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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울릉도 한 바퀴 - 붉은완두콩,너도밤나무,산옥매,큰졸방제비꽃,우산고로쇠,말오줌나무,울릉미역취,회솔나무,섬괴불나무,섬나무딸기,털바위떡풀,섬장대,여우꼬리사초,섬기린초,유럽장대,왕..

by 여왕벌. 2022. 4. 28.

2022. 4. 22. 

 

조사 목록에 몇 가지 울릉도 식물이 들어 있었다. 꽃동무와 일정을 조율하여 겨우 배표를 구하였는데

코로나 거리두기가 해제되어서일까? 주말은 물론 평일도 주말처럼 관광객들이 엄청 들어 온단다.

5월 배표는 이미 동이 나 있어서 5월 조사는 포기해야 한다.

 

아직 매인 몸인 동행자 때문에 휴일을 택하려니 표를 구할 수 없어서

금요일 하루를 연가 내고 가자는 내 아이디어에 겨우 배를 탈 수가 있었다.

후포항은 발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다.

 

이 곳에서 출발하면 이른 시간에 배가 출항하는 데다가 항해 시간도 짧고 주차비도 안 들어서 여러 가지로 편리하다.

배가 정박되어 있는데도 벌써 일렁거릴 정도로 파고가 있었다. 출항 시간이 한 시간 당겨져서 7시에 출항이다.

멀미약을 먹고 그대로 숙면에 들어갔다 깨어나니 울릉도가 보인다.

 

렌트한 차를 데리고 안평전을 향하여 급 경사 길을 오른다. 

붉은완두콩은 울릉도 일대 여기 저기 야생화되어 있다.

언덕배기라 그런가?

바람이 얼마나 사납게 심술을 부리는지 완두콩을 가만히 두질 않는다.

 

 

잠시 찰나를 틈타서 멀끔한 한 장을 건진다.

그래도 바람따라 비스듬하게 누웠다.

 

살갈퀴 꽃도 곱다.

이 녀석이 진짜 살갈퀴가 아닐진데............

 

 

이태 전에 봤던 그 너도밤나무다.

수꽃은 이미 말라 거의 떨어져 있고 암꽃도 수분 후라 꽃자루가 더 길어져 있다.

 

암꽃은 새순 끝 부분에 달리고

 

수꽃은 새순 기부에 달린다

 

황갈색 탁엽도 연두색과 어우러져 이쁘다.

 

일단 두 가지는 조사 완료.

 

성인봉 발 아래 골짜기를 탐사해 본다

아주 잘 지은 집인데 폐가로 팽개쳐 둔지 한참 된 듯하다.

 

여러 가지 나무를 심어 두고 꽤 잘 가꾸었던 거 같은데............

산옥매가 발그레 홍조를 띠고 나그네를 쳐다 본다.

 

 

우쒸~! 몇 시간동안 추가로 기록한 내용이 다 날아가 버렸다.

짜증이 나고 그만 둘까 하다가 그래도 다시 계속한다.

 

울릉도에서는 산비탈을 개간하여 산나물을 재배하고 있다.

주로 재배하는 산나물이 부지깽이나물이라 불리는 섬쑥부쟁이, 명이나물이라 불리는 울릉산마늘,

울릉미역취, 눈개승마, 물엉강퀴 등이다.

비탈 경사가 급하여 수확한 나물푸대를 옮기기 위한 삭도가 흔히 보이는데 이 또한 하나의 풍경이 된다.

 

 

재배하고 있는 눈개승마밭이다

 

 

울릉도에만 자생하는 말오줌나무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비슷한 녀석들로 말오줌때, 지렁쿠나무, 덧나무가 있다.

이 녀석은 붉은 열매가 아래로 주렁주렁 늘어지는 점이 특징이다.

 

 

 

길 바닥에는 큰졸방제비꽃이 줄나라비를 섰다.

육지의 졸방제비꽃보다 꽃도 잎도 크다.

 

 

 

우산고로쇠나무도 노랗게 꽃을 피웠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고로쇠나무에 통합이 되었다.

 

 

 

큰두루미꽃은 꽃대만 올리고 시간을 기다리는 중이다

암술대가 3개인 점이 두루미꽃의 2개와 구분이 된다

 

 

울릉미역취도 잎이 부드럽다.

