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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백두산 탐사 6-서백두-바위구절초/씨범꼬리/큰오이풀/두메냉이/나도수영/톱바위취/구름범의귀/콩버들/비로용담/두메분취/바위돌꽃/구름국화/두메투구

by 여왕벌. 2017. 8. 23.

2017. 8. 4. 서백두.



서백두에 오르기 위해서 새벽 1시에 잠을 깼다.

예전에는 산문 안의 숙소를 이용하였는데 서파와 남파의 산문 안 숙소 업자들의 갈등으로 숙소 이용이 전면 중단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산문 밖 이도백하에 숙소를 정하고 먼 거리를 가기 위하여 한 밤중 부터 서둘러야 했던 것이다. 


우리가 타고 다니던 전용 버스를 버리고 중국 관리인과 공안원이 운전하는 산문 안 출입용 봉고버스를 별도로 이용해야 했다.

새벽 2시에 숙소를 출발하여 한 시간 가량 지나서 산문에 도착을 하였다. 

숙직을 하고 있던 관리인이 윗옷을 벗은 모습으로 나와서 출입 확인을 하고선 제지용 차단기를 열어 주었다.


한 밤중에 이루어지는 우리의 탐사는 비공식적인 게 아니라 정식으로 허가를 받은 것이라 하였다.

산문을 통과하여도 30분 쯤 달렸을까? 백두산을 오르는 길이 멀기도 하다


5호 경계비 주차장에 도착하니 3시20분 쯤, 예정보다 일찍 도착하였다. 

비가 내리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백두산의 날씨는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옷을 여러 벌 껴입고 우의도 착용하고 우산도 챙겨야 했다.


버스에서 내리니 바람이 엄청 거세어서 다리에 힘을 주어 버텨야 했다. 

침침한 불빛에도 안개 구름이 휙휙 날아가는 모습이 감지된다. 


랜턴 불빛에 의지하여 1446계단을 올라야 한다. 해가 뜨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천천히 계단을 오른다.

이번 백두산 탐사를 위하여 나는 한 달 전 부터 무리한 탐사를 하지 않고 무릎을 아꼈다.


4시 쯤 정상에 오르니 아직도 하늘은 어둡다. 4시 20분 쯤 해가 떠오른다고 한다.

구조물 뒤쪽과 천지 쪽 비탈에서 세찬 바람을 피하면서 해뜨기를 기다린다. 다들 아무 말이 없다.


4시 10분 동쪽 하늘이 불그레 밝아지기 시작한다. 카메라로는 촬영이 힘들어서 폰카를 눌러 댄다. 



바위구절초도 천지의 아침을 반겨주고


두메분취도 천지를 벅차게 조망한다




손이 얼어서 감각이 둔해질 정도로 바람은 세차다.

폰으로만 담기에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카메라로도 함께 담았더니

이렇게 새벽의 여명을 전해 준다.






다들 천지의 여명을 담느라고 옆을 돌아볼 겨를도 없다


4시 40분이 넘어서자 주위가 밝아지면서 서서히 주변의 풍광을 담기 시작한다.

천지와 어우러진 큰오이풀 군락은 멋진 그림을 만들어 준다.






발 아래 십자화과 무더기가 눈길을 끄는데 바위장대일까 했더니

바위장대는 한라산에만 자라는 한국특산이니 그도 아닐 것이고(일본에도 자생하는 모양이다. 그러면 한국특산은 아닌데..).....

묏장대일까 했더니 묏장대와는 다른 녀석이다 그러면 걍 산장대일까?



나도수영



두메냉이



구름범의귀





톱바위취



풀무더기 속에 두메투구꽃이 꽃잎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바위돌꽃이다. 가지돌꽃에 비하여 전초가 크고 잎이 넓다

벌써 골돌 열매가 여물고 있다.


 

정상에서 더 어정거리다가는 시간이 너무 지체 되어

내려가면서 탐사할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 서둘러 하산을 한다.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에 아직 관광객들이 올라오지 않아서 좋다.


바위구절초와 나도개미자리가 부케를 만들고 있다.


벌써 열매가 커지고 있는 개화 후기다.


보고 싶던 두메냉이에 꽂혀서 바닥에 낮은 포복을 한다.





구름범의귀 열매


콩버들이 반갑다. 열매를 볼 수 있어서.

오래 전 이 녀석을 두어 장 밖에 담지 못하였기에 한참 업드린다.




비로용담은 이른 시각이라 아직 입을 벌리지 않았다.



산용담은 개화가 시작되기에는 좀 이른 시기이다.

아마도 산 아래쪽에서는 개화한 녀석이 있을 지 모르겠다



서피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배경으로 씨범꼬리가 꽃밭을 만들었다.






두메분취 한 무더기가 싱싱하다


노란만병초는 붉은 열매를 익히고


일행 중 백두산을 여러 차례 와 본 적 있으신 ㅈㅇㅇ님이 초지에 잠깐 들른다기에 뒤를 따랐다.

가이드 한테는 약속 시간에 맞추어 내려 가기로 이야기 하고

보라색 털부숭이 구름국화가 서백두 초지를 뒤덮고 있다





바위돌꽃 무리가 나타나서 발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난감해진다. 이 녀석은 수꽃이다



붉은색이 암꽃으로 골돌 열매가 익어가는 모습이다


바위돌꽃 군락을 벗어나자 자잘한 보라색 꽃이 반긴다. 두메투구꽃이다.




멀리 노란색 꽃무리에 달려가니 산미나리아재비가 먼저 반긴다.




화살곰취 군락이 멀리 노호배로 오라 손짓하는 듯

나도 모르게 그 앞으로 빨려 들어 간다


초지에서 너무 시간을 지체한 모양이다.

그래도 시간에 늦지 않으려서 연신 체크하고 있었는데....


급하게 계단으로 내려오는데 하~!! 부전바디다.

근데 카메라 배리가 비상신호를 보낸다. 옴마야~!! 여분의 배터리를 버스에 두고 왔다


몇 장 담지도 않았는데 아웃이 된다.

아~! 이 녀석은 꽃을 담아야 하는데....

급해서 폰 카메라를 들이대니 이런~~!! 폰 배터리도 비상이다.




그래도 아쉬운 대로 담긴 했다.



주차장이 가까워서 배터리를 꺼내려고 버스에 오르니 그제서야 소나기가 쏟아진다.

날씨가 참 히얀타. 우리는 탐사기간 내내 비를 만나지 않았다.


이동 중이나 밤새 비가 내리다가도 탐사가 시작되면 비가 그쳐 주는 행운이 따라주는 날씨가 계속 되었다.

서백두 탐사도 역시 마칠 때 쯤 비가 쏟아지니 참으로 복 받은 날씨였다.


그래도 10분 만 더 참아 주었으면 배터리를 바꾸어서 좀 더 담을 수 있었을텐데....


산문으로 내려 오니 마악 관광객을 실은 전용 버스가 몇 대 올라 온다.

산문 입구에는 관광객들이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