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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식물/몽골 식물

몽골식물 탐사 7-1 좀골담초와 염습지 식물, 그리고 나담 축제

by 여왕벌. 2023. 11. 9.

2023. 7. 1. 탐사 7일 차.

 

울란바토르에 가까워질수록 날씨가 맑아져서 

우리는 약간의 경사가 있는 완만한 산지 동쪽 초지에 숙영하기로 하였다.

 

7시가 다 되어서 숙영지에 도착한 우리는 각자 텐트를 설치하고 저녁식사를 마치니 보름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9시를 넘기고 있었다.  주위는 아직도 밝아서 카메라를 들고 숙영지 모습을 담아 본다.

 

 

텐트를 차에서 내리지 않고 잊어버리고 가는 바람에 몽골에서 다시 구입한 내 텐트

 

 

아직 은은하게 노을빛이 남아 있는 동쪽 하늘에 낮게 보름달이 떠 있다.

열흘 동안 우리의 발이 되어 준 푸르공과 지프

 

숙영지 주변에 보이는 작은 관목이 모두 좀골담초이다

 

 

이 곳은 잎이 작은 좀골담초 Caragana microphylla (367p)가 산비탈을 우점하고 있었다. 

좀골담초가 한반도북부지방에도 분포한다고 하는데 북한에서는 볼 수 있을까?

 

작은잎이 10~20개로 많고, 길이는 1cm 미만이며, 턱잎은 바늘 모양으로 길이 1.5~5.0mm다

열매는 협과, 원통형으로 길이 2~5cm, 털이 없다.

 

숙영지에 도착하자 말자 급하게 담은 좀골담초이다. 

 

 

 

2023. 7. 2. 탐사 8일 차.

 

모처럼 춥지 않은 숙영지에서 숙면을 취한 것 같다.

5시 30분 경 동쪽 구릉 언덕 너머로 아침 해가 떠오른다.

 

 

어제 도착하며 급하게 몇 장 담은 좀골담초가 아쉬워서 다시 담아 본다.

아침 빛이 부드러워서 그림이 편안하다.

 

 

아침 식사 후 텐트를 정리하여 8시에 숙영지를 출발한다.

멀리 구릉처럼 둘러싸여 있는 스텝 초지에 시원하게 뚫려있는 고속도로 덕분에

주변의 풍광을 마음껏 눈으로 담아 본다.

 

 

염호가 나타나면 차를 세우기로 하고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적당한 호수가 나타나길 기대한다.

드뎌 도로변 양쪽에 염습지를 품고 있는 염호를 만났다.

 

 

바닥은 뻘이 쌓여서 약간 질벅한 기운이 있었지만 발이 빠지지는 않았다.

노랗게 꽃을 피운 미나리아재비속 녀석이 길게 줄기를 벋으면서 깔려 있다.

 

몽골식물도감 640p 와 641p에  덩굴미나리아재비속 Halerpestes  근연종이 실려 있는데

이 녀석을 나도마름아재비 Halerpestes sarmentosa로 분류해 놓았다.

헌데 641p의 사진을 보면 확연히 다른 두 종의 사진이 모두 나도마름아재비로 실려 있다.

 

두 종의 사진 중 한 종과 엽형, 열매 형태가 일치하지만 꽃잎의 수가 다르다. 

꽃의 형태는 Halerpestes salsuginosa 에 더 가깝다.

Halerpestes salsuginosa  이미지를 검색해 보니 꽃잎의 수는 5장 부터 10 장정도로 변화가 있다.

 

그러면 이 녀석은 Halerpestes salsuginosa 에 더 접근한다고 볼 수 있는데

덩굴미나리아재비속 Halerpestes종류들이 매우 비슷하고 분류군이 많아서 동정이 쉽지 않다.

 

찾았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덩굴미나리아재비가 실려 있길래 학명으로 이미지를 검색해 보니 바로 이 녀석이었다.

덩굴미나리아재비속 덩굴미나리아재비 할레르패스트 심발라리아 Halerpestes cymbalaria (Pursh) Greene

헌데 러넌큘러스 심발라리라  Ranunculus cymbalaria 으로도 이미지가 검색이 된다.

