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한 번은 가 보고 싶던 곳, 용늪 탐사

by 여왕벌. 2016. 8. 2.

2016. 7. 28.


언젠가 한 번은 가 보고 싶던 곳이다.

고산 습지로 군부대까지 주둔하고 있고 행정구역 상 인제군과 양구군에 걸쳐 있는 보호 지역이다.


1997년 3월 대한민국 1호 람사르 협약 보호 습지로 등록되었다.

여태까지는 습지 보호를 위해 환경부에서 용늪 내부의 출입을 금지하고 하고 있었는데,

올해부터 테크가 설지되면서 용늪 내부 출입이 가능하게 되었고

하루 입장객 수를 제한하면서 생태체험 관광을 허용하고 있었다.

내가 활동하는 환경부 산하 기관에서 워크숍을 그 쪽으로 잡고 기관에서 출입 허가를 득하여 가 보긴 했는데....

테크가 설치되어 있어서 멀찍이서 볼 수 밖에 없었고 군인 아자씨들이 앞 뒤에 서서 재촉하고

테크에 걸터 앉는 것 조차 통제를 하는 바람에 제대로 관찰을 할 수가 없었다.


비가 뿌리고 바람도 불고 안개가 잔뜩 끼어서 촬영조차 원활하지 못하였는데 한 바퀴 돌고 나오니

그 곳 방문객들한테 안내하고 해설을 하는 분이 반겨 주신다. 군부대 소속이 아니라 양구군 소속이란다.


환경부 기관에서 오신 걸 몰랐다며 미리 알았더라면 안내를 드렸을텐데 다시 한 바퀴 안내하겠다는 제의에 우리는 얼씨꾸나 하고 따라 나섰다.


두번 째 탐사 때는 비도 그치고 구름도 많이 걷혀서 촬영하기에도 큰 무리는 없게 되어 정말 다행이었다

해설사의 설명보다도 최대한의 관찰과 촬영이 중요했기에 뒤쳐져 가면서 촬영을 하여 그런대로 만족하게 탐사를 마쳤다.


테크에서 업드리고 걸터 앉고 하며 낑낑거리고 담은 녀석들이다.


개통발이다.

백두산 주변 습지에서 본 적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다. 꽃은 거의 피지 않는다고 한다.

내 똑딱이로 최대한 당기고 부분 크롭을 하여서 이 정도이다.



이 곳 습지는 낮은 온도로 인해 죽은 식물들이 미생물 분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쌓여 만들어진 이탄층이 존재하는 습지로 

통 1㎜의 이탄층이 쌓이는데 1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기생꽃이다.

고산 여기 저기서 자생하는 녀석은 참기생꽃인데 기생꽃은 이 곳이 유일한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참기생꽃보다 전초 크기가 작고 잎의 모양이 도란형으로 끝이 둥근 점에서 참개생꽃과 구분이 된다.


마침 테크 가까이 풀이 헤쳐져 있어서 쉽게 담을 수 있었다.

관리하시는 분들이 아마도 식물 탐사객들을 위하여 테크에서 잘 보이게 해 놓은 듯하였다.

기생꽃과 참기생꽃에 대한 소고 : http://blog.daum.net/qweenbee/8891291





숙은처녀치마이다.

가지산이나 덕유산 등지의 고산에 자생한다는데 나는 아직 이 녀석을 본 적이 없다.

내년에 봐야 할 목록에 적어 놓는다.

이 녀석은 잎 가장자리에 거치가 없이 매끈한 점이 처녀치마와 구분이 된다.



테크 기둥 옆에도 숙은처녀치마 어린 녀석이 보인다.



비로용담이다.

이 녀석 역시 이 곳이 국내 유일한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한 봉지 소복하게 종자를 담고 곧 이소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흔하게 볼 수 없는 가는바디를 여기서 처음 만났다.

또 다른 자생지는 선자령이라고 한다.









지리강활이다.

이 녀석은 고산부 숲에서는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녀석이다. 






이 녀석은 강활이라고 한다. 산형과 녀석들은 참 어렵다.

여태 왜천궁으로 알았는데 함께 한 산형과 박사님이

왜천궁은 우리 나라에 실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고 이 녀석은 왜천궁이 아니라 강활이라 하니......



소엽병이 있는 부위의 엽축 관절의 꺾임이 특징이다.

천궁도 이렇게 엽축 관절이 꺾인다.





또 다른 산형과 왜우산풀이다. 누룩치라 불리는 나물로 인기가 있다.

이 녀석은 총포와 잎이 특징이 있어서 다른 산형과와 쉽게 구분이 된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습지 가장자리에서 참당귀도 보인다.



고산에서 볼 수 있는 꿩의다리다.





이 곳에는 제비동자꽃도 자생하는데 한 포기에 가까이 접근 할 수 있었다.







꼬리조팝나무도 붉은 꽃을 피우고 있다.

군데군데 습한 곳에서 보이는 목본류가 보이기도 하는데 이 곳도 주변의 작은 습지들이 육지화되어 간다는 우려가 있는 모양이다.

 



습지 안으로 관통하는 관찰 테크는 양구군에서 설치했다는데 이 테크의 개방은 올해 7월이라는 글이 보인다.

이전에는 일반인들은 이 습지 가장자리의 전망대에서만 습지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늪 입구에 신발을 깨끗하게 세척하는 장치가 있기는 하지만

이 테크를 통하여 일반 관광객들의 출입이 잦아지면 왜래식물들의 유입으로 습지 생태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습지를 향하여 들어가는 길 주변의 식물상들이다.

네잎나비나물



쉬땅나무




산꼬리풀(긴산꼬리풀인지 큰산꼬리풀인지 모르겠다)




회나무 열매다. 5수성으로 열매에 얕은 날개가 있다




습한 곳에 자라는 긴오이풀.

비슷한 녀석으로 가는오이풀이 있는데 가는오이풀은 수술의 길이가 훨씬 더 길다.




동자꽃도 한창이다




도라지모시대다 모시대다 의견 분분,

그래도 일단 화관이 크고 넓은 총상화서로 도라지 모시대로,



만삼도 보이고



둥근이질풀도 곱다



사면 한쪽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 아마도 심은 게 아닐까 했던 비비추



구름 속에서 술패랭이도 흐드러지고




매발톱도 자생하고 있다.



긴오이풀 무더기가 이뻐서



부대 입구에 주차헤 둔 차량에 도착하니 구름 안개가 자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