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27. 몽골 흡스굴.
울란바토르 칭기스칸 공항에서 7시에 출발한다던 비행기는 8시가 넘은 시각에서야 이륙하였다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스러운 경비행기에는 50명이 탈 수가 있었는데
주로 관광객들이 이용을 하는 교통편이라서 승객이 부족하면 자주 결항을 한단다.
결국 흡스굴에서 돌아 오는 항공 편이 결항되는 사태로 그 피해를 우리 팀이 당해야 했다
1시간 30분 만에 흡스굴 호수 가까운 무릉 공항에 도착하니 9시 30분, 아직 하늘이 훤하다.
오는 동안 비가 잠깐 내려서 활주로 바닥이 젖어 있었다.
설마 내일도 비가 오는 건 아니겠지?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공항 건문은 안동 시외버스터미널 보다도 더 작은 건물이었다.
짐이 나오는 동안 잠시 기다리면서 벽에 걸린 홍보판을 담았다
공항 앞에는 비행편으로 도착한 관광객들을 태우고 가려는 차량들이 대기 중이다
우리가 타고 다닌 버스이다. 아마도 LG 회사에서 쓰던 차량이었던 모양이다
몽골에는 우리 나라에서 사용하던 중고 자동차들이 많이 보였는데
**교통, 혹은 버스 행선지 까지 적혀 있는 표시를 지우지 않고 다니고 있어서 한참 웃었다.
한국산 중고 자동차라는 표시가 있는 것을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을 더 인정해 준다며 흔적을 지우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호수까지 가려면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타고 다시 2시간을 달려야 한단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인데도 밖은 어슴프레 아직 캄캄하지가 않다.
무룬 소재지에서 필요한 물과 술, 과일 간식거리를 사느라고 수퍼마켓에 잠시 들렀다.
알이 작지만 자두와 천도복숭아는 먹을만 하였다.
공항에서 출발한지 2시간 여를 달려서 흡스굴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었다.
2명씩 게르를 지정받아 짐을 넣고 한 밤 중에서야 저녁 식사를 하였다.
게르에 도착할 때 조금씩 내리기 시작 하던 빗줄기가 더 세어지면서 내일 탐사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공동샤워실에서 샤워 후 3시 가까운 시각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는데
게르 안에는 가장자리 둘레에 4개의 침대가 둘러 있었고 가운데 장작불을 지피는 난로가 설치되어 있었다.
난로는 잠자리에 들 때 한번 4시 경에 한번 장작불을 지펴 주었는데
밤 기운이 좀 추울 수도 있다는 정보와는 달리 난로의 불 기운이 뜨거워서 오히려 문을 열고 닫기를 반복해야 했다
우려했던 거와는 달리 전기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배터리 충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밤새 빗소리가 오락가락하는 듯 하더니 게르 가운데 지붕으로 빗물이 뚝뚝 떨어진다.
4시 30분 경 난로불 지피러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깨어서 뒤척거리며 빗소리의 크기에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에혀~!! 흡스굴 탐사 첫 날인데 날씨가 도와 주지 않는다
6시 쯤 간단하게 세수만 하고 있는데 빗소리가 약간 잦아 드는 듯 하다.
심하게 내리는 비가 아니고 부슬거리는 정도라 우의를 입고 움직일 만은 하였다
8시에 아침 식사를 한대서 잠시 호숫가를 산책하였다.
호소 주변 산 위로 하얗게 구름이 오르고 있다. 아마도 비가 그칠 조짐으로 보여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한밤 중에 도착하여 전체 모습을 보지 못했던 우리 일행이 이틀동안 묵은 게르 롯찌이다
몽골 유목민들의 주거 시설인 게르를 여러 동 지어 놓고 관광객들의 숙소로 이용하고 있었다.
이런 롯찌가 주변에 여러 개 있었다.
한쪽에는 한국의 방갈로를 연상시키는 시설도 줄지어 있었다.
흡수굴 호수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호수가 아니라 제주도 면적의 1.5 배 크기로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처럼 넓은 호수로 몽골에서 2번 째로 크다고 한다.
호수 위로는 갈매기까지 날아다니고 있었다.
소와 말들이 자유롭게 다니면서 풀을 뜯고 있어서 호수 주변 초지에는 말똥과 소똥이 아주 자연스레 굴러 다녔다
아침 식사는 빵과 소세지, 달걀후라이, 말유로 간단하게 먹었다.
부슬거리는 비를 맞으면서 가이드와 함께 4명은 뒷산으로 사전 탐사를 떠나고 남은 일행은 호수 주변 탐사를 시작하였다
물싸리는 초지 여기 저기 무더기를 이루고 있어서 주변 롯찌 풍광과 참 잘 어울렸다
울란바토르에서 만났던 산좁쌀풀속 녀석도 바닥에 흔하게 깔려 있었다.
