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 칭구야
갑자기 일이 결정되어 개화 시기가 지나기 전에 사진을 촬영해야 할 일이 생겨서 8월 내도록 정신 없이 바빴네.
무려 80 여 종이나 되는 대상을 종 당 600장 씩 찍어대야 하는 완전 중노동이지
사실 5월부터 합격을 예상하며 사전에 예상 목록으로 촬영을 시작하긴 했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추진하는 인공지능 교육용으로
독초와 그 유사 식물을 구분해 주는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촬영하는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였지
나가 아니고 같은 일을 한 적 있는 ㄱㅊ대에서 응모하고 우리 10명이 행동파로 들어간 거여
그런 작업이니 그 양이 어마어마해 질 수밖에.
인공지능이 일반인들의 질문에 대답해 주기 위해서는 한 식물에 대한 정보를 많이 입력해 줄수록 정확한 답을 줄 것이니까
그 데이터베이스 사진을 꽃, 잎 ,열매, 전초 4 부위로 구분해서 각 150장씩 우리가 촬영하는 것이여
긍께 이게 재미없는 단순 노동에 중노동이라는거여
그란디 봄에 일찍 피는 동의나물이나 미치광이풀도 대상으로 들어 있는데 이누무 일을 심사하는 시기가 6월 말일이었으니 미리 촬영을 시작해도 이미 미치광이풀 꽃은 다 사그러져서 정말 미칠 지경이잖여
(일 시작이 2021년보다도 한 달 가량 늦어졌지)
도대체 업무담당지들 업무 태만도 이만저만이 아니라.
업무에 자신이 없어서 뭉기적거렸는지는 모르겠고
봄이 다 지나고 여름에 들어서고 있는 7월에 봄꽃을 촬영하라고 응모팀을 심사하고 있는 것도 웃기지 않나?
결국 7월 5일 경에 심사 결과 4팀이 합격하는데 우리 팀(ㄱㅊ대)은 5위를 하여 미역국을 먹었지 뭐여.
합격할 거라고 미리 김칫국 마시고 사전 촬영한 거 모두 수포가 되었잖여.
팀원들은 5~6월 두 달 동안 뛰어 다닌 노력이 허사가 되어서 어이가 없고 실망스러워했지만 나는 내심 가슴을 쓸어내렸지. 올해 맡은 일이 4건이라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독초 사진 촬영은 정말 고역이었거덩
"근디 불합격되었다면서 왜 사진 찍느라고 바쁘다는거여?"
라고 갸우뚱거리는 거 다 보여.
행운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다만 4위 팀이 합격자 최종 심의과정에서 심사관의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못해서 합격이 취소되고 김칫국 한 사발 들이키고 낙방했던 5위인 우리 팀으로 합격의 기회가 온 거여.
늦은 합격통보를 받아들일까 말 것인가의 결정이 울 팀원들의 마음에 달려 있을 때 모두 하자 그랬지.
미리 두 달 동안 손가락 아프게 촬영한 노력이 너무 아깝다고.
그 수락이 7월 말이었고 8월 부터 바바바바 셔터 누르기 바빴덩.
근데 그 뒤늦은 합격을 받아들이는게 아니였어.
새로 발동이 걸린 우리 행동파 10명이 다시 촬영을 하고 있는데 애초 81종 목록 중에 무려 40종을 교체해야 하는 황당한 일이 생긴거여. 그 전년도의 식물과 중복되는 건 안 된다고 심의 과정에서 담당자가 교체하라고 했다네. 봄내도록 공을 들여 촬영했 던 것과 추가 합격 후 급하게 촬영했던 피같은 사진들을 휴지통에 버리려니 험악한 말이 저절로 나오데.
팀원 중 두어 사람이 더는 못하겠다고 빠지겠다는 걸 팀장이 설득하여서 결국 일이 진행되었지.
근데 한 달도 되지 않아서 후회막급인거야. 동시에 촬영해야 할 대상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너무 부족한거야. 흔하지 않는 대상은 그 꽃을 찾아서 멀리까지 달려가야 하고, 꽃이 거의 져버리거나 벌써 잎이 노화되거나 벌레들이 뜯어먹어서 성한게 없잖여. 식물이란 게 우리의 사정을 봐주지 않거덩.
꿩의다리 꽃이 피기 시작할 즈음에 불합격 통보를 받고서 손을 놔버린 사이
지금은 꿩의다리 열매가 누렇게 익고 있는데 어디 가서 이 염천 8월에 꿩의다리 꽃을 찍겠냐고요.
나가 증말 미쳐부러요
어쨌든 업무 자체 시작이 7월인데다가 뒤늦은 추가 합격에 더 늦어진 악조건인지라
매일 8시에 들로 산으로 출근해서 저녁 8시가 되어서야 퇴근하는 지경이니 블러그를 돌아볼 시간이 있겠냐고요.
노등시간 12시간에 휴식 시간도 확보해 주지 않고 화장실은 풀밭이고 휴게실은 나무 그늘이 고작인 최악의 노동환경이라
폭염에도 얼굴 벌겋게 달아 오르며 이 얼빠진 막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네.
아유!! c 이 악덕 고용주를 확 그냥 마!!
내일 8일 백두산 탐사를 출발하는데도 오전에 독초 촬영나갔다가 오후에서야 짐을 꾸려서 인천에 와서 늦은 시각에 머리 눕혔다네
백두산 식물에 대한 사전 공부는 할 틈도 없이 독초사진 때문에 걱정이되어서 별 감흥도 없이 출발 대기 중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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