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12. .
날 좋은 어느 봄날 1990년대 학교에 함께 근무하던 두 분 선생님과 함께 영양 골짜기로 초대를 받았다.
영양의 골짜기에 세컨하우스를 가지고 있다는 그 시절 오래 전 학부모님이 아들을 담임했던 세사람을 모두 초대를 한 것이다.
1993년 일학년에 입학한 아이를 담임했었으니 그 시절의 학교는 학부모님들의 치맛바람이라는 게 있었고
촌지라는 것도 오가던 부끄럽고 어두운 시절이었다.
아들 하나만 두고 있던 그 학부모는 외아들을 일학년에 입학시켜 놓고 선생님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오만 이야기를 듣고서 걱정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 때는 가정방문이란 게 있었다. 학생들의 가정환경을 알아보고 상담도 하며 생활지도에 참고 한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학부모들은 무척 부담스럽고 걱정스러운 행사였다. 굳이 일제히 가정방문 기간을 정해서 방문할 일이 필요했을까 싶은데 그 때는 교사는 당연히 가정방문을 해야했었다.
그 학부모도 담임의 가정방문에 얼마나 부담이 되었을까마는 차 한잔 대접만 하고 나서 무척 걱정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 후 며칠동안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들을 붙잡고 확인을 했단다
"공부 시간에 손들면 다른 아이들처럼 발표 시켜주더냐? 너보고 다른 말 안하더냐? 너만 특별나게 꾸중하지는 않더냐?"
외아들 녀석은 리더십도 있고 아주 씩씩하여 학교 생활도 잘하고 학습활동도 아주 활발한 모범생이라
당연히 칭찬도 많이 해 주고 편견 없이 대해 주었더랬다.
아들의 학교 생활에 문제가 없고 선생님이 편견 없이 대해 준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하면서
그 학부모는 학교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를 했는데..........
일학년을 마치는 2월 어느날 커다란 종이 가방을 들고 학교에 오셨다
종이 가방에서 손수 수를 놓아서 만들었다는 삼베이불을 꺼내 놓으시면서,
사실 일년동안 지켜보기만 하고 혹시나 하고 많이 걱정했는데 아이가 구김살 없이 학교에 잘 다니는 걸 보고
편견 없이 아들을 대해 주어서 정말 고마웠다고 하면서
그 봄날 이후 걱정스러워 했던 이야기를 풀어 놓는 것이었다.
학기 중간에 선물을 드리면 아이를 잘 봐달라는 거 같아서 마칠 때에서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나 또한 정성스레 만든 삼베이불을 고마워하면서 기꺼이 받았고
그 삼베 이불을 아직도 여름이면 꺼내어 덮으면서 까슬거리는 촉감 덕분에 더위를 견뎌내고 있다.
그 녀석이 4학년이 되었을 때이던가? 아이를 캐나다에 혼자 유학을 보내었고(지인의 집에 아이만 보내어서)
지금은 결혼해서 손주와 함께 캐나다에 잘 살고 있다고 하면서 점심식사와 함께 오래 전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초대받은 그 세컨 하우스 마당에 심겨져 있던 산사나무가 화사하게 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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