지 구역이라서 걸리면 벌금을 물어요"
"고발하기 전에 나가세요"
주지스님의 특명으로 접근 금지 현수막을 걸어 놓았다는 거, 국립공원도 아닌데 둘러대는 말이란 거 알지만
"녜~~!!"
하고 얌전하게 후퇴하였습니다.
깽이가 보호되는 건 반가운 일인데 꽃밭에 발걸음 하지 못한다는 건 슬픈 일이지 말입니다
주지 스님의 경고문이 이렇게 걸려 있습니다.
사찰까지 걸어가서 목련 꽃과 어우러진 요 이쁜 봄을 탐하고 있는데
스님 한 분이 카메라를 만지고 있는 나를 한참 째려 보십니다.
어쩌다가 울 꽃쟁이들의 신세가 이렇게 배척의 대상이 되어 버렸는지......반성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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