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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2014 제주 탐사 1-나한송,구슬꽃나무,보리장나무,참나무겨우살이,후추등,석창포,펠리온나무,호자나무,알록봉의꼬리,참식나무,남오미자,백량금,석위,

by 여왕벌. 2014. 1. 19.

2014. 1. 13.

 

겨울은 역시 제주이다.

혹시나 싶어서 단도리를 하긴 했지만 추위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의 육지의 초겨울 날씨다

 

도착 시간이 한나절이 지난 첫째 날은 수목원에서 나무의 겨울 눈을 주로 살폈다.

조구나무와 무환자나무, 산귤 열매를 몇개 채취한 거 외에 별 특별한 건 없었다

일찌감치 둘째 날 일정을 위하여 서귀포로 이동.

꽃동무와 통화를 하니 양치식물방 식구 몇 분이 내려와 계신다고 한다. 둘째 날도 내 일정대로 계곡 탐사를 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이동을 위하여 동쪽으로 차를 운전하는데 아침 햇살에 눈 덮힌 한라산이 장관이다.

몇 번이나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들었다.

 

 

 

올해 보려고 하는 나무 열매 하나 때문에 아침 시간 이 곳까지 멀리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생김새 조차도 이상한 열매는 다행스럽게도 몇 개 달려 있어서 촬영에 성공하였다.

 

가을에 익은 열매들이 거의 다 떨어지고 뒤늦게 달려 있는 몇 알을 겨우 찾았다.

그렇게라도 남아 있어 주어서 얼마나 고마웠던지.

제주에 드물게 서식하고 있다는 나한송 열매이다. 흑산도와 가거도에서도 서식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동그란 열매 아래 과탁이 열매처럼 또 붙어 있어서 눈사람 형상을 하고 있는데

그 중간에 길게 붙어 있는 꼬리처럼 생긴 것이 이상하였더니 가을에 떨어여야 하는 열매가 아직까지 떨어지지 않고 있다가

나무에 매달린 채 싹(뿌리)이 난 모습이었다. 과탁은 븕게 색이 나서 나중에 검게 변하였다.

 

 

 

 

오늘 탐사를 하려고 하는 내천의 계곡 탕사를 위하여 갔던 만큼 다시 되돌아 왔다.

하류 쪽에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기 위하여 빈 터에 차를 세웠다

처음 발걸음 하는 낯 선 곳에 대한 기대로 설레는 기분을 감출 수가 없다.

 

하천 가운데에서 부터 구슬꽃나무와 보리장나무가 반겨 준다.

구슬꽃나무는 내 정보에 없었던 녀석이라 더 반가웠는데 이 곳은 완전 집중적으로 서식하고 있었다.

 

 

 

  

 

보리장나무는 육지에서는 몇 번 보았지만 제주도에서는 처음이기 때문에 기대가 컸는데

내가 가지고 온 정보 보다 기대 이상이다. 두 녀석은 계곡으로 올라가는 내내 함께 하여 주었다

 

 

 

난상 타원형의 잎은 보리밥나무보다 더 두텁고 광택이 있으며 열매와 꽃의 크기도 작고 적갈색 인모가 많이 있다

 

 

어린 가지와 잎 뒷면에 적갈색 인모가 뒤덮고 있다.

 

 

초입에서 참나무겨우살이도 만났는데 상록수가 아닌 팽나무에 터를 잡아서 참 신기하였다.

계곡 주변 마을에 참니무겨우살이가 흔하게 보여서 매번 가르쳐 준 장소를 찾아 가서 보던 것과 달리 내 스스로 찾는 재미에 푹 빠지게 하였다

 

 

 

 

문제는 계곡이 너무 험한 것인데 혹시나 발목을 또 다칠까 하여 두 손의 도움믈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한 것은 겨울이라서 계곡의 물이 없다는 것인데 좌우의 숲을 살피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계절이었다.

 

상류로 올라 갈수록 큰 바위가 니타나고 험해져서 네발로 움직여야만 하였다.

갖가지 형상의 바위들이 어우러진 골짝 풍광은 정말 멋졌다.

  

 

 

왕모람, 모람, 마삭줄 덩굴이 상록수 밑 둥치를 감싸고 있는 숲은 찾는 이 없이 조용하기만 한데

가끔 인기척에 놀라서 푸드덕거리는 새의 날개짓 외에는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조용함을 만끽하는 즐거움도 쏠쏠하긴 한데 사람이 나타날까 봐 오히려 더 무서운 것은 세상 험해진 탓일 거다.

