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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사는 이야기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2006.12.15)

by 여왕벌. 2007. 6. 27.
"엄니~! 드뎌 걸렸네."
"그랴?~"
"찌익~~! 찍!"
"에이, 이놈아!"
".............!"

쥐잡기 작전 성공! 3탄이구먼요. ㅎㅎㅎㅎ..

밤만 되면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냉장고 모터 속에 쥐 한마리 터 잡고 있다고
몇 번을 말해도 쥐는 없다고 우기시던 울 엄니.

사나흘 전. 거실 구석에서 발견된 쥐똥뿐만 아니라
이눔이 동백 화분의 흙을 죄다 파 내어 놓아서
거실을 흙 투성이로 만들어 놓은 것을 보시고선
한 걱정 늘어지셨던 엄니.

쥐똥을 발견한 뒤 저녁 무렵까지 기척도 내시지 않고
방안에 계시다가 문을 왈칵 열어 제끼니
이녀석 화다닥 놀라서 천정 가까이 있는
붙박이 에어컨 속으로 숨어 버리더란다.
강아지만 하더란다.

창고는 이미 이 녀석들 등쌀에
곡식이며 먹을 거리를 갈무리 해 둘 곳이 못 되어서
거실로, 거실로 들여 놓는 바람에
이건 창고인지 거실인지
손님 올까 봐 챙피스러울 지경이었는데.
이젠 또 거실 까지 침투해 버렸으니......

아마 잠시 거실 문을 열어 둔 사이에
문 앞 배추 더미 속에 있던 녀석이
집 안으로 들어왔을 거라는 엄니 말씀을 인정하더라도.

하이구야~! 잡을 방도가 없는지라.

토요일.
에어컨에 시동을 걸고
에어컨 뒤로 에프킬라를 신나게 뿌린 뒤
쇠막대기로 마구마구 쑤시고 두드리며 혼을 빼고 있는디.

툭~!
드뎌 녀석이 매운 냄새와 찬 바람에 못견디고
거실 바닥으로 떨어 지는기라. 중간 크기 들쥐다.

후다닥~!
거실의 쌀자루며, 콩자루며, 사과 박스 사이에서 숨바꼭질을 하던 녀석
열어 놓은 현관 문 밖으로 가지는 않고 냉장고 뒤로 줄행랑을 쳐 버리네.
냉장고 뒤를 두드리고 쑤셔대며 오만 굿을 해도 나오지를 않는다.

하이고~!
엄니 생신이라 서울에서 가족들이 다 모이느라
이틀 동안 집을 비워 두어야 하는데.
그 사이 이눔이 또 난장판을 만들거라는 엄니의 걱정과 짜증을 듣다가

쥐잡는 찐드기를 거실 바닥에 넉 장이나 깔고
멸치 동가리를 뿌려 놓았겄다.
물론 다른 먹이야. 죄다 옆 방으로 옮겨 두었으니.

'니가 배고프면 안먹고 베기겠남?'...ㅎㅎ

오늘.
이 녀석 또 화분의 흙을 파제꼈는지
아니면 찐득이 함정에 걸려들었는지
서울서 도착하자 말자 급하게 현관 문을 열고 보니

오호라~!
냉장고 앞 찐드기에 너부죽하게 업드려 있는 녀석.
막강 찐드기에 달라붙어 옴짝달싹을 못하고
소리만 질러댄다.

"네 이노옴~! "
"찌이~ㄱ~!"
지난 번에는 나무 주걱으로 잡았지만
이번에는 쇠막대기로 한 방이다.ㅋㅋㅋㅋ....

휘유~! 속이 다 후련하네.
엄니는 한시름 놓았다며
잠시 열어 놓았던 현관문도 얼렁 닫으라신다.

ㅋㅋㅋ...
인자는 쥐 잡는 거 누워 떡먹기다.
쥐잡이 사업을 함 개업해 봐?

풀꽃님들~!
쥐 잡을 일 있으믄
여왕벌한테 연락 하시리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