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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울진 해무 속을 헤메며-갯방풍, 갯씀바귀

by 여왕벌. 2007. 6. 24.

 

도촌 학교에서 OO레님과 합류.(9시 30분쯤)

봉화를 지나고 현동 터널 입구 못미쳐서

영양 수비쪽으로 길을 선택하여 영양쪽으로 향하였슴다.

일월산 산골마다 신당이 우째 그리 많은지...

영양터널 입구 오름쪽 길이 일월산을 오르는 기점이란다.

 

6월 하순은 꽃이 정말 없습디다.

묵밭 입구에 물레나물은 노란 바람개비 비에 젖어 축 늘어져 있고,

안개같은 비가 부슬거리는 속에 폐교 터를 한바퀴 돌아보았는데,

오래된 벚나무는 까만 열매 풍성하기에 한알 따서 입에 넣었더니

쓴맛이 어찌나 강하던지.

 

다래나무꽃은 덩굴은 무성한데 벌써 꽃이 다 시들고,

미역줄나무만 신나게 나무꼭대기에서 그네를 타고 있데여.

 

OO터널을 지나서 OO쪽으로 향하다가

삼거리에서 잠시 멈추고.

장맛비로 물이 불어서 흙탕물 지는 물돌이 벼랑을 헤메었져.

벼랑은 이끼를 덮고 꼭지연잎꿩의다리, 산도라지, 잔대, 부처손을 품으며

충실하게 자기 임무를 다하고 있습디다.

 

물 섶 밭둑에 산팽나무, 느릅나무 고목은 그 자태가 장군같이 우람하고

물 도랑 옆 나지에 좁쌀풀 두 포기 마악 노란꽃을 피우고(좁은 잎 마주나기)

왼쪽 울진 방향으로 가다가 검마산 휴양림 잠시 들렀져

마침 닭쇠 정종훈(꽃향기 많은 집)이 근무 중이라

인사 나누고 차 한잔 얻어 마셨슴다.

 

구주령을 넘고 백암을 지나고 울진쪽으로 한참 가다

OO학교 옆에서 주차.

첫 목적지 습지 주변을 헤메었지만 기대하던 닭의난초나

사철쑥 주변에서혹시나 했던 초종용은 만나지 못했슴다.

 

부근 모래 사장에 해란초는 막 노란꽃 피기 시작했고요.

패랭이 땅바닥에 누워서 붉은 꽃 한창이고

땅바닥을 기는 낭아초도 마악 자주색 꽃 피우느라 정신 없습디다.

바닷가 모래밭 쪽으로 갔더니 갯메꽃이 좌악 깔려 있었져.

꽃은 거의 져버렸지만 일부 싱싱하게 핀 녀석들고 있었고요.

 

아! 신났어요.

갯방풍, 갯씀바귀가 그렇게 히얀하게 환경에 적응하는 거 보고 얼마나 신기하던지...

갯씀바귀가 모래 찜질하듯이 손바닥 같은 잎사귀만 쏘옥 내밀고,

겨우 한 두 송이 봉오리 맺고 있는 모습에 반해버렸슴다.

 

모래를 파 헤치니 뽀얀 줄기가 모래 속에서  얼기설기 엉겨 있더군요. 

줄기 마디마다 앙징스런 잎을 밀어올리고 있는 모습 한참 들여다 봤슴다.

수분 섭취가 힘든 모래밭에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 대견함에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갯방풍 역시. 모래 밭에 산방형 꽃송이가 바로 나와서

난쟁이처럼 동글동글 꽃 피우고 있는데,

무척 큰 녀석일거라 생각했더니 사진을 보고 짐작하던 녀석과

전혀 딴판으로 작고 앙징스러웠어여.

 

ㅎㅎㅎ...울진쪽 바닷가를 거쳐 위로 올라가다가 해무 속을 헤멨지요.

습기는 많고 갑자기 온도가 오르니 바다는 해무로 덮여버리고 

시야 확보조차 어려운 곳도 있어서 해안 구경은 포기하였져.

어느 해수욕장 부근이더라? 

솔밭의 가장자리에 짙은 보라색의 골무를 만났슴다.

부러진 나뭇가지를 주워서 부엽토를 헤집어 보니

포기 끼리 하얗게 연결 되어 있는 줄기 뿌리

참골무가 숙근초로 뿌리줄기로 퍼져나가는 거 알게 되었네여.

 

삼척 못미쳐서 OO 계곡 쪽으로 올라와서.... 

OO님과 OO님 함께 갔던 그 벼랑,

귀여운 회목나무꽃, 이 녀석을 보려고 이곳까지 왔습져.

안개비 오는 풀숲 헤메느라 바지가랑이에 물이 줄줄~~!.

 

부생식물인 구상란풀이 마악 노할게 자리잡기 시작, 

아마 다음 주일요일 쯤에 꽃 필거라는 OO레님 말씀.

구름병아리난 큰 개체들이 제법 보였고.

솔나리 꽃봉오리 맺고 있었고요.

검자주색 여로 꽃도 피기 시작합디다.

 

참 재미있는 일은, 바로 그 옆 도로가에

미끄럼 방지를 위한 모래를 쌓아 두고 있었는데,

그 모래가 바다에서 퍼 온 거라

거기에 납작납작한 갯씀바귀가

손바닥 같은 이파리만 쏘옥 내밀고 있더라는 거.

 

해란초가 설악산  어드메 봉우리에서 자생하고 있다는

그 이야기 확인하는 순간이었슴다.

얼마 안가서 OO고개 절벽 부근에서

갯씀바귀 자생하고 있다는 기사가 오를지도 모르겠슴다.

 

6시가 훨씬 넘었지만 ㅎBS, ㅂC 계곡 초입에서....

구실사리 덮인 벼랑에는 

구실바위취, 바위떡풀, 참바위취,  병아리난이 눈을 즐겁게 하고

도깨비부채는 풍성한 꽃자루 이미 시들고 있었습져.

 

맑은 계곡 물에는 팔뚝만한 열목어가 계곡 물을 거스르고 있고

그 옆에 자주꿩의다리, 안개비에 하늘거리고 있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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