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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일곱번째 제주꽃 탐사2(여우팥,전주물꼬리풀,당잔대,,절굿대,소황금,바늘엉겅퀴,야고

by 여왕벌. 2010. 9. 13.

2010. 9 10. 제주 첫날.

 

 그지 없이 맑은 가을 하늘이다. 시원한 콩국수 한 그릇으로 땀을 식히고 작은 물통이로 향한다.

작은 물통이가 있는 동편 언덕 너른 초지 위에 풍력발전소 바람개비가 매우 인상적이다. 

 

  

바람개비 돌아가는 그 언덕 작은 물통에는 기대하던 등애풀과 물꼬리풀이 안 보였다.

며칠 내린 비로 물통이에는 물이 많이 고여 있었고 겨우 여우팥 열매와 벌레가 다 뜯어 먹은 비짜루국화 꽃 한 송이만 있을 뿐. 

 

 

 

 

등애풀에 미련을 버리고 전주물꼬리풀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하도 오랜만에 보는 제주의 맑은 하늘이라 그냥 지나기엔 아쉬워서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하늘을 잡았다.

 

 

제주의 숲이나 초지는 미로같은 여러 갈래의 길이 나 있어서 한 두번 와 보고는 다시 그 자리를 찾기가 참 어렵겠다.

제주 사람들도 찾아 들어갔다가 한참 헤매기도 한단다. 보이는 게 삼나무와 초지 뿐이니 그럴 수 밖에.

 

 전주물꼬리풀이 있는 습지에는 한창 개화 중인 이 녀석과 멀리 풍력바람개비와 어울려 장관을 연출하고 있엇다. 

 

 

 

지난 탐사 때도 그렇게 기록을 하였지만 식물이름에 지역명을 붙이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을 해야겠다.

한라** 나 탐라**, 제주*** 처럼 유일하게 특정 지역에만 서식하는 거야 그리 문제 될 게 없지만

변산바람꽃이 전국적으로 서식하는 것이나 전주물꼬리풀이란 녀석이 제주도에서 이렇게 서식을 하고 있는 게 문제라는 거다.

 

 

물고추나물 꽃이 남은 녀석이 있을까 하여 물통이 주변을 찬찬히 살폈지만 벌써 열매만 가득하다.

지난 번에 이어 이번에도 물고추나물과는 인연이 없는지 그 녀석 얼굴을 보여 주지 않는다.

 

꽃동무의 이야기로는 물고추나물은 오후 2시가 넘으니까 피기 시작하여 순식간에 활짝 활짝  열리더라는 거다.

그러니 아침 시각에 이녀석 잡고 아무리 꽃 보여달라꼬 읍소를 해도 소용이 없었던 것을.

 

제주시로 돌아 오는 길에 물매화가 피지 않았을까 하여 오름 한 곳을 들르기로 하였다.

오름 입구 초지에는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풀밭에 도꼬마리가 보이길래 혹시나 열매를 보니 가시도꼬마리가 아닌 도꼬마리다.

 

 

 

오름 정상에서 동쪽을 바라보니 멀리 성산일출봉이 시야에 잡힌다.

여기 저기 작은 오름들이 발 아래 업드려 있다. 시원스레 터진 이국적 풍광에 잠시 넋을 잃는다.

 

오름에 야생도라지는 키가 한 뼘을 넘지 않았다.

이 작은 키는 높은 고지나 해안의 식물들이 센 바람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인 게다.

 

 

육지에서 만나지 못한 절굿대를 여기서 만났다.

처음 맞닥뜨린 녀석에 모두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매달렸었는데

소나무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찾아 보니 여기 저기 제법 개체가 많다.

키도 나지막하여 전초를 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근데 이녀석 잎이 엉겅퀴와 비슷하다는 건 처음 알았다.

 

 

 

 

 

벌써 해가 기웃하니 넘어가고 있다. 물매화는 꽃봉오리도 보이지 않는다.

소황금과 삽주가 있다기에 언덕 위를 살피는데 보라색 꽃이 눈에 들어온다.

소황금이다~! 바닥에 붙어서 꽃을 피우고 있다. 꽃동무가 이 곳에 소황금을 복원을 해 두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당잔대도 기우는 햇살에 보라색 꽃 접시를 말리고 있다.

  

 

바늘엉거퀴가 꽃봉오리를 맺고 있다. 오름마다 바늘엉겅퀴의 번식이 대단하다. 

 

 

이 녀석은 화서 아래 다닥하게 피침형으로 붙은 포엽이 가시엉겅퀴와 다른 특징이다.  

 

제주의 가을 산자락에서 억새에 기생하는 야고 꽃을 안 보고 갈 수가 있간디.

오름을 내려와서 도로 주변의 억새 줄기를 헤치면서 야고를 수배하니 겨우 한 송이가 보인다.

 

아쉬워 하는 내 마음을 벌써 알아채었는지 내일 다른 곳에서 많이 볼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 준다.

처음 만나보는 야고 꽃이 곱다.

 

 

화창한 날씨 덕분에 제주 첫날 습지 탐사는 성공적이었다. 육지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비가 많이 왔다고 한다.

제주에 올 때마다 비를 몰고 왔으니 내일은 윗세오름에 오르려는데 어째 불안하다.   비가 오지 말아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