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 놈아! 감히 내한테 도전을 해?"
"눈 땡그랗게 치켜 뜨고 노려보면 어쩔 거여? "
오늘 새벽
드뎌! 이 웬수 덩어리를 처리해 뿌러씀다.
하이고!
일요일부터 오늘 새벽까지 사흘동안
이노무 시키 하고 야간 전투 치르느라
내 성질 다 배렸슴다.
어저께 월요일 아침.
내 찐드기 지뢰에 이 눔이 걸려들었는지
확인 차 작은방 문을 열어 본 순간
하.......!
문 아래 깔아 두었던 내 찐드기가 안 보입디다.
옳다꾸나 쾌재를 부르며 널부러진 꼬락서니를 찾으려는디.
방바닥이 난장판입니다 그려.
CD 장 위에 두었던 향수병이며, 슬기둥 아자씨 음악 테이프며
그릇에 담아 두었던 꽃씨며, 아니! 물감 박스 위에 두었던 담배까지?
(오해 말아여. 상가집에서 얻어 온 거여)
이 눔이 담배도 좋아하는감?
책장이며, 화장대며 완전히 지 놀이터를 삼았구마요.
헌데, 장롱 옆에 쥐털만 붙어 있는 내 찐드기.
"???......................!!!"
으흐흑! 첫 번째 작전 실패!
이 눔이 지뢰를 밟긴 혔는디.
사생결단 몸부림을 치며 함정에서 탈출했구마요.
실패 원인!
빨래비누로 찐드기를 짓눌러 놓아서
이노무 시키가 찐드기를 쉽게 끌고 갈 수 있었음
으아∼! 설마했던 내 아둔함이여.
으으으으∼∼∼ 두고 보자! 이번엔 어림 없다.
들깻잎 삭힐 때 짓누르는 돌멩로
찐드기 종이를 눌러놓고서 실패 원인 해결 OK.
"어디, 얼마나 버티나 두고 보자 이놈!"
"니 배 고프면 안 나오고 배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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낄낄! 드뎌 오늘 새벽
녀석을 생포했습죠.
"치지지지∼"
TV소리에 설풋 잠이 깨어서 더듬더듬 리모콘을 찾는디.
(맨날 TV 켜놓고 잔다꼬 엄니 잔소리 심함)
"바각바각......."
"헛!"
".........."
내 이불 들추는 소리에 쥐 죽은 듯(??) 조용.
"이놈은 새벽잠도 없냐? 오냐, 내 오늘 결판을 내뿌러"
거실 불을 켤 사이도 없이 작은방으로 돌진!
손 들어갈 정도로 문을 살짝 열고
전등 스위치를 누르며 기척을 살피는 순간
"푸다다닥!"
아차! 이놈이 탈출을?
"찌익∼!"
새벽을 가르는 날카로운 비명 소리.
반사적으로 닫은 문에 이놈 모가지 끼었는 갑다 싶어서
손잡이를 가지끈 잡아 당기니. 조용∼
으흐흐.......이놈 숨이 끊어졌나 보구마.
깜깜한 거실에서 문 아래 틈을 더듬으니
살짝 손가락에 전해 오는 이물질.
얼른 찾아 든 손전등에 비취진 것은 바로 쥐꼬리였지라.
이놈이 도망치기 전에 저 꼬리를 잡아채야 할낀데.....
급한 김에 찾아든 것이 나무 밥주걱! ㅋㅋㅋㅋ
주걱으로 쥐꼬리를 누르니 이 눔이 나 죽는다 소리소리 지릅니다 그려.
쥐꼬리를 누른 채 문틈으로 손전등을 비추니
어이구! 다행히도 찐드기에 쪼매 붙어 있네요.
잘못하다가 놓치겠다 싶어서 문을 제대로 열지도 못하고
틈 사이로 주걱을 디밀어서 이놈 모가지를 공격하니
우와!!!
쥐가 고양이 물었다는 말 참말입디다.
얼마나 날쌘지 모가지는 고사하고 오히려 주걱을 물어 뜯는디..
잘못 손 디밀었다가는 내 손가락 아작나게 생겼지 뭡니까..
"엄니!!! 빨리 나와 이 놈 좀 잡으소"
"엉?"
일전을 벌이느라 찍찍거리는 소리에도 새벽잠 깊으시던 엄니.
얼결에 가위를 들고 나오시는디....
녀석이 주걱을 물고 있는 사이에 잽싸게 찍어누르기 누르기 성공!
하이고!
생쥐인 줄 알았더니. 중간 쯤 자란 제법 큰 쥐라요.
근디요. 이누무 시키 꾀가 말짱합디다.
엊 저녁에 찐드기에 함부로 대들다가 된통 혼쭐이 났던 터라
방바닥 가장자리에 굽을 돌려놓은 비닐을 짤라 와서 찐드기 위에 걸쳐 놓고
그 위에 올라가서 문을 갉았지 뭐여,
내 기척에 놀라 푸다닥 거리는 통에 다행히도 찐드기에 붙었지 않갔소.
근디요. 승전의 나팔을 울리고 방을 둘러보니
하이고! 방바닥에 난리가 났습니다.
천정 가운데 달려 있는 형광등이 박살이 나 있네여.
아 글씨, 저 눔이 날개도 없을텐디
워뜨케 천장 한가운데 있는 형광등 까정 올라갔디야?
참말로 난리 굿을 혔는디 그 와장창거리는 소리도 모르고
잠에 빠져 있었다니....
엄니와 협공 덕분에 생포한 녀석은
그래도 빠져 나갈라고 소리소리 지릅니다
"야, 이 놈아! 감히 내한테 도전을 해?"
"눈 땡그랗게 치켜 뜨고 노려보면 어쩔 거여? "
고놈 워뜨케 됐냐고요?
아, 눈 빤히 치켜뜨고 노려보는디 지가 워뜨케 했을깝쇼?
찐드기 고아 놓았던 돌멩이로 기냥 콰악!
<국제 포로 처리 규칙>을 위배했다꼬요?
제 깐냥에 뭘 알간디요.
그 놈은 맞아 죽어도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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