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10.
둘째 날은 제주백서향이 목적이었는데 서부지역 곶자왈을 탐사하기로 일정을 짰다.
인터넷을 서핑하다가 백서향 길목이 사유지라는 안내문과 함께 입구가 봉쇄되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가려는 그 곳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네비에 입력한 목적지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철문이 입구를 막고 있었다.
할 수 없이 반대쪽 다른 곶자왈 입구를 찾았는데 이누무 네비가 엉뚱한 곳에 데려다 주는 게 아닌가?
다시 지도를 확인하여 도착을 하기까지 이리 저리 헤메길 두어 차례 겨우 눈에 익은 장소에 도착을 하였는데.......
헐~! 이 곳도 철문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고 이리로 다니지 말랜다.
들어 가려면 허락을 받으라고 마을 공동체 이름으로 경고문이 세워져 있다.
아니? 이 곳은 제주시에서 곶자왈 안내도 되어 있고 산책로 까지 있는데 왜 봉쇄를 한단 말인가?
몇 년 안 와본 사이에 뭐가 이렇게 바뀌었는지 황당하기만 하다.
뱅기까지 타고 내려왔는데 백서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틈새를 찾아서 곶자왈로 들어 설 수밖에........
걸리면 사정을 해 봐야지 하면서.
차를 주차한 곳에 바닥을 쓸고 있던 등대풀도 개화를 했다.
몰래 들어온 꼴이 되어 버린 탓에 뒤꼭지가 땡기긴 했지만 눈에 익은 길을 따라 천처히 이동 하면서 숲 아래를 살핀다.
숲 안쪽 환한 곳에 백서향 잎이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그런데!!! 꽃이 안 폈다!!!
꽃차례에 겨우 한 두 송이 필까 말까다.
올해 봄꽃들이 전반적으로 개화가 늦다고 했지만 분명 활짝 개화한 사진이 올라 왔던데.........
관찰로 주변에는 개화한 녀석이 있겠지 싶어서 다시 전진이다.
이 곳에는 개가시나무가 많이 분포하여 몇 년 전 언론에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개가시나무는 잎이 작고 어린가지와 잎 뒷면에 누른털이 밀생을 한다.
열매와 껍질을 주워서 호작질을 했다.
빌레나무가 있었던 자리를 살펴 보니 약해진 몇 개체의 잎이 눈에 들어오긴 하는데 세력이 영 아니라.
카메라고 들이대지 않고 그냥 패쓰다.
관찰로 입구 반대편에 전에 보지 못하던 길이 보인다.
전에도 있었던가?
아무튼 한 번도 걸어보지 않던 길이라 관찰로를 버리고 그 쪽으로 방향을 튼다.
헌데 곶자왈에 들어 와서 숲길을 걸어가는 올레꾼 세팀을 만났다.
어디로 들어왔나? 나처럼 월담을 했을까?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데......
분명 이 곳을 완전 봉쇄한 게 아니고 다른 출입구가 있다는 것인데........
"여기가 백서향이 많다는 곳 맞아요?"
숲 안쪽에 안쪽에 만개한 백서향 무리에 반색을 하며 들어가려다가
활짝 핀 길마가지에 꽃혀서 촬영 중이었는데 여자 두 분이 말을 걸어 온다.
"네 이 곶자왈이 백서향이 제일 많아요."
헌데 내 대답은 틀렸다.
여자 두 사람은 바로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 주변이 백서향이 많은 그 자리인가를 물었던 것이었지만
나는 이 곶자왈로 대답을 했던 거다.
두 여자가 간 뒤에 바로 그 주변을 더 조사했더니 백서향이 엄청 많은 것을 확인했던 것이다.
"그런데 어디로 들어 오셨나요? 예전에 다니던 출입구가 잠겨져 있던데요?"
궁금하던 차에 들어온 장소를 물었더니
새로운 길로 쭈욱 1km 쯤 가면 관리사무소가 있고 거기서 표를 끊어서 들어 왔단다.
