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탐사2-성인봉을 너머 나리분지까지-물엉겅퀴,큰졸방제비꽃,선갈퀴,섬장대,뫼제비꽃,큰연영초, 개종용,우산제비꽃,산고사리삼,헐떡이풀,분단나무,산가막살나무, 고추냉이,섬노루귀,..

2021. 5. 7.

 

첫날 내수전 탐사 4km 가 만만하지 않았던 탓에 발목이 아주 불편하였다.

일행들과 속도를 맞추자니 내 페이스를 잃어버리게 되고 발목에 무리가 온 것 같다.

숙소에서 찬물에 발을 담그어서 열을 식히니 화끈함은 좀 걷혔고,

동행한 일행분들이 붙이는 파스며 바르는 약이며를 주면서 걱정을 해 준 덕분에 회복은 좀 되었는데......

 

둘째날 이른 아침식사를 하고 숙소에서 버스로 kbs 중계소 옆까지 이동하여 성인봉을 향해서 출발이다.

지금 시기에 성인봉을 넘어봐야 특별하게 볼 게 없고 시간과 체력만 허비할 것 같아서

내 혼자라도 바로 나리분지로 가고자 했지만.

그 또한 대절한 버스가 오후 시간에나 나리분지로 데리러 온다고 하니 결국은 성인봉을 넘기로 하고

결국 출발 지점에서 차를 버릴 수 밖에 없었다.

 

먼저 내린 일행들이 앞에서 밭에 심겨진 푸른 싹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게 바로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물엉겅퀴라고 했더니 누가 이걸 큰조뱅이라고 엉터리로 가르쳤다고 한바탕 웃더니

그러면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부산하다.

 

울릉도에서는 성인봉 자락 밭에서 울릉산나늘, 울릉미역취, 섬쑥부쟁이, 눈개승마, 물엉겅퀴 등을

농작물로 재배하여 농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성인봉을 또 넘어야 하는 압박감에 나는 후미에서 계속 같은 속도로 꾸역꾸역 걸음을 옮긴다.

선두에서는 곧 우산제비꽃이 한 무리 나타날 거라고 걸음을 재촉했지만 내 다리는 무거워서 자꾸 시간이 지체된다.

 

내수전에서는 꽃이 거의 져버렸던 큰졸방제비꽃이 고도가 높은 여기서는 제대로 싱싱하게 피어 있어서

다들 카메라를 들이대느라 다행하게도 속도 조절이 된다.

 

 울릉도 숲에는 선갈퀴는 지천으로 흐드러지고 있다. 여기도 마찬가지다.

 

섬장대가 긴 장각과 팔을 휘두르며 육지의 방문객을 경계하고 있다.

 

출렁다리 까지도 꽤 먼 거리다. 수년 전 혼자서 성인봉을 넘었던 기억이 있는데

오래 전이라서 출렁다리가 있었다는 것 외에는 등산로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출렁다리 옆에 섬꼬리풀이 있었더랬는데......주변을 살피니 어린 싹이 보인다.

섬꼬리풀 싹이라 일러주니 또 다들 카메라를 들이댄다.

 

아직 초입이지만 다리가 무겁다. 첫날 너무 힘을 써 버린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

내 걸음이 느려지면 일행들에게 피해가 되기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한 무더기 우산제비꽃이 있다는 이 곳에는 한 포기도 안 보이고 모두 사라져 버렸다.

아마도 너도 나도 채집하여 사라져 버린 게 아닌가 싶다.

 

울릉형 뫼제비꽃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일정 고도 이상에서 집중적으로 자라는 녀석이다.

이 녀석을 두고 독도제비꽃이네, 섬뫼제비꽃이네 좀 말이 많는 녀석이다.

 

헌데 꽃은 거의 다 져버렸고 몇 개 달린 꽃잎마저도 쭈글쭈글이다.  

 

내수전에서는 열매를 달고 있던 큰연영초가 꽃잎을 달고 나타난다. 절정은 넘겼지만 그래도 반갑다.

일행들 대부분 울릉도가 처음이라 앞에 나타나는 울릉도 식물에 반색을 한다.

 

4월20일 정도까지만 와도 싱싱한 꽃을 볼 수 있었을 섬노루귀

늦둥이 꽃 한 송이를 찾아놓고 반가워서 난리들이다.