곰취로 보이는 녀석도 초원 여기 저기 노랗게 서 있었는데 백두산에서 만났던 화살곰취는 아니었다
첫날 만났던 녀석과 다른 산형과 녀석으로 보이는데 자세하게 관찰하지 못하였다
제비고깔인가 했더니 꽃은 비슷하지만 잎의 모양이 달랐다
노란 꽃의 초오속 녀석이다. 노랑투구꽃과 많이 흡사하였다
이 녀석은 거의 검은색에 가까워서 꽃이 지는 모습인가 했더니 원래 색이 그 모양인 것이었다
색깔이 다양한 장구채속 녀석이다. 오랑캐장구채일까?
잎이 가늘게 갈라진 걸 보니 이 녀석은 제비고깔이다
첫날 산에서 만났던 작은 녀석과 달리 화서가 크고 붉은 부추속 녀석이 새롭게 나타났다.
잎 단면이 둥글고 속이 비어 있었다.
처음에는 물매화려니 하고 지나치다가 뭔가 다른 느낌에 살피니 잎이 닮긴 했는데 꽃이 달랐다
범꼬리 가족 중에 아주 작은 녀석이다
비는 계속 오락가락하고 있다.
부추과 녀석이 한꺼번에 네 송이를 세우고 있어서 다들 한 번씩 이 녀석에 집중을 하였다 =>Allium schoenoprasum
비는 계속 내리고 경등산화 속 양말이 축축하게 젖어 왔지만 꽃 탐사는 계속되었다.
몇 년동안 발을 편하게 해 주던 등산화가 드뎌 밑창이 벌어지는 바람에 보수 의뢰할 시간이 부족하였고
새 등산화가 있긴 했지만 몇 번 신어 보니 발이 편하지가 않아서 결국 경등산화를 신고 장거리 여행을 하게 된 게 좀 마음에 걸리긴 했더랬다.
나중에 합류한 회장님이 담아준 여왕벌이다.
호수 수변 가까운 곳에 그림으로도 본 적이 없는 현삼과로 보이는 노란 녀석이 눈길을 끈다.
꽃 모양은 수염가래 비슷했지만 잎은 빗살모양으로 깊게 갈라져 있었다=>
대충 담던 산좁쌀풀속 녀석을 자세하게 담아 보았다. 정확한 동정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몇 개의 도감을 확인해 봐도 이 녀석과 일치하는 녀석이 없다.
털이 하도 많아서 털좁쌀풀이 아닐까 했던 것도 빗나가고 결국은 새로운 산좁쌀풀 속 한 녀석으로 봐야겠다.
몽골의 식물은 그냥 어떤 녀석과 가깝다고 짐작할 수 밖에 없다
잎과 포엽의 뒷면에 선모가 가득하고 줄기에도 퍼진 털이 밀생하고 있다.
몽골에서 이틀 째 황기속 녀석도 세 종류가 보였다.
흰색과 자주색의 황기속은 크기와 화서가 거의 흡사했는데
아주 작은 자주색 꽃을 피우는 황기속 녀석이 또 눈에 띈다
이 녀석은 울란바타르 의 한 공원에서 봤던 자주색 꽃의 황기속 녀석이다.
흡수굴 숲 속에 있던 흰색 황기속 녀석은 줄기가 비스듬하게 서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고
초지에 있던 흰색의 황기속 녀석은 거의 바닥에 누워 있었다
이 녀석은 자주색 꽃을 피우는 아주 작은 황기속 녀석이었는데
화서가 작고 꽃도 몇 개 달리지 않았다.
옆에 있던 흰색과 비교해 보면 크기가 확실히 차이가 난다
호수 동쪽에 있던 다른 롯찌 주변 초지를 살피는데 참배아차즈기 모양의 노란 꽃을 피운 녀석이 눈에 띈다.
화서가 작고 동그란 오이풀속 녀석도 길다란 꽃줄기를 흔들고 내리는 비를 맞고 있다.
새로운 녀석들이 나타날 때마다 이 녀석이 뭐냐고 물어 온다.
낸들 몽골의 식물에 함부로 국명을 들이댈 수가 있간디?
다만 무슨과 무슨속 정도로 보인다. 그 정도로만 말 해 줄 수밖에 없다.
다들 몽골을 앞에 붙이면 된다고 우스개를 하는데 이 녀석은 몽골솜다리로 부르면 되겠지?
물매화를 무척 닮고 싶어하는 녀석이 또 여기 저기 나타난다.
빗속 호숫가를 탐사하는 내 모습을 함께 하던 일행이 담아준 유일한 내사진이다.
점심 때가 가까워오지 바는 거의 그쳐가고 있었다.
호숫가에는 닻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한국에서 닻꽃을 보려면 강원도 화악산으로 가야만 하지만
이 곳에서는 닻꽃도 그냥 풀일 뿐이었다.
풍경으로만 담던 물싸리도 들이대어 살펴본다
백두산에서 본 구름송이풀 녀석과 비슷한데 가지가 갈라지지 않고 키가 크다.
초지 한쪽 나무 아래 요상스런 녀석이 눈길을 잡는다. 잎이 길다란 선형이다.
꽃잎이 뒤로 제껴지지 않았다면 나도여로랑 무척 닮은 모습이었다.
아무튼 여로속 녀석이었다.
산에 올랐던 팀이 내려 온 모양이다.
점심 식사 시간이 다 되어 아쉬운 마음으로 게르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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