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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사는 이야기

새 학교 한 달.

by 여왕벌. 2015. 4. 1.

2015. 4. 1.

 

학교를 옮기고 한 달. 정신 없이 보냈다.

7시 15~20분에 출발하여 43km 길을 달려서 8시 경에 학교에 도착한다.

 

세대의 스쿨 버스는 아이들을 실으러 떠났고 아직 아무도 출근한 사람이 없다.

학교는 출산 준비를 하기 위하여 지푸라기를 물어 오르내리는 참새 떼들 재재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

학교 마당은 고요하기만 하다

 

오던 길에 더러 아이들을 태우러 가는 스쿨버스와 스쳐 지나기도 하는데

아직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지 않아서 출근길 도로는 한산하다.

 

8시 30분 스쿨버스를 타고 도착하는 아이들은 저녁까지 학교에서 먹고 8시까지 저녁 돌봄교실에 참석하는데

저녁 시간에 방과후학교 관악 프로그램이 끝나고 돌봄 일정을 마치면 8시부터 세 코스로 스쿨버스가 운행된다.

 

해서 나도 별 일이 없으면 8시 까지 학교에 머물다가 아이들이 출발하는 것을 보고 퇴근하곤 했다.

더러 하교하는 스쿨 버스를 함께 타고 상황을 살피기도 했는데 서둘지 말고 안전하게 운전하라 잔소리를 자주 한다

 

유치원 7명 초등 14명의 아이들이지만 각자 개성이 뚜렷하고, 참으로 순박한 심성을 가지고 있다.

유치원생 주희는 점심 식사를 하고 내 방 앞을 지나면 드르륵 문을 열고선

 

"사탕 주세요" 한다.

 

그 녀석은 내 책상 아래 사탕 상자가 있는 걸 안다.

내가 준비해 둔 사탕과 함께 눈치 빠른 유치원 샘이 젤리사탕 한 상자를 미리 사 주어서 나는 사탕 부자이다

 

일곱 개를 쥐어 주면 한 개 더 달라고 한다. 선생님도 드려야 한다고.

 

집에 가면 몸이 불편한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는 2학년 OO 이와  유치원생 OO 이 남매도

야간 돌봄을 하면서 저녁까지 먹고 가는데 그렇게라도 식사를 할 수 있으니 참 다행이다.

 

동생 OO이는 누나와 함께 가야하기에 초등학교 형, 누나들 틈에 끼어서 저녁 시간을 보내니까 지루하고 심심하기 짝이 없다

한 번은 동화책을 골라서 재미있게 읽어 주었더니 그 후로 나만 보면 책을 읽어 달라고 한다.

 

농사철에는 8시가 넘는 시간까지 들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저녁 식사 시간이  많이 늦고 아이들을 챙겨 줄 여유가 없다.

그래서 야간 돌봄교실을 운영하면서 숙제를 도와 주고 저녁 식사까지 먹여 보내는데

야간 돌봄교실과 토요 스포츠교실을 운영하느라고 드는 인건비가 만만치가 않다.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건 많은데 예산이 문제이다.

 

스쿨버스가 있으니 에지간한 곳은 움직이는데 따로 차량비를 들 일이 없으니 그 걱정 하나는 덜었다.

4월 부터 산과 들에 봄꽃이 많이 피기 시작하면 수요일 오후 시간에 아이들을 데리고 숲으로 다녀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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