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30. 서해안.
미쳐도 단다이 미쳤지. 하루 동안 얼마나 달렸는지 모른다
먹넌출 꽃을 본다고 새벽길 315km 달려 안면도에 도착하니 9시에 가깝다
먹넌출 계곡으로 가기 전에 꽃지해수욕장으로 잠시 차를 돌렸다.
석양 일몰 풍광이 아름다워서 사진 작가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곳이다
식물 탐사 여행에 중점을 두다가 보니 주변의 관광지는 돌아 본 적이 없었지만
7월에 들렀을 때도 이 곳은 그냥 지나쳤던 터라 너도 나도 찾아드는 이 곳을 한 번 쯤 들러 보고 싶었다
아침의 바위섬 풍광은 크게 매력이 없다.
10여 분 얼쩡거리다는데 오늘 일정이 촉박하여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먼넌출 자생지에 들르니 야호다~!!
다행하게도 대추꽃처럼 자잘한 꽃이 핀 듯 만 듯한 화서가 보인다.
7월에 하순에도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 갔었는데 이제사 개화를 하는 걸 그리 급하게 찾았으니 당연히 헛걸음을 했던 게다.
꽃을 피우는 게 겨우 몇 송이. 요게 다 핀 모습이다.
먹넌출 꽃을 보고 꽃지해수욕장의 바위섬 2개를 구경하는 여유도 잠깐.
갈워리 해안인가 뭔가 지난 번 갔던 곳을 찾는데 이누무 네비양이 찾지를 못한다
이쪽 저쪽 길로 들어갔다가 나오기를 몇 차례. 결국 천문동 열매를 보는 걸 포기 한다
우씨~! 네비양을 탓할 수도 없다.
이태 동안 업그레이드를 해 놓지 않았으니 누굴 탓하랴.
할 수 없이 또 다른 먹넌출 자생지로 한 바퀴 돌다가 큰 저수지에 잠시 차를 세웠다.
대팻집나무 열매를 보기 위함인데.....우이쒸!! 나무가 베어지고 없다.
못 주변을 살피다가 개쉽싸리도 찾고
검정말도 암꽃을 가득 달고 있어서 촛점 맞추느라 땀 꽤나 흘렸지만...벨로다
어리연도 담아 보고
대핏집나무 대신 까마귀베개 열매도 찾았다
장소를 옮긴 다른 못 둑에서 땅꽈리와 몇 종을 더 살피고
여우주머니는 벌써 단풍이 곱게 들었다
계요등 꽃도 깔끔하다
일정이 급해서 점심 식사도 걸르고 안면도에서 남쪽으로 100km를 달려서 김제 능제에 도착.
이 곳에 아직 만나보지 못한 한 종을 볼 수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찾긴 했는디.... 비슷한 것도 안 보인다.
저수지 물이 늦은 장마로 불어서 출렁거리는데 애꿎은 자라풀만 멀찌기서 몇 컷 담고 결국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다시 남쪽으로 80km 달려서 장성의 강가에서 여우구슬을 찾았지만 한 포기도 없이 싸악 사라졌다.
야생 당근도 마찬가지로 흔적이 없다. 능제에 이어 여기서도 목적 달성 실패.
꽃잎 오므린 큰백령풀 몆 장으로 아쉬운 발걸음 마무리하니 벌써 해는 기울어가고 있다.
그래도 영광까지 가야 한다. 물마디꽃과 갯당근을 봐야 하니까.
51km를 달리니 6시가 다 되었다.
산길을 걸어 오르다가 지도를 잘못 보는 바람에 다른 길로 들어서서 한참 헤메었다.
지도를 재확인하여 골짜기의 습지처럼 변해버린 묵논을 뒤지길 30여 분.
이 넓은 묵논 습지에서 물마디꽃을 어케 찾는단 말인가?
울고 시포라~~!! 오늘 조짐은 영 좋지가 않다.
갯당근조차 허탕 칠 것 같은 예감에 더 늦기 전에 돌아 서야 했다.
으흑~!! 결국 늦은 시각이라 갯당근 보는 걸 포기하고
원주까지 310km를 달려 도착하니 10시가 다 되었다.
오늘 도대체 얼마나 달린겨?
315 + 100 + 80 + 51 + 310 = 856 km
헉~!! 하루동안 달린 최고 기록이다!!
2000리길도 넘게 달렸다.
보려고 했던 건 겨우 먹넌출 하나 성공하고 덤으로 땅꽈리, 검정말 암꽃, 백령풀, 뻐꾹나리, 새박 정도가 더 있지만
검정말 암꽃 외에는 모두 몇 번이나 본 것들이고...하루 종일 신나게 달리고 또 달리기만 했다.
과일을 준비하여 먹으면서 달리긴 했지만
돌아가는 길에 휴게소에서 맛없는 비빔밥 한 그릇이 오늘 먹은 유일한 식사이다.
2000천리 길 개고생한 내 자동차~!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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