 

 

고도가 높아지면 몇 송이 더 볼 수 있을 거라고 위로를 해 준다.

7부 능선까지 올랐을까? 큰졸방제비꽃이 아주 싱싱하게 나타난다.

 

높은 곳에서 반갑게 만난 우산제비꽃 몇 포기.

꽃은 이미 찌그러져서 꽃이 없지만 잎이라도.....

 

다음 시스템이 긴 글 올리기가 너무 힘든다.

며칠 전에 한참 어렵게 썼는데 버벅거리다가 저장도 안되고 날려 버렸다.

그래서 탐사일기 쓰기를 꺼리게 된다

요까지 쓰느데도 수시로 저장을 누르면서 쓰고 있다. 성질 다 버리겠다.

 

개종용이 두꺼운 낙엽을 밀어 올렸다.

내수전에서는 열매를 달고 있었지만 이 곳에는 꽃이 피어 있다.

 

양치식물이 나타난다. 폰으로 직어서 양치 박사한데 전송하니 산고사리삼이란다.

 

 

드뎌 헐떡이풀이 봉오리를 달고 나타나기 시작한다.

남사면의 개화 상태가 이 정도이면 북사면은 볼 거도 없다.

 

우와~!!!

내지르는 감탄사에 뒤쪽에 있던 일행이 뭐냐? 면서 허겁지겁 올라온다.

짙은 색의 울릉형 뫼제비꽃이 여기 저기 무리지어 나타났다.

 

드디어 능선에 올라섰다. 성인봉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쉼터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능선 남사면에는 섬말나리와 큰두루미꽃이 뒤덮고 있다.

 

긴 산행 끝에 간식이 꿀맛이다.

선두와 너무 떨어진 것 같아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흰색의 뫼제비꽃이 성인봉 주위에 있다고 했는데...............

유후~!!

조릿대 뒤에 녀석이 숨어 있었다.

주변 식물에 손을 댄 흔적이 없는 걸로 봐서 앞에 간 일행들은 이 녀석을 못 보고 지난 것 같다.

 

 꽃을 달고 있는 섬노루귀도 몇 포기

 

드디어 성인봉이다. 현재 시각 10시 45분.  정상까지 3시간 가까이 걸렸다.

 

 

혹시나 늦둥이 섬현호색이 있을까 싶어서 주변을 두리번 거렸지만 찾지 못하고 하산을 재촉한다

내려가는 나무테크 좌우를 살피니 헐떡이풀이 드문드문 보이긴 하는데 꽃봉오리만 달고 있다.

꽃잎을 펼친 부지런한 녀석도 보인다.

 

 

섬남성도 잎에 얼룩 무늬를 수놓았다.

 

우리 나라에서는 울릉도에만 자생한다는 왕둥굴레도 한두 포기 나타난다.

 

앞선 선발대가 하산 중간에 쉬면서 후미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저만치 아래 하얀꽃이 보인다.

꽤 큰 꽃차례라 혹시? 하고 고개를 내밀어 보니 잎이 둥글다.

 

분단나무였다. 울릉도에도 분단나무가 있다는 정보는 있었지만

여태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터라 여간 반갑지가 않다.

모두에게 빨리 내려와 보라고 소리지르니 물 한모금 마시다 말고 우루루 내려 온다.

 

숲 바닥에는 개종용도 있어서 발을 조심하라 일러준다.

 

저만치 등산로변 아래 급경사지에 울릉산마늘이 많이 보인다.

울릉도에는 산마늘 채취 기간에는 허락을 얻어야 채취할 수가 있다고 한다.

채취를 많이하다보니 웬만한 곳에는 뜯을 만한 게 없어서

혼자서 숲 깊은 급경사 길이나 절벽 가까이로 접근을 하여서 이 시기에는 꼭 한두명 사고가 난다고 한다.

 

또 스크립트 중지가 되어 몇 분 동안 추가하여 쓴 글을 날려 버렸다.

아우~! 성질 같아서는 확 때려치우고 싶다.

 

물엉겅퀴가 숲에도 자라고 있다.

 

섬장대가 나무 발치 아래 편안하게 자리 잡았다

 

등수국이 꽃봉오리를 달고 있다.

이 녀석 꽃이 필 때에 울릉도에 와본 적이 없어서 꽃을 보지 못하였다.