 

 

 

하천 바닥에서 좌우를 살피는데 저만치 계곡 사면 위쪽 어두운 나무 둥치에 붉은 열매가 보인다.

가재미 눈을 하고 한참을 쳐다 보니 후추등 열매이다. 외돌개까정 가야하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풍성하다.

 

 

바위와 잔가지를 잡고 비탈을 기어 오르니 어둡긴 하지만 담을만 하다.

 

 

 

 

촬영 후 사면을 따라 상류 방향으로 진행을 하는데 에구야~! 바닥으로 나려갈 수도 없는 절벽이다.

할 수 없이 다시 올라 왔던 곳까지 후퇴다.

 

비탈을 기어올라 왔다가 곧바로 바닥으로 내려 오기를 반복하면서 위쪽으로 탐사를 계속하는데 양치식물들이 여러 종류 어우러져 살고 있다.

고란초이다. 제주고란초라는 녀석도 있는데 아직 다른 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면 이 녀석이 제주고란초일 수도 있다.

 

 

 

이 녀석 이름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사철고사리일까?

 

 

 

버들참빗 이라는 녀석이다.

 

 

 

 

 

석창포가 아닐까 하는데...생각보다 작아서 긴가민가 한다

 

 

 

 

 

ㅎㅎ....드뎌 찾았다. 펠리온나무이다.

지난 여름 접근이 어려운 골짜기에서 그리워하기만 하던 펠리온나무를 처음 만났었는데

 

이 하천 계곡에 펠리온나무가 있다는 정보에 이 녀석을 찾아서 찬찬히 살피느라 진행 속도를 올리지 못하였더니

결국 찾긴 찾았다. 헌데 내가 입수한 정보상의 그 무리는 아니다. 이 골짝에는 펠리온나무가 산재하여 서식을 하는 모양이다.

 

 

이 녀석은 나무라고는 하지만 줄기가 부드러운데 꽤 오래 자란 녀석은 목질화 된 줄기를 가지고 있다.

잎은 한쪽으로 찌그러진 피침형 또는 긴 타원형이고

상반부에 몇개의 톱니가 있으며 첨두 예저로서 표면이 껄껄하고 뒷면에 짧은 털이 있으며 흰빛을 띤다.

 

 

높은 바위 절벽 주변을 살피다가 호자나무를 만났다.

바위 틈에서 자라서 그런지 키가 20cm 도 안 되는 것 같다

그래도 벌써 열매가 빨갛게 익었다.

 

 

수정목에 비하여 잎은 작지만 1cm 정도 긴 가시가 위 아래로 붙어 있어서 함부로 만지면 마구 찔러 버린다.

 

 

 

 

 

봉의꼬리가 무리지어 있길래 그냥 담았는데 자세히 살피니 엽축 주변의 색이 다르다.

알록큰봉의꼬리가 아닌가 싶다. 역시 알록봉의꼬리란 답을 얻었다.

 

 

 

포자엽은 이렇게 잎 폭이 좁고 가늘다.

 

 

솔잎란을 찾으려고 절벽을 살피며 진행을 하는데 계곡이 점점 더 깊고 험해진다.

앞으로 전진하기가 쉽지가 않은 큰 바위들이 가로막는다.

 

짧은 겨울 해가 기울기 시작하니 사위도 더 어두워진다.

솔잎란 찾기는 포기를 하고 하는 수 없이 계곡을 벗어나기로 하고 나갈 곳을 찾는데 그도 만만치가 않다

 

 

 

도로쪽으로 오를만한 곳이 보이길래 가시덩굴에 걸리면서 간신히 계곡으로부터 탈출을 하였다.

탈출하면서 필요에 의하여 사스레피나무 열매도 담아 본다 

 

 

 

하천 주변 마을 길 참식나무와 팽나무에도 참나무겨우살이가 많이 보인다.

 

 

 

 

참식나무는 벌써 열매가 다 떨어져 버렸고 꽃이 진 자리에 자방이 자라고 있다

 

 

개구리발톱 어린 잎이 귀여워서

 

 

 

길 옆 잡목에 기어 올랐던 돌외는 아직 열매를 달고 있다.

이 녀석도 암수딴그루라서 수그루가 있는 곳은 수그루들이 몰려 있는데

암그루가 있는 곳에는 또 암그루들이 몰려서 살고 있었다.

