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분지에서 성인봉으로 오르는 숲길에서 큰두루미 꽃 열매를 따는 내내
어떻게 하면 요 앙갚을 할까 꽁꽁 앓았슴다요.
내 보고 말이 앞서는 사람이라고 모욕을 했겄다?
우씨~! 두고 봐라 그냥 안 넘어 갈겨.
어쩌다가 울릉도에 모임이 있어서...3일간 다녀 왔슴다요
헌디 지는 꽃 아그덜 보고자버서 대부분의 시간을 따로 놀다가 왔구먼요.
관광객이 몰리니까 울릉도 인심도 고약하게 변했더만요
도동 골목에서 국수 한 그릇 사 먹으러 식당에 들어 가니께....한 그릇은 안 판다고요.
아침도 대충 먹었고 점심 때도 늦어서 배가 고팠지만 암 말 않고 물러섰져. 안 판다는데 워쩌유?
문 닫으면서 하는 말.
" 죄송합니다~~~"
죄송할 일을 왜 한대여?
그 식당 이름이 <독*식당>이라고요.
바로 전 날 일행들이 그 식당에서 따개비 칼국수를 먹었거덩요.
그 식당도 울릉도 분이 추천을 해 줘서 들어 간 곳이었는데 한 그릇은 안 판다고 문전박대를 합니다요.
몇 군데를 눈치를 보다가 <해운식당>이란 곳의 문을 열면서 또 쫒겨 날까 봐 들어가지도 않고 물었습니다
"한 그릇도 팔아요? "
주인이신 듯한 할아버지 한 분이 무슨 말이냐고 들어 와서 주문하라 하십니다
식당마다 한 그릇은 안 판다 캐서 먼저 여쭤 본 것이라 하니까
걱정 말고 주문 하라시네요.
저 말고도 테이블에는 식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도 한 그릇이라고 내치치 않고 받아 주었슴다요.
나리분지에서도 비빔밥 한 그릇도 못 얻어 먹을 뻔 했져.
<나리촌식당>이라는 식당에서 밥을 시켰더니만
서빙을 하는 아줌마가 사장이 한 그릇은 원래 못 팔게 한다면서 인심 쓰듯이 가져다 준 비빔밥을
내 돈 주고도 거렁뱅이 눈치밥 먹 듯이 먹고 나왔습져.
한 그릇을 팔아 봐야 시간만 낭비되고 남는 거 별로 없다는 게지요.
제가 갔을 때는 손님이 빠져 나가고 한가한 시간대였슴다요.
손님이 붐빌 때야 한 그릇 손님이 반가울 수는 없을 거지만 그래도 여행객을 이렇게 거렁뱅이 기분이 들게 해서는 안 되는 거 아입니까요?
그래도 칼국수 한 그릇 못 얻어 먹고 쫒겨난 식당 보다는 쫌 났더만요. 기분이야 썩 좋지는 않았지만 허기는 면하게 해 주었으니께여.
영수증이 필요해서 카드를 내었더니 10000원 이하는 원래 카드를 안 받아 준다면서 떨떠름한 표정으로 결재를 해 주더군요
사장의 표정은 꽤 성가시다는 듯 웃음기라고는 찾아 볼 수도 없었고 손님인 내가 오히려 카드를 내어서 미안한 맘이 들 정도였으니께여
돈이 얼마이든지 카드 결재는 해 주어야 하는 게 당연한 거지만 10000원 미만의 돈을 카드로 내면 왜 주눅이 들어야 하나요?
식사를 끝내고 나오면서 한 그릇이 100 그릇이 될 수도 있지 않느냐니까.
그릇을 치우던 일하는 아줌마 왈~!
" 그런 말 하는 사람 치고 다시 오는 거 못 봤다.
말이 앞서는 사람 치고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 없더라. "
아이쿠야~! 한 방 크게 먹었습니다요.
사실 내가 울릉도에서 100 그릇 팔아 줄 방법은 없었거덩요.
직접 손님은 델꼬 오지 못하더라도 여행 후기를 잘 써서 여러 사람이 읽으면 선전이 되지 않느냐니까
자기네 식당도 홈페이지가 있다고 하네요.
