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2. 탐사 8일차 오후.
바위산 탐사를 마친 우리를 실은 푸르공은 다시 초지로 난 길을 달렸다.
언덕을 넘고 완만한 계곡부를 달리면서 갈림길이 꽤 있었던 듯.
서너 차례 가던 방향을 돌리기를 한 후 높은 언덕에 올라서 차를 멈추었다.
푸르공 기사가 멀리 가물거리는 곳을 손으로 가리킨다.
통역가이드가 내일 방문할 후스타이국립공원 입구라고 한다.
언덕 위에서 뒷차를 기다리는 동안 아래로 내려 가서 물골 주변 초지를 살피는데
Phlomoides tuberosa Moench(481p) 녀석이 평원을 배경으로 우뚝 서서 멋진 풍광을 만들어 준다.
그 틈에 대황도 함께 어울려서 그림을 만들고 서 있다.
소란스러운 소 울음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멀리서 길을 따라 소떼들이 줄지어 오고 있었다.
장괸이다!!
이 광경을 놓칠세라 바쁘게 셔터를 누른다. 바바바바!!
어린 아이까지 나선 유목민 가족이 가축 떼를 모느라고 먼지를 날리고 있다.
10세 남짓한 어린 아이도 말을 타고 긴 채찍을 휘두르면서 양떼를 몰고 있는데
어른은 오토바이를 타고 소떼와 양떼들을 몰아붙이고 있어서 시대가 바뀌면서 볼 수 있는 생소한 풍경이다.
아마도 새로운 풀밭으로 소와 양떼들을 이동시키는 모양이다.
꼭 무리에는 대열을 이탈하려는 녀석들이나 늦장을 부리는 녀석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5살 박이 어린 아이도 함께 손에 채찍을 휘두르면서 그런 녀석들을 닥달하며 소몰이에 열심이다.
정작 양몰이 개 이 녀석은 맨 뒤에서 어슬렁걸면서 나 몰라라 파업 중이다.
소떼는 우리 일행이 서 있는 언덕 위로 사라졌다.
언덕 위에서 되돌아 내려오는 차를 타고 500m도 가지 않아서 스토옵~~!!! 을 외쳤다.
보라색 꽃 군락이 차창 밖으로 흘낏 스쳐갔기 때문이다.
물골에 제비고깔속 Delphinium triste 녀석이 한 가득이다.
어제 본 검은색 제비고깔속과 같은 녀석으로 화색이 퍽 밝은 남자색이다.
대황도 구릉의 물골 주변 초지를 가득 메우고 있다.
양반풀 이 녀석은 안 끼이는 곳이 없다.
모래언덕을 향하여 출발이다.
얼마 가지 않아서 멀리 지평선 끝에 사구가 보인다.
경작지인지 그냥 초지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너른 땅이 펼쳐지는데
일정한 줄 무늬가 보이면 작물을 경작한 곳이다.
주민들이 경작한다기 보다 기업에서 기계를 이용하여 농작물을 대량으로 경작하는 게 아닌가 싶다.
사구로 접근하는 지름길로 가기 위하여 경작지를 가로지르기로 하였다.
경작지를 가로지르다가 큰 맹금류에게 쫒기는 사막여우가 이리 저리 도망 다니는 그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대포가 없으니 그냥 구경만 하였다.
모래흙길을 이리 저리 넘으면서 드디어 사구에 도착한다.
바람이 곱게쓸어 놓은 모래를 밟으니 미지의 세계의 문을 여는 듯 무척 신비스러운 느낌이다.
모래 넝덕 곳곳에 나무들고 자라고 있고
초본류도 엉성하게 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잎이 두텁고 전초에 우단처럼 부드러운 털을 덮어 쓴 여뀌속 Persicaria 녀석이 먼저 반겨준다.
도감과 외국 사이트를 뒤져도 정체를 밝히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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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유~! 어렵게 찾았다.
여뀌속을 찾아보다가 화서가 싱아 쪽 같아서 싱아속 Aconogonon 으로 살펴보았는데
결국 여뀌속이 아니라 싱아속 Aconogonon sericeum 이었다.
콩과 녀석이다
이 녀석을 초본으로 볼 수 있을지?
땅속에 묻힌 뿌리 줄기의 모습이 이렇게 튼튼한 목질이라니?
전년지 가지가 말라죽은 모습을 보니 초본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 곳의 초본들은 뿌리가 굵게 목질화 되어 있다
아마도 물기가 부족한 모래땅에 적응한 형태의 뿌리가 아닐까?
국화과 산비장이속 Serratula 으로 보이는데
이 모래땅에 다들 용케도 잘 살고 꽃도 풍성하게 잘 피웠다.
몽골도감에는 잔잎산비장이속 잔잎산비장이 Klasea centauroides(180p) 로 확인이 된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는 학명이 Klasea centauroides (L.) Cass. subsp. komarovii로 등록되어 있다.
잔잎산비장이는 산지의 바위지대, 건조한 경사지, 강가의 모래땅 등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한반도 북부지방에 자생하며, 러시아 동부, 중국 동북부 등에 분포한다.
잎은 속새속 Equisetum 같은데 그 아래 굵은 뿌리줄기가 어마어마하다.
찾았다 !! 속새속도 아니고 Ephedra 속이다.
Ephedra sinica 이거나 Ephedra monosperma 에 근접한다.
중국 북부와 몽골 등지에 분포하는 상록관목으로 풀도 나무도 아닌 것 같은 속새를 닮은 녀석이다
중국자료이다
이 모래 언덕에 이렇게 참 많은 종들이 살고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이다.
초종용속 Orobanche 녀석이다.
초종용일 Orobanche coerulescens(532p) 거다.
솔체꽃 Scabiosa comosa(283p) 이다.
뻐꾹채 Stemmacantha uniflora
일까 했는데몽골 도감의 학명이
Leuzea uniflora (187p)
로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뻐꾹채의 이명으로 처리되어 있다. 결국 뻐꾹채는 뻐꾹채이다.
대황으로 담아 왔는데 잎을 보니 좀 달라 보여서 다른 녀석일까 잠깐 헷갈렸는데
잎을 건성으로 보다가 자세하게 보니 잠시 헷갈린 모양이다. 그냥 대황으로 봐야 겠다.
여태 보던 잎과 같다.
바위솔 어린 녀석이 열심히 자라고 있다,
내일 가려는 국립립공원 주변 방갈로에 숙소를 정하려고
대장과 몽골 가이드가 이리 저리 전화를 넣어 봐도 가격이 너무 비싸서 결국 다시 숙영을 하기로 한다.
모래 밖으로 드러난 뿌리줄기가 마치 줄기처럼 보이는 콩과식물이다
주인 없는 대 평원을 보면 복닥거리는 한국의 도심지가 상대적으로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
바람이 좀 불고 있는 날씨라 사구에서는 모래가 날릴 우려가 있어서 텐트를 칠만한 자리를 찾느라고 한참 또 이동을 하였다.
결국 국립공원을 바라보던 그 언덕 아래 까지 가서 바람을 피해서 숙영지를 정하였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데 두통이 좀 심하고 추워서 텐트 안에서 잠시 쉬었다.
일행이 준 두통약을 먹고 쉬었더니 곧 회복이 되었다. 마지막 숙영이었다.
구름이 깔리기 시작하는 걸 보니 좀 걱정이 된다. 제발 자는 동안 비가 내리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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