아하~!!
마을공동운영체에서 출입 관리를 하면서 입장료를 받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양쪽 출입구를 봉쇄해 두었던 거였다.
아마도 입장료를 받아서 이 곶자왈을 관리하는 경비와 마을 공동 경비로 쓰겠지.
진즉 알았다면 도둑괭이 짓을 하지 않고 입장료를 내고 떳떳하게 들어오는 거였는데.....
아무튼 새로운 길을 따라 걸은 덕분에 활짝 핀 제주백서향을 맘 껏 만났고
자주 만나지 못하던 길마가지나무 꽃도 아주 이쁜 상태로 만날 수 있었다.
만개한 제주백서향이다
거제도의 백서향과 달리 꽃차례가 더 풍성하고 잎이 더 좁고 길며 화관에 털이 없다는 점에서
수 년 전 제주백서향이라고 신칭하여 발표가 되었다.
자동차가 있는 곳으로 가려면 또 다시 개구멍 받이를 해야 하기에 께름칙하지만
혹시라도 관리하는 분들을 만나면 입장료를 줄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달랬다.
바닥에 있는 점나도나물속 새싹을 또 들여다 본다
이 녀석은 큰점나도나물이겠지?
후추등을 보려고 출발하려다가 가까운 곶자왈에 새덕이가 꽃을 피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잠시 들르기로 한다.
이 번에도 네비양은 엉뚱한 주차장에 데려다 주어서 지도를 확인하여 곶자왈 입구를 찾았다.
우쒸~!! 이 네비양을 업무 태만으로 잘라버릴까 보다.
제주에 내려 오면 열매를 찍던 산유자나무 암그루가 돌담 안에 여전하게 잘 버티고 서 있다.
수그루는 흔하지만 암그루 찾기는 쉽지 않은 터라 열매는 늘 여기서 촬영해 왔더랬다
.
장령목의 가지 잎은 좁은 긴 난형이지만
유목의 잎은 넓은 난형이다.
곶자왈 입구에 서 있던 가지를 낮게 드리운 새덕이를 살피니 아직 개화가 안된 꽃눈이 동그랗다.
헛걸음한 게 아닌가 싶었는데 볕을 잘 받는 녀석이 암꽃을 피웠다.
5~6개씩 산형꽃차례를 이루는데 4개의 화피를 가지고 1개의 암술과 6개의 헛수술을 가진 양성화이다.
수꽃에 비하여 꽃차례가 성글다.
곶자왈 안 산책로변에 수꽃도 꽃을 피웠다.
수꽃은 6개의 수술을 가지고 1개의 암술이 있지만 결실을 하지 않는다.
꽃차례가 성긴 암꽃에 비하여 수꽃은 꽃차례가 풍성하다.
이 곳에는 외래식물 왕도깨비가지가 많이 퍼져 있다.
예전에는 이 곶자왈에 소를 풀어 놓아서 풀이 있는 노지에는 소똥이 많이 보였다.
왕도깨비가지는 전초에 거센 큰 가시를 가지고 있어서 소나 말도 기피하는지라
천적이 없으니 마구마구 퍼지고 있는 것이다.
숲 바닥에 큰봉의꼬리가 무리지어 자리를 깔아놓았다.
말똥비름이 겨울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발갛게 질려 있다.
자주괴불주머니 신초가 나무 둥치 사이에서 햇살을 가늠질하고 있다.
개구리발톱 신초는 올해 꽃대를 올릴 수 있을까?
벌써 여기 저기 개구리발톱꽃이 보이던데
가락지나물 새싹
미나리아재비속이나 쥐손이풀속 새싹으로 보이는데........
왜제비꽃이 벌써 꽃을 피우고 있다.
입구 주변만 뒤지다가 다음장소로 이동을 위해 밖으로 나왔다.
해안 올레길 쪽으로 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