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9. 경기도.
작년에 수피와 잎만보고 개살구나무라 생각했던 바로 그 녀석들이 살고 있는 골짝이다.
열매 흔적도 전혀 없어서 긴가민가하고 올해 꽃을 보고 확인해야겠다고 날짜만 세고 있었다.
안동 북부지역에 살구꽃이 한창이니 아마도 지금 쯤 개살구꽃이 필 거라 짐작을 하고서
먼 길 달려 골짝을 찾으니, 골짝 초입에서부터 연분홍의 개살구꽃이 나목들 사이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고목이 있는 곳까지 가지 않더라도 개살구나무가 분명한 게 확인 되었지만
그 고목의 군락들이 화사하게 꽃이 핀 모습을 보고 싶어서 차를 세우고 스틱을 꺼내었다.
가지가 높아서 꽃을 접사할 수가 없으니 낮은 가지를 스틱으로 걸어 당겨야 했기 때문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역시나 화사하게 피어 있는 개살구꽃이 반겨준다.
갑자기 새가 날아오르는 소리에 멈칫하고 서는데
나무 위에서도 덩치가 큰 한 녀석이 내가 다가가는데도 아랑 곳 하지 않고 무언가 열중하고 있다.
카메라를 들이대고 급하게 몇장 누르는데 들꿩이 아닌가?
헌데 웃기게도 이 녀석이 꽃을 따 먹고 있는 것이다.
개가 풀 뜯어 먹는 거 들어 봤냐? 하고 말도 안되는 소리에 면박을 줄 때 쓰는 말이 있다.
그런데 개도 풀을 뜯어 먹는 녀석이 있다.
헌데 이제는 들꿩이 개살구꽃 쪼아 먹는 소리 들어 봤냐? 라고 면박을 주는 말을 바꾸어야 할 것 같다.
물론 들꿩이 개살구꽃을 쪼아 먹지 않는 다는 뜻이지만 나는 들꿩이 개살구꽃 쪼아먹는 소리를 들어 봤다. ㅎㅎ
꽃이 피기 시작하는 녀석의 암술대가 더 길어 보인다.
수술이 꽃밥을 터뜨린 후의 녀석을 보면 역시 살구나무처럼 암술과 길이가 거의 같아진다
꽃밥을 다 날린 수술대의 길이는 암술과 거의 같다
꽃자루가 길고
북쪽 지역의 개살구나무 수피는 청량산 주변보다 코르크질이 아주 두껍게 발달하여 있다.
기온이 낮은 지역이어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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