 

 

선형의 잎을 가진 질경이속 Plantago  녀석이 시선을 끈다

도감을 살펴도 실려 있지 않고 외국 식물사이트를 확인해도 정체를 밝히지 못하였다.

꽃동무의 도움으로 확인 결과 Plantago salsa 로 정리가 된다

 

김찬수박사 알타이식물도감 72 쪽에도 실려 있었네. '해변질경이'라고 이름 붙여 두었다.

 

 

 

처음 보는 다닥냉이속 Lepidium  녀석이 나타났다.

염습지라서 그럴까?

엽질이 두텁고 엽저가 줄기를 싸듯이 하며, 줄기와 화서에 짧은 털이 밀생한다.

도감에도 외국식물사이트에도 검색이 안 된다

 

어린 개체의 잎이 낯설다.

 

 

예술파 팀은 그림이 안 된다고 관심이 없다며 한참 지켜보더니 먼저 출발했다.

흡수굴을 떠나면서 서로 멈추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멈추어서 촬영하기로 했으니

원하는 장소에 차를 세우면 되는 것이었는데,

염습지 탐사는 탐사파들만 짧은 시간이 아쉬울 정도로 새로운 식물에 신이 났다.

 

서로의 원하는 바가 다르니 삐걱거리고 불평이 생기고 결국 부딪히게 되었는데,

일정을 진행하는 대장의 가이드가 준비가 부족하고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 스스로 적당한 곳에 멈추면서 식물을 탐사하여 결과는 꽤 쏠쏠하였다.

그러나 예술파들은 일정을 마칠 때까지 계속 불평이고 불만이었다. 숙소도 마음에 안 든다고 또 삐걱거렸다.

 

염습지를 출발하자 말자 1km 쯤 떨어진 염호 수변을 살피는데 통발 종류가 보인다.

 

꽃잎 순판에 가려질 정도로 거가 거의 보이지 않고 열매 결실도 많다. 

참통발이나 Utricularia vulgaris (491p) 같기도 하다. 

 

 

열매 결실이 많고

 

처음 몽골에 왔던  2015년 강가 습지에서 만났던 현삼과 Odontites vulgaris(531p) 녀석이다.

 

 

실말과 비슷한 녀석이 보여서 꽃을 촬영해 보지만 열매가 없으니 정체를 밝히기 어렵다.

 

 

출발한지 20 여분 달렸을까?  곧 경찰 차량에 의하여 차량 통행이 제지되었다.

몽골의 가장 큰 축제 나담의 3대 경기 중 초원에서 진행되는 말타기 경기가 진행 중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뜻밖에도 몽골의 나담 축제를 구경하는 행운을 얻게 된 것이다.

나담 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매년 7월 개최되는 스포츠 중심의 전통 축제로,  나담 축제는 몽골 전통 씨름인 ‘부흐(Бөх, Bukh)’와 말타기 경주인 ‘모리니 우랄단(морины уралдаан, Morinii Uraldaan)’, 활쏘기인 ‘소르 하르와(сур харваа, Sur Harvaa)’의 세 가지 경기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모리니 우랄단(морины уралдаан, Morinii Uraldaan)은 몽골의 전통적인 말타기 경기다. 별도의 경기장 없이 초원에서 진행되며 남녀 구분 없이 15세 이하의 아이들이 주로 참가한다. 아이들이 3~4세가 되면 말을 타게 했던 몽골 유목민의 전통을 상징하는 경기다. 나이가 어릴수록 가벼워 말의 부담이 적다는 이유도 있다. 주 참가자는 5세~12세 정도로 5~6세의 어린아이들도 참여한다.

 

말 달리기 경주를 인도하는 진행기수와 차량을 필두로 해서

뒤이어 10 세 정도의 어린 기수들이 탄 말들이 먼지를 날리며 달려온다.

달리는 모습이 아주 박진감이 넘친다.

 

경주말들의 무리가 5분 만에 순식간에 지나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