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12.
일출을 보려고 이른 시각에 움직였다.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해가 솟아 오른다. 급히 차를 세우고 촬영모드로 들어 간다.
해를 담으려면 조리개를 최대한 쪼여야겠지?
카메라에 대하여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이 순전히 내 과학적인 계산과 들은 풍원에 의한 조율이다.
교사 시절 과학시간에 조리개에 대하여 아이들을 가르칠 때 쉽게 이해시켰던 원리를 기억했던 거다.
고양이 눈처럼 우리의 동공은 어두운 곳에서는 크게 열리고 눈이 부시면 최대한 가늘게 뜨는 원리에서 습득한
나 혼자만의 카메라 조작의 방법이다.
아무튼 왕호장근과 소나무가 있는 뒤로 붉게 오르는 해가 요렇게 담겨졌다.
내수전에서 섬목으로 연결되는 해안도로가 개통되어 참 편리해졌다.
나리분지도 이 도로를 이용하면 금방 갈 수가 있다.
섬목을 지나 갯괴불주머니 군락에 도착하니 이미 해는 수평선 위로 한참 올라 와 버렸다.
울릉도와 동해안 일부, 제주도 일부에서만 분포하고 있는 갯괴불주머니다.
염주괴불주머니에 비하여 종자가 2배열하여 더 넓적하고 구불구불거린다
울릉도에서는 주로 나리분지와 해안에서 식물을 집중적으로 탐사하였으니
매번 봄에 왔어도 섬목 쪽으로 일부러 올 일이 없었기에 해안 도로변에 갯괴불주머니가 이렇게 흐드러지는 줄 몰랐었다.
절벽 중간에도 갯괴불주머니가 자라고 있고,
그 사이 사이 적당한 곳에 갈매기들이 알을 품을 준비로 분주하다
섬 뒤쪽은 그늘이니 다시 도동으로 해서 서쪽으로 해안을 돌기로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나온다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갯제비쑥이다
절벽에 늘어진 수염처럼 생긴 사초에 차를 세운다.
절벽 위쪽에서 작은 폭포수처럼 물이 떨어지면서 무지개가 만들어진다
바로 앞에 추산숙부쟁이가 자리를 잡고 있다.
가을에 해국과 이 녀석을 보러 다시 들어와 볼 요량을 하고 있는데 같이한 일행 두 분도 함께 오자며 약속을 한다
일행 준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하여 시간을 지체하는 동안에 갈매기들과 한참 놀아 본다
아침 식사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내수전에 잠시 올랐다.
말오줌나무가 주렁주렁 꽃을 달고 아침 햇살에 눈이 부셔하고
옹벽 틈의 선갈퀴도 햇살의 특혜로 일찍도 꽃을 피웠다
우산고로쇠 신엽 끝에 봄의 발걸음이 바빠진다.
너도밤나무 신엽에서도 연두빛 봄이 익어간다
고지가 좀 높은 곳이라 이제사 섬벚나무가 한창 꽃을 보글거린다.
벚나무에 비하여 꽃자루가 짧고 꽃빋침에도 털이 없다.
서둘러 이동을 하는데 동백의 붉은 조잘거림에 차를 멈 출 수 밖에 없다.
산 위쪽은 겨울이고 산 아래는 봄이다. 크지 않는 섬에서 봄과 겨울이 공존한다.
도로변에 심어 놓은 벚나무 종류가 궁금하여 꽃자루와 암술대를 살피니 왕벚나무다.
식당에 아침식사 준비 상황을 확인하고 서둘러 도동으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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