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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스크랩] 헤헤! 노루귀 본부를 털었어요.

by 여왕벌. 2007. 3. 25.
헤헤~~헤죽!

오늘 노루귀를 알현했거든요.
그래서 벌어진 입 다물어지지 않아서요.

여그서 30분 거리 안에 있는 가까운
산에 노루귀가 떼거리로 봄나들이 중이라고
우리 사무실 선생님이 슬쩍 귀뜸을 해 주지 않겠어요?

마침 토요 휴무일이라
아침부터 가보자고 하는디
말 떨어지기 무섭게 그러마고 약속을 했습죠.

다만 걱정이 아직 무릎이 성치 않아서
산길이 험할까 염려하였더니
정상까지 오르지 않는다기에 적이 안심을 하였답니다.

암대극인지 개감수인지,
단풍제비일까? 잎이 많이 찢어진 걸 보니 남산제비 같기도 하고
둥근털제비일까? 고깔모양처럼 말린 잎을 보니 고깔제비같기도 하고

같이 동행한 두분 선생님은 촬영에 정신 없으니
다리 아픈 지한테는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였지요.

산중턱쯤에서 빨리 올라오라는 손짓에 따라
무거운 다리 들어 올리면서 가보니.

우아!!!!!!
낙엽 위로 고개 내밀고 있는 하얀 노루귀.
산비탈에 온통 하얗게 별을 뿌려 놓았지 뭡니까.

벌어진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넋이 빠져서 감탄사만 연발.
날씨가 흐리고 아직 오전이라서
고개 숙이고 있는 녀석들이 서운했지만
한꺼번에 이렇게 녀석들을 만나기는 처음이었거덩요.
발을 옮겨 놓을 자리를 찾지 못하여 얼마나 조심스럽던지

함께 간 남선생님 왈
"아가씨가 둘이나 왔는데도 이녀석들이 고개만 숙이고 있네?"

그런데 등산로 옆 군데 군데에는
낙엽이 헤쳐지고 흙이 파인 자리가 있지 않겠어요.
뽑아가려다가 깊이 박힌 뿌리를 캐지 못하여
꽃대만 뽑아 둔 것이 눈에 띄더군요.

이 곳도 노루귀 소문이 나버리면
이 녀석들 온전하게 자리 보전하지 못할 것 같아서
엄청 걱정이 되더군요.

돌아다닌 흔적을 지우면 그나마 눈에 덜 띄일까 싶어서
부러진 가지 하나 주워서
밟은 자국과 무너진 흙을 고르면서 자리를 떴답니다.

녀석들 씨앗 여물 때쯤 다시 와서
씨를 받아가야겠어요.
출처 : 헤헤! 노루귀 본부를 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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