6월 섬말나리 필 때 들어오면 늦둥이 라도 볼 수 있으려나

 

 

한참 내려왔는데도 북사면이라 그런지 헐떡이풀은 꽃을 활짝 피워주지 않는다.

헐떡이풀 어린 싹이다.

 

좀더 싱싱한 큰연영초. 연영초에 비하여 자방이 검다.

 

하산길에는 계단이 많아서 무릎에 부담이 된다.

다 내려 온 듯 해도 아직 한참동안 계단이 계속된다.

 

생각보다 크게 힘들지 않고 일행들의 속도에 따라 붙이자

다들 걱정을 덜어주어서 다행하다고 한다.

나는 늘 산행 초입에 힘들다.

400~500m 쯤 걸어서 다리 근육에 힘이 오르면 그 이후는 좀 가속이 쉽게 붙는다.

 

계곡 옆에 고추냉이가 있어서 다가가니 이미 열매를 달고 줄기가 길게 벋어 있다.

 

그 옆에 개종용이 무더기로 살고 있다.

 

산을 거의 다 내려왔다. 큰 문제는 없으나 빨리 걸을 수가 없다.

역시 발목과 발에 부담이 오기 때문이다. 좀 천천히 일행들의 후미에 따라간다.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열심히 촬영 중인 헐떡이풀 앞에 나도 자리 잡는다.

이 무더기가 국민 모델이다.

 

성인봉 주변에서도 자잘하게 피어 있던 콩제비꽃이 밭뙈기를 이루고 잇고

 

늘 봐왔던 왕둥굴레는 세력이 좀 약해진 것 같다.

 

나리분지의 숲 바닥에는 큰두루미꽃이 초록 융단을 만들고 있다

 

4~5년 전 무더기 무더기를 이루고 피어 있던 주름제비란은 나리분지 안에서는 이제 찾아 볼 수가 없다.

탐사 팀 대장이 급하게 숲으로 사라졌다가 돌아 온다. 한포기도 찾지 못하였단다.

큰두루미꽃을 굽어 내려다 보는 윤판나물아재비도 숲 바닥을 우점하고 있다.

 

꼬마은난초도 이태만에 다시 안부를 묻는다.

몇 개체 안 보이는 게 이 곳도 거의 도태될 것 같다. 

 

숲 초입에 보이던 우산제비꽃을 찾았더니 풀들의 크게 자라서 거의 묻혀 버렷다.

 

내 키보다 더 작은 산가막살나무가 꽃을 피웠다.

 

폰 배터리가 껌뻑껌뻑이다.

숙소에서 충전을 했는데 아마도 충전 짹에 문제가 있었던 듯 제대로 충전이 안되었던 모양이다.

일행들이 식당에 모여 있다고 연락이 왔단다. 내 폰은 죽어 버렸으니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다.

 

빠른 걸음을 걸을 수 없어서 천천히 식당 쪽으로 향한다.

나리분지에는 식당을 하는 몇 가구가 있고 밭에서 산마늘을 주로 재배하고 있다.

 

산마늘 밭 가장자리에 왕둥굴레가 장군처럼 씩씩하다.

며칠 전 석사 학위 준비를 하는 청년이 왕둥굴레 위치를 묻길래 분지 주변 밭이나 숲 안에서 찾으라 했는데.....

 

식당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모두 알봉쪽으로 간 것 같다.

오늘 일정에 알봉 둘레길도 포함되어 있었으니 아마도 그럴 것 같았다.

 

더 이상 걷는 건 무리라 어정거리면서 자주괴불주머니를 담는다.

이태 전 보다 많이 퍼졌다. 이 녀석도 잘 번져서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인데............

 

내 예산 대로 일행들은 주름제비란 몇 포기를 찾아서 보고 왔단다.

연락이 안되어서 기다리다가 알봉으로 출발했다고.

 

나야 뭐 무더기를 본 적이 있으니 굳이 그걸 보러 무리하게 갈 필요는 없었지만

폰이 꺼져서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었으니 나도 답답하긴 했다.

 

산채 비빔밥으로 식사를 하는데 대장이 버스를 보내라고 연락을 한다.

먼 거리를 걸어서 부담은 되었지만 의미는 있었다. 성인봉을 넘었으니.

 

푹 쉬고 나면 금방 회복이 될 거다. 올해 내 컨디션은 최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