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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여섯번째 제주꽃 탐사 3(수염가래,피막이,전주물꼬리풀,애기고추나물,좁은잎미꾸리낚시,여름새우란,애기담배풀,두메층층이,애기도둑놈의갈고리,사철

by 여왕벌. 2010. 8. 18.

2010. 8. 14. 둘째 날.

 

제주의 인** 풀꽃님들과 함께 하는 출사에 합류하기로 하고

9시 한라수목원 비원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어제 쏟아지던 소나기는 그걸로 끝나고 해가 짜랑짜랑하다.

 

9시 30분 쯤 10명이 1100습지 쪽으로 3대의 차량에 분승하여 출발.

헌데.....어리목 근처 쯤 지나는데 벌써 사위가 어둑어둑해진다. 한라산의 날씨는 종잡을 수가 없다.

산 아랫쪽과는 전혀 딴판이다. 1100습지에 도착하니 안개비가 내리고 바람이 거세다.

 

헌데 직선거리 5Km라는 곳을 길도 없이 헤치고 가야 한다는 말에 모두 포기를 하고 흩어졌다.

두분과 함께 동쪽 습지로 향하였다.

 

돌미 오름이란 아주 작은 오름 근처 물통에는 뎬무가 뿌리고 간 비로 물이 많이 고였다.

물통 가에 흰 닭의장풀이 깨끗하게 꽃을 피웠다.

 

 

숭숭 구멍뚫린 현무암 이끼 이불에 뿌리를 묻은 수염가래가 깔끔하다.

 

 

피막이 잎이 곱다 . 자색의 꽃이 보일듯 말듯 수줍게 피어 있다.

 

 

수산 쪽 습지로 이동을 한다 풍력발전 바람개비가 동쪽 해안 풍광에 양념 역할을 한다.

 

 

 습지를 낀 너른 초지는 길이 미로 같아서 몇 번 주춤 거리다가 전주물꼬리풀이 있다는 습지에 도착하였다.

동쪽은 어느새 내리쬐는 태양열로 땀이 줄줄 흐른다. 들어가는 습지 초입에 고추나물이 노란 꽃잎을 벌써 접고 있다.

수술이 10~20개 정도로 꽃잎과 꽃받침잎이 길쭉하다. 애기고추나물이다.

 

 

 

습지에는 전주물꼬리풀이 우점하고 있었다.  헌데 아직 거의 개화가 되지 않고 겨우 몇 송이 꽃이 피고 있다.

습지에는 물이 많이 차 있었다. 꽃동무 두사람은 결국 물에 빠져서 메기를 잡았다.

 

이쁜 나비 한 녀석이 꽃송이 하나에 매달려서는 꿀을 탐하느라 떠날 줄을 모른다. ㅎㅎ

세 사람의 셔터 소리가 한동안 이어진다.

 

 

 

 

붉은대동여뀌라고 생각했던 녀석을 여기서 제대로 살필 수 있었다.

선형의 길쭉한 잎과 엽저가 화살촉처럼 귓볼 모양을 이루고 있는 걸 몰랐다. 녀석은 좁은잎미꾸리낚시 였던 거다.

 

 

 

 

습지에서 나와서 칼국수 한 그릇으로 점심을 해결하는데 아침에 헤어진 꽃동무로부터 연락이 온다. 여름새우난초를 보러 간단다.

결국 비가 더 심해져서 모두 처음 계획을 포기하고 다른 곳 몇 군데를 탐사하였단다.

 

 다시 합류한 일행과 함께 숲 한 쪽에 차를 세우고 한참 원시의 숲을 오른다. 다행하게도 비는 그쳤다.

계곡을 건너고 잦성을 넘으면서 제법 긴 시간이 소요되고 앞 선 일행이 걸음을 멈춘다.

 

 

 

와우~! 여름새우란이다!

몇 군데 여러 촉의 여름새우란이 화사하게 꽃을 피웠다. 모두들 담느라고 정신이 없다.

 

 

난초 중에서도 아름다움이 빼어나서 꽃동무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을 만 한 녀석이다.

아마 그래서 깊은 숲이 아니면 만나기 함든 모양이다. 접근이 쉬운 곳은 이미 다 캐 가 버렸기 때문이다.

제주에만 자생하는 희귀식물로 위기종이다.

 

 

여름새우란에 취하여 정신 없이 셔터를 누르다가 두메탑꽃 같은 녀석과 눈맞춤에 들떠 있는데 멀리서 꽃동무가 부른다.

내가 잡초를 좋아하는 걸 아는 꽃동무가 이 녀석을 발견해 놓고 고맙게도 내게 보여주기 위하여 자리를 지켜주고 있다.

 

애기담배풀은 좀체 만나기 어려운 녀석으로 전라도 일부와 제주도 숲에서 드물게 보이는 희귀식물이라고 한다.  

방석처럼 퍼진 로제트형 근생엽이 유난하게 눈에 들어 온다.

 

 

 

꽃층층이꽃, 산층층이를 정리해 두었는데 매우 작은 탑꽃 종류를 한라산 숲에서 만났다.

두메탑풀로 두메탑꽃이라는 이명을 가지고 있다. 이제 서서히 꿀풀과 탑꽃속이 정리되는 듯하다.

 

 

 

주변에 도둑놈의갈고리가 많이 보인다.

잎이 도둑놈의갈고리랑 같았지만 크기가 한 뼘도 안 되어 보여서 혹시나 애기도둑놈의갈고리가 아닌가 하고 열심히 담았는데

꽃동무가 애기가 아니란다. 그래도 아래쪽에 잎이 몰려 있는 모습이 애기로 보이는데..... 

 

 

한 시간여 여름새우란 주변을 머물렀다.

다들 베낭에서 먹거리를 내어 놓으면서 잠시 목을 축인다. 시원한 냉커피 한잔이 오늘 탐사를 기분 좋게 마무리해 준다.

내려오는 길에 사철란 한 송이로 긴 시간 이동하여 볼거리가 적었던 아쉬움을 달래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