 

 

 

돌외 열매를 채취하는데 남오미자 열매 하나가 눈에 띈다.

 

 

차를 세워 둔 곳의 방향을 가늠하면서 하천을 끼고 반대쪽으로 내려오는데

다시 하천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곳이 보인다.

 

아직 시간이 그리 늦지 않길래 뭔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다시 하천 아래로 내려 간다

여기서도 호자나무를 만난다.

내년 봄 이 곳을 다시 탐사해 볼 요량인데 그 때 열매를 달고 있는 호자나무 꽃을 촬영할 수 있을 것이다.

 

 

 

 

붉은 열매를 달고 있는 백량금이 금방 눈에 띈다.

 

 

 

석위가 바위 하나를 통채로 접수하여 터를 잡고 있다. 

 

 

 

 

 

 

키 큰 백량금 몇 포기가 나타나는데 어라? 눈에 익은 모델이다 싶더니

옆을 보다가 허걱~!! 비명을 질러 버렸다.

 

 

 

그 곳이 펠리온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이었던 것이다.

계곡 초입부에서 드문드문 작은 녀석들을 만나긴 했지만 내가 찾으려 했던 이 펠리온나무 군락을 드뎌 찾았기 때문인다.

잠시 멍하게 서 있다가 이쪽 저쪽 살피니 그 면적이 만만치가 않다.

 

 

계곡 바닥에서는 어두워서 꽃봉오리를 제대로 담지 못하였는데

넘어가는 햇살 덕분에 그나마 좀 밝은 빛을 받을 수가 있어서 봉오리 부분을 다시 정성들여 담아 본다.

 

 

아래쪽 줄기이다.

 

 

 

 

펠리온나무에 정신이 팔려 있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와우~! 자연 목부작이 머리 위에 있었다.

 

 

 

길고양이 한마리가 숲 아래서 웅크리고 노려보는 통에 깜짝 놀랐다.

조용한 계곡에서 사람이 얼쩡 거리니까 아마 얻어 먹을 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 도망 가지 않고 기다리는 것 같다

 

펠리온나무에 흥분하여 더 이상 탐사를 진행하지 않고 다시 계곡을 빠져 나온다.

나홀로 탐사의 성과에 고무되어서 발걸음이 가볍다.

 

 

그래도  계곡쪽 수목을 살피면서 차가 있는 쪽으로 이동을 하는데 구실잣밤나무가 자연스럽게 숲을 이루고 있다.

지난 봄 꽃을 피우고 달려 있는 아직 어린 열매를 다시 담아 본다. 올 가을 쯤에는 토실토실한 열매를 떨구게 될 것이다.

 

 

 

 

 

하천 초입 출발할 때 보리장나무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보리밥나무도 아닌 것이 있어서 담기는 했는데

또 그 비슷한 녀석이 나타난다.

녹보리똥나무란 녀석이 있는데 아무래도 그 녀석에 대하여 자세하게 알아 봐야 할 것 같다.

 

 

 

 

 

잎이 딱딱한 비자나무다.

잎겨드랑이에 봉오리가 하나씩 달려 있는 걸 보니 수꽃봉오리다

 

 

 

 

후추등 덩굴이 나무 등걸을 완전 뒤덮고 있다.

이 녀석도 암그루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암그루가 모여 있는 곳에서는 여려 개체 모여서 산다

 

 

접근이 쉬운 곳이라서 봄날 암꽃 담기 적당한 장소 같다.

 

 

길 옆 빈땅에 큰망초 근생엽도 들따 보고

 

 

자주풀솜나물로 담았는데 단속적 수상화서인 듯하여 선풀솜나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선풀솜나물의 화서는 화서가 조밀하지 않고 단속적인 수상화서를 만들어 느슨하고 길다 

 

 

자주풀솜나물은 화서가 조밀하게 밀집하고

꽃대 가까운 줄기 잎이 주걱형을 하고 있고 총포 기부와 꽃자루에 길고 부드러운 밀모가 양털 처럼 뭉쳐 있다.

그렇게 보면 또 자주풀솜나물인 듯도 하고.

 

 

 

 

이제 제법 어스름해 지기 시작한다

숙소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밝을 때 서둘러 움직여야 한다

아직 미흡한 부분은 다음 기회에 다시 살펴 보기로 하고 하천 계곡 탐사를 종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