니 까짓게 뭘 도움이 되겠냐는 투로 따박 따박 말 대꾸를 하면서 손님의 기분을 언짢게 하는 재주도 가지 가지입니다요.
제 블러그에 드나드시는 분들이 기분 좋은 여행 후기를 읽고서 일부러<나리촌> 식당을 찾을 수도 있고
아니면 이런 글을 통해서 손님을 쫓아버릴 수 있다는 걸 몰랐나 봅니다요.
우씨~! 울릉도로 학교를 옮겨서 학교 식구들을 델꼬 가서 그 말이 쏙 들어가게 해뿌러?
하도 기분이 나빠서 어떻게 앙갚음을 해 줄까 하고 꽁꽁 앓다가 이렇게 앙갚음을 합니다요.
내도 꽤 대범한 줄 알았더니만 아마 내 소가지가 밴댕이 소갈딱지 만 할 겁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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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분지 주변에서 만난 녀석들이다.
천부에서 미니버스로 15분 정도 올라가면 편편한 분지가 나오는데 그곳도 광광지로 개발되어서
지역 주민과 기념품가게, 식당 등의 16호의 집이 들어서 있다고 한다
부지깽이나물로 불리는 섬쑥부쟁이와 더덕, 물엉겅퀴를 재배하여 소득을 올리고 있었다.
더덕밭 가장자리에 왕둥굴레가 검은 녹색 열매를 구슬처럼 주렁주렁 달고 있다.
한 녀석은 뿌리를 반 쯤 드러내 놓고 있었다.
밭 가장자리에 한 무더기 황기가 꽃을 참하게 피웠길래
주차창 부근 숲에 내 손바닥보다 더 큰 잎은 단 왕호장이 키가 3m 정도로 우렁우렁하다.
독활도 동그란 화서를 달고 있는데 울릉도에서는 초절임한 독활 줄기가 반찬으로 나왔었다.
중간 중간 조경을 해 둔 참나리가 고와서.
당아욱은 꽃이 고와서 눈길이 가는 녀석인데 접시꽃을 닮았지만 일년초이다.
정선의 곤드레 비빔밥은 고려엉겅퀴 싹으로 나물을 이용하는데
울릉도에서는 물엉겅퀴를 산나물로 재배를 하고 있었다.
사동 쪽에서 담았던 물엉겅퀴 꽃이다.
담배풀일까 했는데 꽃자루가 있는 걸로 봐서 긴담배풀로 봐야겠다.
헌데 원줄기의 성장 중간에 갑자기 여러 개의 가지가 갈라져 사방으로 퍼지는 모양은 영락 없는 담배풀이다
긴담배풀은 위쪽에서 가지를 많이 분지를 하는 경우가 많다.
서러운 비빔밥을 먹은 후 천부로 내려가는 오후 3시 미니버스를 타기까지 성인봉 쪽 등산로 주변을 살폈다
도둑놈의갈고리가 보인다.
전초 크기가 작고 꽃줄기에 잎이 보이지 않고 잎은 줄기 아래쪽에만 보이길래 애기도둑놈의갈고리가 아닐까 싶어서 신나게 담았다.
헌데 숲 바깥에 볕을 잘 받는 녀석들을 보니 꽃줄기 중간에 잎이 많이 나 있다. 그냥 도둑놈의갈고리로 봐야겠다.
숲 바닥은 온통 큰두루미꽃으로 덮여 있었다.
동그란 열매도 이미 거의 다 떨어지고 겨우 몇 알이 붙어 있는 게 보인다.
열매를 따서 주머니에 몇 알 넣었다.
산형과 녀석들이 드문드문 보이는데 이름을 불러주지 못하겠다.
넓은잎쥐오줌풀도 잎만 남아 있고 드물게 섬초롱꽃도 보인다.
울릉도와 제주도에만 서식하는 뱀무도 얼굴을 내민다
이 녀석은 섬남성이다. 잎에 얼룩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섬노루귀 잎이 손바닥 만큼 자라서 숲 아래 올망졸망 모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