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4.
사흘 째 날 아침 식사를 끝내고 출발하기 전 호텔 주변 숲을 잠시 살폈다.
마당 한 켠 금불초 한 무더기가 멋지다.
이 녀석 털향유는 어딜 가나 지천이다.
흰꽃 털향유가 있다고 일부러 안내를 해 주니 그도 한 컷.
사실 나는 흰둥이들은 같은 종으로 보기에 흰둥이를 반색하는 사람들이 잘 이해가 안된다.
물통이 주변에 검은도루박이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국내에는 강원도 한 곳에 살고 있는데 이 곳은 물가에 흔하게 보인다.
곧 우리 팀 전용버스가 도착하고 1차 유령난 자생지 숲으로 출발하였다.
아직 유령난이 이를 거라는 인솔자의 설명이 있었지만 숲 바닥을 잘 살펴 보라는 말과 함께 일행들 모두 경사 급한 숲으로 올랐다.
숲 바닥은 이끼가 많아서 푹신푹신한 느낌으로 기분이 좋다. 중국 백두산 연변의 숲은 이렇게 건강하여서 부럽기만 하다.
린네풀 줄기도 바닥에 깔려 있다. 아직 꽃을 본 적이 없다고 꽃이 있으면 알려 달라 했더니 금방 꽃을 찾아놓고 부른다.
늦게까지 피어 준 두 송이 린네풀 꽃이 반갑다.
설악산을 낑낑거리고 올라야만 볼 수 있는 배암나무가 여긴 지천으로 나타난다
개석송이다. 깊은 숲이니 석송과 녀석들도 종류별로 나타난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비늘석송이다
설악산에도 자생한다고는 하는데 아직 거의 발견이 안 되는 것 같다
다들 업드려 있기에 뭔가 했더니 쌍잎란이 무더기로 나타난 모양이다.
모기 기피제를 뿌린 덕분에 모기가 달려들지 않아서 좋다.
기온이 낮은 기후 때문일까? 숲에는 거미줄이 보이지 않고 벌레들도 거의 안 보인다.
썩은 나무등걸 위를 이끼가 덮고 있고 그 위에 참기생꽃도 살고 있다.
유일하게 만난 한 송이 참기생꽃이다.
개석송 사이에 애기사철란도 꽃대를 올렸다
자주종덩굴이 보이긴 하는데 꽃을 피운 흔적은 없다
땃두릅나무가 많이 보였지만 열매를 달고 있는 녀석이 없다. 아마도 숲 그늘 때문에 개화가 여의치 못한 것 같다.
숲을 내려 와서 도로변을 따라 사면을 쳐다 보다가 한 그루가 열매를 달고 있는 것을 찾았다.
모두 유령난을 찾느라고 이리 저리 헤메는데 찾지 못하는 것 같다.
나는 속으로 유령아 제발 늦게 나타나거라 하고 빌었다.
늦은 만큼 나는 숲의 식물들과 눈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니까 말이다. ㅎㅎ
이번에 곤달비와 어리곤달비를 찾아보고 싶었는데 봐도 참 헷갈린다.
꽃잎이 4장이니 곰취는 아니다.
아주 얕은 날개 모양이 나타나긴 하지만 어리곤달비는 날개가 없다.
긴잎곰취가 잎자루에 날개가 있다는데.....
꽃줄기가 얼마나 긴지 전초를 담기가 참 난감하다.
만년석송도 나타난다.
포자낭수를 올린 흔적도 있다.
여기서도 귀박쥐나물과 참나래박쥐나물을 살피느라고 혼자 동떨어지게 되었다.
참나래박쥐나물이다.
아~!!! 문제가 있다. 도감의 내용에 의하면 참나래박쥐나물은 소화가 10개 라는데....
이 녀석은 6개 정도 밖에 안 된다.
잎자루의 날개와 귀부분에 톱니가 나타난다.
이것 만으로 참나래박쥐나물이라 단정할 수 있을까 갑자기 혼란스럽다
줄기에 자색을 띤 귀박쥐나물이 무리지어 나타난다
귀박쥐나물의 소화는 5개이다.
개화 중인 촛대승마도 한 컷.
여기서도 산꿩의다리는 꽃차례가 풍성하다
유령란 봉오리 하나를 발견했다고 옆에서 알려 준다.
아마도 어제 오늘 쯤 곷봉오리를 밀어 올린 모양이다. 일행들은 모두 흩어져 버려서 가까이 있는 서너명만 증명용으로 담는다.
산 아래서 빨리 내려 오리고 소리지른다. 아마도 포기 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는 모양이다.
에지간히 숲을 뒤졌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단체 움직임에는 최대한 눈총 받지 않을 정도로 협조를 해야하기에 급하게 산을 내려 간다.
미처 내려오지 못한 사람들을 기다리는데 도로변 아래 계곡에 금방망이가 노랗다.
헌데 유령난보다 더 반가운 녀석을 만났다
처음 이 녀석을 보고 설상화가 아주 짧기에 망초속으로 생각했다.
혹시 민망초일까 하고는 처음 보는 녀석을 열심히 담았다.
잎은 톱니가 없이 밋밋하고
줄기에는 털이 듬성듬성 보이고 능선이 몇 줄 있었다
나중에 인터넷으로 민망초 내용을 확인해 보니 이 녀석과 맞아 들어 간다.
근데 민망초는 망초속이 아니라 개망초속이다.
이번에 내가 보고싶은 탐사 식물 목록 중에는 눈괴불주머니 적어 눟고 있었다.
눈괴불주머니를 볼 수 있겠느냐고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이미 꽃이 다 졌다고 한다. 열매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했는데......
가이드가 눈괴불주머니라고 알려 주길래 반가워서 들여다 보니.....에혀~! 국내에도 흔해 빠진 가는괴불주머니다.
일행들이 황망하게 도로변을 이동하길래 뭔가 했더니 너도제비란이 있다는 것이다.
뭐 그리 귀한 것이라고 다들 잰 걸음을 재촉하는가 했더니 이곳에서도 잘 만나기 어려운 녀석이라 귀하긴 귀한 모양이다.
그래도 이것 저것 주변 잡풀떼기를 살피느라고 마지막으로 가서 두어 컷 날린 너도제비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