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22.
7시에 아침 식사를 마치고 8시에 트럭을 타고 독실산 정상으로 이동한다.
올라가는 도중 숲 가장자리에 잘 생긴 푸른가막살나무가 보이자 급히 차를 세웠다.
꽃은 이미 다졌지만 주변에 큰 나무들이 정리가 되어서 방해 받지 않고 잘 자랐다.
가는 도중에도 꽃이 핀 녀석이 없을까 싶어서 유심히 살피는데 꽃이 아주 잘 핀 나무가 나타나서 반색을 한다.
어제는 겨우 두 송이를 달고 있던 녀석을 아쉽게 만났던 터라 더 반갑다.
작년에는 보지 못했던 장소의 큰 녀석이다.
오늘은 처음 가보는 코스라 기대가 크기도 하지만 산거머리가 가장 많이 나타난다는 음습한 코스라 걱정스럽기도 하다.
앞 서 다녀간 팀들이 산거머리에 세번이나 물렸다고 하니 온 몸이 근지러운 것 같다.
손목을 여미고 모자를 쓰고 목에는 수전을 동여매고 바지에는 스페치도 장착했다.
숙소가 있던 항 주변은 쾌청한 하늘이엇는데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구름에 안개비까지 내린다.
정상 앞에서 차를 내려 걸을 채비를 한다. 바람과 함께 짙은 안개로 시야가 짧다.
팀장이 인터폰으로 출입 신고를 한다. 입구에 섬회양목이 보초를 서고 있다.
독실산 아래 목장이 있어서 소를 풀어 놓고 키우는데 몇 마리가 야생화 되어 산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그 소들이 산에서 다니는 길이 있는데 등산로와 헷갈리게 하여서 관광객들이 조난을 당하기도 했단다.
그래서 등산로에 로프를 설치해 두어 등산객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해 두었다고 한다.
지금 정상에서 내려가는 등산로가 바로 조난 당하기 쉬운 코스였다고 한다. 등대까지 3.1km
무릎이 좋지 않은 나는 좀 걱정이 되지만 혼자서는 가 볼 수 없는 코스라,
일행이 있을 때 갈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던 거다.
.
붉가시나무는 어린잎이 마악 자라고 있다.
붉가시나무, 참식나무, 동백나무,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가 가거도 산지의 우점종 수종이다.
숲 바닥에는 곤달비가 지천이다. 이곳 주민들은 이 녀석을 곰취라고 불렀다.
비로드 천 같은 참식나무 새순에 또 카메라를 들이댄다
동백나무도 새잎을 키웠다.
계단으로 오르는데 줄사철나무가 바위를 타고 있다.
큰천남성이 우렁우렁하다
둥근잎천남성도 덩달아 크다.
섬회양목 뒤에 정상 표지석 인증샷
섬회양목은 전라남도, 제주도 등 남해와 서해의 도서지역에 나며, 일본, 중국 등에 분포한다.
기본종에 비해 잎이 크고 둥글며, 잎 밑부분에 짧은 털이 산생하는 특징으로 구분한다.
이 녀석을 개족도리풀의 민무늬형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2013년 충북대의 가거도 관속식물상 조사 보고서에는 족도리풀로 기재되어 있다.
아고야...계속 시스템이 버벅거려서 작업 속도가 붙지 않는다
아마도 여러 장의 사진을 올리니까 과부하가 걸리는 것 같다.
다시 정리를 시작한다.
가거도에서 홍도원추리를 처음 만난다.
홍도원추리는 우리 나라 대흑산도, 소흑산도, 홍도, 제주도 섶섬 등에 자생하며, 일본 대마도에도 분포한다.
땅속줄기가 있고 노란색의 꽃이 핀다는 점에서 백운산원추리와 형태적으로 유사하나, 뿌리가 백운산원추리에 비해 현저히 부풀어 오르고 꽃차례가 한차례만 서로 엇갈려 있는 모양으로 가지가 갈라지는 점에서 구분된다.
고 하는데 '꽃차례가 한차례만 서로 엇갈려 있는 모양'이 어떤 걸 말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바위 절벽 위에 홍도원추리와 흑산도비비추가 함께 살고 있다.
흑산도비비추이다. 산지 숲속의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대흑산도, 소흑산도, 홍도 등의 섬 지역에 분포하는 한국 고유종이다.
애기나리가 숲바닥에 겸손하게 깔려 있다.
이 녀석을 큰산꿩의다리로 조사가 되어 보고되었지만
그런 이름을 가진 종은 없다. 그얀 산꿩의다리로 봐야할 것 같다.
잠시 쉬는 자리 바위에 올라서니 황칠나무가 크다.
등산로 주변을 들락거리며 찾아낸 금새우난초이다..
꽤 많은 개체들이 한창 개화 절정이다.
중간에 전망대가 나타나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숲의 모습이다. 안개가 숲을 가려서 바다는 보이지 않는다.
구실잣밤나무, 붉가시나무, 참식나무가 어우러진 숲은 장관이다
전망대 아래 애기참반디가 소복하게 꽃을 피웠다.
섬회양목은 벌써 부엉이 열매를 달고 있다.
윤노리나무가 꽃을 피웠다.
이 녀석도 가거도에서 처음 만나는 녀석이다. 작년에는 미처 찾지 못했던 것이다
충북대 조사에서 거문천남성으로 보고된 녀석이다.
이 녀석을 무늬천남성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바람이 몰아쳐서 제대로 촬영이 안되었다.
숲은 안개로 시야가 짧아졌고 나뭇잎에 맺히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져서 습기가 많았다.
산거머리가 달라붙지 않을까 싶어서 자주 점검을 했지만 스패치 위로 두번이나 거머리가 기어 올랐다.
취재하던 기자님 바지에도 산거머리가 붙었다.
산거머리를 바위에 올려 놓고 촬영
3.1km 등산로는 매우 습하고 안개로 어두웠다.
숲 속에도 푸른가막살나무가 나타난다.
어느 정도 산 하부에 까지 내려 온 것 같다.
바위벽 아래 트인 자리에 산꿩의다리, 좀딱취, 홍도서덜취가 모여 있다.
이 녀석도 홍도서덜취냐고 묻는데 이 녀석은 홍도서덜취 흉내를 내고 있는 곤달비다.
숲 바닥에 갈길을 찾지 못해 헤메고 있는 영주치자 줄기가 발길에 채인다.
센달나무도 심심찮게 숲의 구성원으로 나타난다.
드뎌 숲을 빠져 나왔다.
내리막 길이었지만 짧지 않은 험한 숲길을 걸었더니 좀 지쳤다.
시멘트 포장 길이라 걸어 가면서 볼 게 별로 없을 것 같아서 차를 부르기로 한다.
삼거리까지 차를 타고 이동하는 거리도 만만하지가 않다.
가는 길은 북사면이라 아주 싱싱하게 꽃을 피우고 있는 푸른가막살나무를 보고 두번이나 차를 세웠다.
작년에 아쉬웠던 푸른가막살나무 꽃은 이제 미련 없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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