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10.
일기 예보상으로는 비가 올거라는데 그리 걱정할 정도의 양은 아니라 7시 숙소를 빠져 나와서 진도로 향하였다.
어제 저녁 목포의 꽃동무 부부와 함께 저녁을 맛있게 먹은 후라서 아침은 빵과 우유로 간단하게 해결한다
가는 도중 묵논이 물통이에 먼저 들르니 주변 산자락에 애기등이 한창이다.
이 물통이는 6월에 왔을 때 내가 발견한 곳이다. 덕분에 안내해 주었던 목포 꽃동무 부부한테 물별을 보여 줄 수가 있었다
애기등 꽃이 8월에야 피는 걸 6월 중순에 와서는 혹시나 성질 급한 녀석이 없나 꽃을 찾으려고 설쳐대었으니...
그 옆에 덩달아 계요들도 설탕가루 잔뜩 뒤집어 쓰고 망초 줄기를 감아 올랐다
다북고추나물인지? 아니면 고추나물인지...이름을 붙이기 망설여진다
이른 시각이라 좀고추나물이 보기 좋다.
12시가 넘으면 이 녀석은 꽃잎을 닫아 버려서 올해는 개화 상태의 녀석을 처음 만났다
개발나물 종류도 접근하기 겁이 난다.
올미다, 6월 중순에 꽃이 피는 녀석들이 있었는데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다
며느리밥풀 꽃을 아직 제대로 공부해 두지 않았다.
일단 그냥 며느리밥풀꽃으로 올려 둔다
인동덩굴도 하얀 꽃 다 떨어뜨리고 녹색 유리구슬같은 열매를 달고 있다
닭의난초가 한가득 먼지같은 씨앗을 달았다.
물통이를 버리고 조도만두가 있는 곳에 도착한다.
후둑 후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솔밭 가장자리에 털보 여우콩이 열매를 맺었다. 간신히 꽃을 찾았다
생긴 모양이 만두를 닮았다는 조도만두 열매이다.
많은 암꽃이 피는 것에 비하여 열매는 아주 드문드문 보인다.
열매 껍질을 벗을 종자가 붉은 종의에 싸여 있다.
6월에 꽃이 피는 걸 보고 왔던 어린 대추만한 까마귀베개 열매가 소나기로 샤워 중이다.
이 녀석은 변신을 몇 번 하는데 녹색에서 노랗게 변하다가 붉은색으로 다시 바뀌어서는 결국 까맣게 익는다
그래서 까마귀베개라 하는 모양인데 까마귀가 요만한 베개를 베고 자는지는 상상에 맞긴다. ㅎ
이 곳의 애기등은 거의 다 지고 열매가 달려 있었다.
다행하게도 논둑 위에 작은 덩굴에 애기등 꽃이 깨끗하다.
빗줄기가 세어지더니 본격적으로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우산을 펼쳐들고 사진을 찍으랴 카메라에 빗물 닦으랴 손이 바쁘다
오라가락 하는 소나기성 비도 걱정이고
방기 열매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다.
출발하여 이동을 하는데 좀나팔꽃인가 했더니 돌동부가 풀 줄기를 타고 연보라색 꽃을 피웠다.
6월의 방기 덩굴 자리를 찾아서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달렸다.
헌데....아무리 찾아도 열매가 안 보인다. 아마 모두 수그루였던가 보다.
에혀~! 꽃 대신에 열매라도 보려고 했더니만...꿩대신 닭이라고 늦둥이 은꿩의다리와 눈 맞춘다.
큰 풀들 사이에 괭이싸리가 용케도 꽃을 피웠다.
줄기가 포복성으로 바닥을 기면서 온통 털부숭이인 녀석이다
저수지 한 군데에 들러서 진땅고추풀을 찾는데 외풀 종류만 보인다.
후둑 거리던 비는 본격적으로 쏟아지는데 우산을 받쳐들고 조그마한 녀석을 찾느라 마음이 조급하다
가느다란 선형의 잎새에 하얀 좁쌀 같은 꽃이 보인다. 백운풀인가 싶어서 카메라를 들이대니 꽃자루가 길다
긴두잎갈퀴다 ~! 아직 만나 보지 못한 백운풀을 기대하였더니 긴두잎이 뭐람. 엥~!
ㅎ..드뎌~~~~찾았다. 진땅고추풀~!
헌데 이렇게 한 구석에 손바닥만큼만 자라고 있다니..
장대 같은 소나기에 바짓가랑이가 후줄근하다. 빨리 철수한다.
무등산에 가서 한 가지 만나 보려 했는데 비가 쏟아지고 벌써 12시를 넘겼으니 꽃잎을 닫아 버렸을 것이다.
내년에 만나 보기로 하고 먼길 경남으로 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