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잊어버린 거 없겠지 했다
카메라도 챙겼고 약도 넣었고 불도 잘 껐고
메모해 둔 수첩을 빠뜨리긴 했지만 폰에 메모해 둔 게 있으니 걱정할 거 없고.
여유있게 공항에 도착하여 짐을 챙겨 대합실로 들어섰다
점심식사가 여의치 못할 것 같아서 빵을 세개 사고 나서 항공권을 찾았다.
탑승 수속을 하기 전에 메모 내용을 다시 확인 차 고객용 컴퓨터에서 잠시 인터넷에 접속하고선 탑승 수속을 하고 격리된 공간으로 들러갔다
제주로 나를 실어줄 비행기는 벌써 대기 중이다.
뱅기가 출발하려면 아직 30분 정도 여유가 있다
방학이라 단체 여행을하는 학생들이 많다.
대기 중인 비행기를 내려다 보며 재잘거리는 걸 보니 한껏 들떠 있는 모습을 읽을 수 있다.
녀석들의 모습을 담으면 좋겠다 싶은데........
아뿔싸!! 클났다!
내 카메라!!
어쩐지 뭔가 허전한 것 같더라니.
허리에 차는 쌕괴 베낭만 신경 쓰느라고 뒷좌석에 있던 카메라를 차에 두고 왔다 .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으면 이건 완전 엉터리 여행이 되는디....
공항 검색요원에게 짐을 잊어버렸다고 하고선 다시 나와서 무거운 베낭을 짊어 진 채 정신 없이 달렸다
주차장이 멀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인지. 카메라는 자동차 뒷자리에 얌전하게 놓여 있었다
휘유!!
뒤통수에 땀이 축축하다
헌데 내 깜빡임은 이게 시작에 불과 하였다
다시 탑승 수속을 받기 위해서 신분증과 항공권을 내미는데 손에 들려 있는게 운전면허증이다.
어라?? 웬 운전면허증??
지갑을 열어 신분증을 찾으니......없다!!
아까 검색대 통과할 때 분명 신분증을 제시 했었는데??
짐 검색대를 통과한 짐을 챙길 때 신분증을 지갑에 다시 넣은 것 같은데???
아무튼 두번 째 다시 수속이라 일다 통과시켜 주긴 하는데 낭패패다! 다시 돌아 올 때가 문제다.
혹시 신분증 습득한 게 없냐고 물어도 없단다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몇 번을 뒤져도......헌디???
옴마야!!! 카드도 한 장 빈다.
카드를 어디서 썼지??
너무 당황스러워서 어찌할 줄 모르는데
마침 유니폼을 입은 분이 다가 온다. 아마 내부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같다
혹시 신분증 주운 거 없냐니까 신분증은 주으면 바로 직원들한테 전하는데 주은 게 없단다
카드는?
그랬다. 공항 내 빵집에서 사용했는데......
분명 싸인까지 했는데 그 다음은?? 아무리 생각 해도 그다음이 떠오르지 않는다.
쩔쩔매는 내가 보기 안 되었던지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빵집에 가서 확인 해 주겠다면서
내 전번과 이름을 손바닥에 적는다.
이미 개찰은 시작한지 한참되고 있었다
신용카드의 확인이라도 해야 겠다 싶어 아주머니의 연락을 기다리면서 다시 지갑을 뒤지는데 ......
오잉???
공무원증 뒤에 신분증이 있다.
아까 지갑을 다 털어도 안 보이더니 당황을 하니 겹쳐 있는 것도 몰랐던 거였다
후유!!! 등줄기까지 땀범벅이다.
신분증은 찾았으니 카드만 확인하면 되는데.....
검색대 쪽으로 고개를 빼는데 아주머니가 나타난다
카드를 들고서 개선장군 처럼 말이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신분증도 찾았어요
뭐라 감사 드려야 할지.....
빵집 종업원이 손님을 아무리 불러도 돌아보지도 않더란다
아주머니 성함도 여쭈어 보지 못하고
제주행 비행기에 여왕벌이 마지막으로 탑승을 했다
휘유!! 제주도 가기 힘들다
에혀!
내 깜빡이는 낙엽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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