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10. 제주 첫날.
올 2월부터 매 달 한 번씩 제주행 비행기를 탄다. 제주는 식물의 보고라, 그저 보이는 게 모두 새로운 것들이고
시기에 따라 매번 다른 녀석들을 다양하게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 개교기념일이 금요일이라 사흘의 연휴가 생겨서 5월에 벌써 뱅기표를 잡아 두었었다.
첫날은 평일이기 때문에 차를 렌트하여서 습지를 둘러 보려고 했더니만 꽃동무 한 분이 시간이 된다고 함께 할 수 있단다.
지난 달에 내려 왔을 때도 산 언저리 묵밭을 함께 헤매면서 자그마한 잡풀 꽃을 담는데 취향이 비슷하야 같은 과라고 웃었던 꽃동무다.
공항에서 바로 인사를 나누고 세 사람이 9시 20분 쯤 3개의 물통이가 있는 습지에 도착하였다.
헌데 너무 이른 시각이라 습지의 꽃들이 아직 우리를 반길 준비가 안 되었다.
겨우 좀고추나물만 활짝 펴서 그 녀석과 한참을 놀았다.
탐라풀도 물통이 옆에 한창 피고 있다. 지난 달에는 꽃이 핀 걸 찾느라고 시간 꽤나 허비하였는데
이 녀석이 이맘 때 쯤이 한창 개화 시기인 모양이다.
논둑외풀과 외풀도 한참 꽃을 피우고 있다. <논뚝외풀>
<외풀>
이 녀석도 외풀 종류인데 잎이 좁은 피침형에 톱니가 많다. 참새외풀로 확인이 되었다.
10시 가까이 되니 드뎌 구와말이 꽃잎을 열기 시작한다.
이 녀석이 9월 중순에 꽃이 피는 걸 모르고 8월에 꽃이 피는가 싶어서 들렀었는데 소식도 없었더랬다.
습지 가장자리에는 마디꽃이 가득 자리잡고 있는데 이 녀석도 꽃이 피나 싶어서 잎겨드랑이를 살피니
꽃이 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여 카메라를 들이대어도 확실하지 않았다.
꽃동무가 마디꽃이 피었다면서 신이 나서 담고 있다.
헌데...내 차례가 되어서 담으려고 들여다 보니 바로 옆에 있는 눈여뀌바늘 꽃이다. ㅎㅎㅎ....
8월에 눈여뀌바늘 꽃을 아무리 살펴도 꽃 핀 걸 담지 못했었는데 오히려 다행이다.
벌써 열매가 맺혀 있는데 늦게 꽃 피는 녀석들이 있어서 다행하게도 꽃 자료를 담을 수 있었다.
눈여뀌바늘은 줄기가 기면서 중간 중간 뿌리를 내린다.
눈여뀌바늘이나 마디꽃도 눈 싸움을 해야만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자그마한 꽃들이라
허리를 가지끈 굽히고 쪼그려 앉아 눈이 빠져라 들여다 보느라 허리도 아프고 눈이 뱅뱅 돌기 까지 한다.
결국 마디꽃은 옆의 다른 물통이에서 딱 한 무더기 찾아 담았다.
마디꽃도 줄기 중간에서 뿌리가 나와서 포기 번식을 한다.
아 근데 이 개미자리처럼 가느가란 잎을 가진 녀석이 뭔지를 몰랐으니...
마디꽃처럼 작은 자주색 꽃이 외풀을 닮았길래 외풀 종류가 아닐까 했던 녀석이다.
ㅎㅎ..근데 이 녀석이 진땅꼬추풀이라고 한다. 녀석을 본 적이 없었으니...헌데 꽃이 활짝 피지 않아서 아깝다.
어리연이 아직 피고 있고 옆에 좀어리연도 한 송이 보인다.
8월에 옆 물통에서 좀어리연을 더 가까이서 담으려고 한발 들여 놓았다가 거머리에 물려서 피를 본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도 몸이 떨린다. 흐미~! 무서븐 거머리.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초지에 여뀌도 몇 종류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있다.
바보여뀌다. 오전 시간이라서 활짝 핀 모습을 담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바보여뀌는 화서가 처음부터 포물선으로 휘어져 있다.
흰색의 꽃을 피우지만 꽃이 지면 붉은색으로 바뀌고 화서가 더 아래로 늘어진다.
자그마한 녀석을 이리 선명하게 담을 수 있다니 .ㅎㅎㅎ...넘 잘 담았다. 또 자뻑 한다. ㅋㅋ
개여뀌도 붉은색 자잘한 꽃을 피웠다. 개여뀌는 줄기가 누워서 옆으로 퍼지다가 위로 선다.
꽃 아래 길다란 털이 포처럼 붙어 있다.
위쪽 물통이로 가는 중간 초지에 장대여뀌가 꽃대를 꼿꼿하게 세우고 있다.
여뀌를 공부할 때 이 녀석을 바보여뀌로 알았었다. 도감의 그림으로 확인을 하려니 확실하게 동정이 어려웠던 까닭이다.
장대여뀌는 바보여뀌보다 잎이 더 넓은 타원형이고 잎끝이 가늘어지면서 길게 빠지고 잎에 검은 무늬가 있다.
위쪽 물통으로 가는 도중에 개모시풀이 보소소 꽃을 피우고 있길래 담긴 했는데 개모시풀이 맞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윗쪽 물통이에 그 많던 어리연은 다 사그러지고 꽃이라곤 사마귀풀 두어 송이 밖에 안 보인다.
자리를 이동하기 위하여 습지를 빠져 나온다.
습지로 입구에 들어올 때 보지 못했던 쑥부쟁이가 가을을 맞고 있다.
모처럼 보는 제주의 화창한 날씨와 작은 녀석들과 씨름을 하느라 땀이 범벅이다.
물꼬리풀과 등애풀이 피었을 거라는 꽃동무의 전화에 돌미오름 부근의 작은 물통이를 향하여 자리를 옮긴다.
'이야기나누기 > 탐사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곱번째 제주 꽃탐사3(말오줌때,무환자나무.주엽나무,사람주나무,후피향나무,덩굴용담,한라부추,눈가막사리,왕씀배,한라천마, 바늘엉겅퀴,섬사철란, (0) | 2010.09.13 |
---|---|
일곱번째 제주꽃 탐사2(여우팥,전주물꼬리풀,당잔대,,절굿대,소황금,바늘엉겅퀴,야고 (0) | 2010.09.13 |
여섯번째 제주꽃 탐사 3(수염가래,피막이,전주물꼬리풀,애기고추나물,좁은잎미꾸리낚시,여름새우란,애기담배풀,두메층층이,애기도둑놈의갈고리,사철 (0) | 2010.08.18 |
여섯번째 제주 꽃탐사 2(나도공단풀,하늘타리,지네발란,천선과) (0) | 2010.08.17 |
여섯번째 제주 꽃탐사 1(어리연,좀어리연,물고추나물,눈여뀌바늘,둥근잎택사,좁은잎미꾸리낚시,구와말,... (0) | 2010.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