잎이 하도 넓어서 금방 알아보기 어렵다.

 

울릉도 식물들은 육지의 같은 종들 보다 대부분 대형이다.

그래서 별도의 종으로 분류된 것이 많았는데 지금은 같은 종으로 통합하는 견해가 많이 보인다.

 

 

골짜기를 오르다 보니 특별한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새로운 게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아서 발걸음을 돌린다.

 

주차장 옆에 심어놓은 회솔나무에 꽃이 폈다

이 녀석은 암수딴그루로 주목나무에 통합이 되었다. 

 

암그루의 암구화수이다.

 

수그루이다.

 

숲속에서 자생하는 회솔나무 모습이다

 

 

나리분지로 향하는 해안도로를 달리다가 섬괴불나무의 화사한 모습에 차를 세운다.

벌써 만개를 하였다. 

잎 양면에 부드러운 털이 많은데 특히 뒷면에 털이 밀생하고 샘점이 있다.

 

 

 

섬나무딸기는 아직 봉오리 상태였지만 한쪽 볕을 잘 받는 가지 끝에 몇 개의 꽃을 피웠다.

산딸기와 아주 유사한 형태이며 줄기, 가지, 잎에 가시와 털이 없는 산딸기의 대형인 형태이다.

 

 

 

해안도로를 달리다가 골짜기로 들어가는 길마다 들락거리면서 식생을 살피는데

한 곳에서 바위절벽에 털바위떡풀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볕을 잘 받는 곳이면서 물기 흘러내리는 바위라서 전년도에 꽃이 핀 흔적도 많은걸 보니 아주 환경이 좋은 곳이었다

이 녀석은 잎자루와 잎 뒷면에 긴 털이 매우 많아서 별도 분류군으로 보고 있었는데

올해 표준식물목록에는 바위떡풀의 이명으로 처리해 버렸다.

 

 

 

울릉도 숲바닥을 메우고 있는 여우꼬리사초이다.

 

 

섬장대가 한 무리 비탈을 지키고 있다.

근생엽 양면에 성모가 밀생하고 식물체의 줄기에는 털이 거의 없다.,

줄기잎의 잎몸이 긴 타원형이며, 열매가 다소 위쪽을 향하는 점에서 다른 분류군들과 구별된다. 

 

 

 

섬기린초는 여름을 기다리는 중이다.

잎이 도란형 또는 주걱형으로 겨울에도 반상록 상태로 월동하기도 하며 잎이 넓은 점이 특징이다.

줄기 밑쪽이 홍자색을 띠며 대부분이 목질화되어 겨울철에 숙존하는 점에서 다른 종과 구별된다.

 

 

유럽장대가 울릉도에까지 밀려들어와 있다.

머 잖아서 금방 골짜기를 점령해 버릴 것 같다.

 

멀미약 효과가 나는지 아니면 세 시간 정도 수면을 취하지 못한 탓인지

졸음이 쏟아져서 태화령 골짝에 도착을 했는데도 영 기운이 나지 않는다.

 

동행한 일행은 태화령으로 올라가고 나는 차 안에서 그대로 숙면으로 빨려들어가 버렸다.

알람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눈을 뜨니 동행인이 돌아오는 모습이 보인다.

 

고개에 올라 갔는데 

뭐 특별한 것은 없고 너도밤나무 수꽃이 아직 싱싱하더란다.

 

내려오는 마을 어귀에 왕매발톱나무가 한창 개화 중이다.

이 녀석은 잎몸이 거의 원형으로 큰 점에서 잎몸이 타원형 또는 도란상 타원형으로 보다 작은 매발톱나무와 구별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원종 매발톱나무에 통합시키기도 한다. 

 

 

해안도로를 지나면서 추산쑥부쟁이 자리가 도로공사 옹벽 처리 때문에

추산쑥부쟁이가 잘려나가 버렸다고 한탄을 하면서 나리분지로 바로 직행한다.

 

숙소로 정한 민박집은 그 중 좀 깨끗한지라 울릉산채비빔밥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하루를 뒤돌아 반추를 해 보니 오늘 조사한 목록이 대충 6가지로 저녁시간 정리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