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10.
남쪽으로 내려온 기회에 애기더덕을 재 확인해야 했다. 부산 쪽으로 가는 길 중간 지점이니 잠시 들러 보면 된다.
헌데 진도에서 1시가 넘어서야 출발을 했는데다가 중간 중간에 소나기가 쏟아져서 속력을 낼 수도 없었다.
더구나 피곤하고 졸려서 휴게소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목적지에 도착을 하니 5시 30분이 훌쩍 넘었다.
흐린 날씨라서 어두운 숲 그늘에 제대로 확인하고 담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시간을 아껴야 했다.
최대한 차를 움직여서 갈 수 있는 곳까지 도착하여 무거운 걸음으로 산을 올랐다.
지난 번 왔을 때 애기더덕이 있는 곳이 꽤 먼 거리라 생각을 했는데 두어 구비 돌아서니 눈에 익은 장소가 나온다.
헌데...에게게~! 꽃봉오리가 팥알만 하다. 꽃이 핀 모습을 보려 했는데 글렀다.
그래도 한 달 전의 모습에서 더 자라지 않은 줄기와 그대로 자그마한 잎은 애기더덕이 확실하다는 걸 확인시켜 준다.
지난 번에는 빗물이 묻은 잎을 찍었지만 마른 잎의 양면을 보니 덮고 있는 털이 대단하다는 걸 알 수가 있었다.
뿌리는 역시 짧고 둥그스름하였다. 애기더덕을 애기소경불알이란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우는 이유를 알겠다.
소경불알도 잎에 털이 무척 많고 뿌리가 둥글다. 이제 확실하게 애기더덕으로 도장을 찍었다
되돌아 내려오던 길에 마악 꽃이 필 것 같이 부풀어 오른 봉오리가 보인다. 하~! 이틀만 더 있으면 필 것 같은데 아깝다.
지난 번에 발견했던 대마참나물이 꽃을 피웠다.
가야산에서 본 적이 있던 대마참나물은 대마도에서 처음 발견이 되었다고 해서 이 녀석 이름을 대마참나물로 붙였다.
근생엽과 경생엽은 3장의 소엽으로 이루어져 있고 엽병은 6-17cm이다.
잎가장자리가 물결 모양을 이루면서 결각상 톱니가 있다.
잎이 작은 비비추가 길다랗게 꽃대를 올렸다. 좀비비추로 보기에는 꽃대가 너무 길다.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을 듯 한데....
풀고사리도 여전히 싱싱하게 새 잎을 올리고 있고
발풀고사리도 질세라 연두색 잎을 키우고 있다.
늦은 시각 짧은 시간에 서둘러서 애기더덕을 확인한 것으로 이 곳의 목적을 다했다.
이제 좀 편하게 쉬어야겠다.
군 소재지에서 전에 머물던 숙소를 찾으니 휴가철에 방학에 관광객이 얼마나 몰렸는지 방 값이 장난이 아니다. 7만원을 달랜다
할 수 없이 옆의 숙소에 들어가니 시설은 좀 떨어지지만 그래도 깨끗하였는데 4만원에 하루를 쉴 수 있었다
이른 아침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비진도콩과 처진물봉선을 보기 위해 출발을 하였다.
고개를 오르던 중간에 잠시 차를 멈추었다.
길옆 물이 흐르는 곳에 좀고추나물이 꽃술을 활짝 펼쳤다.
이 녀석을 오전에만 잠시 꽃잎을 펼치기 때문에 아침 시간에 만나지 않으면 곷이 핀 모습을 담을 수가 없다
9시 50분 드뎌 목적지에 도착이다. 천천히 차를 움직이면서 좌우를 살피는데 어라?
큰개현삼인가? 좁고 길쭉한 꽃받침을 보면 토현삼 쪽인디...화서가 벌지 않고 집산형으로 난 걸 보면 토현삼으로 보기도 애매하다.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 녀석일까?
천선과나무 열매가 곱게 익어가고 있는데 한 쪽에는 어린 열매가 달려 있다.
이 녀석은 무화과로 꽃이 피지 않으며 화낭이라는 어린 열매 같은 꽃주머니 속에 꽃이 들어 있는데 암수딴그루이다.
이 녀석은 암수딴그루로 봄에 달린 화낭은 이듬해 6~7월에 익는다
그러니까 이 붉은 열매는 작년에 달린 화낭인 것이다
올해 마악 달리기 시작하는 화낭은 아직 이렇게 작다.
바닥에 떨어진 열매를 주워 모으니 색이 곱다.
열매 위 쪽에 있는 배꼽을 통하여 작은 벌이 열매 속으로 들어가서 그 안에 알을 낳고
성충이 되어서 나올 때 꽃가루를 묻혀 나와서 암꽃 열매와 수꽃 열매 속을 옮겨 다니면서 수정을 한다고 한다
열매를 갈라 보았는데 열매 안의 작은 동그란 것이 자방인 줄 알았더니
나중에 열매 단면을 루뻬로 들여다 본 꽃동무가 벌레집이더란다.
으~~~~! 징그러워라.
머리 위를 쳐다보니 커다란 깃꼴 잎을 가진 나무에 꽃이 피었다. 쉬나무는 아닌 것 같은데???
오호라~! 머귀나무였다. 진도에서 머귀나무 열매를 본 적은 있지만 꽃은 처음 대면이다.
아마 깃꼴 잎을 가진 나무 중에서 잎이 가장 대형일 것이다.
어린 가지에는 짧은 가시가 있는데 굵은 아래 기둥에도 가시의 흔적이 남아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긴 세모꼴 3소엽을 가진 비진도콩은 숲 아래 관목과 풀 줄기를 감고 있었다.
꽃 주저리를 아무리 찾아 봐도 화서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꽃을 보려 했는데 실망이 크다.
잎 표면의 연녹색 무늬가 인상적인 녀석이다.
처진물봉선 군락은 여전히 풍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헌데 꽃이 핀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 간신히 4~5개의 꽃을 찾았다.
그래도 헛걸음 하지 않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 녀석은 다른 물봉선과 달리 꼬리 모양의 거가 말리기 않고 그냥 휘어져 있는 정도이다.
물봉선 잎에 매미가 탈피를 하고 벗은 껍질이 그대로 매달려 있다.
성충으로 우화하기 위하여 많은 시간을 땅속에서 보내고 변태를 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용을 썼을까?
보름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서 처진물봉선 잎이 이렇게 지쳐서 추욱 처져 버렸다.
숲 아래 두어 포기 큰천남성도 보인다.
이 녀석은 귀뚜리마 종류인지 메뚜기 종류인지 모르겠다.
더 이상 지체하면 부산 시내에서 차량 물결에 갇혀 버릴 것 같다.
비진도콩 꽃에 대한 미련이 남지만 아무리 찾아 봐도 없을 것 같아서 이동하기로 한다
숲을 얼마나 빠져나왔을까? 혹시나 하면서 주변의 철망을 두리번 거리는데....
꺄아~! 꽃이다. 철망을 감고 올라 있는 줄기에 노랗게 피어 있는 비진도 콩 화서.
더도 덜도 아니고 딱 한 송이다.
작년에 담은 열매이다. 열매는 이렇게 자주색으로 익는다.
숲 안에서는 덩굴만 보이던 돌외 덩굴도 함께 철망을 타고 올라서
화사하게 꽃을 피웠다. 화서가 크고 풍성한 수꽃 화서이다,
오늘도 깨닫는다. 찾으려고 노력하면 다 보인다고.
마지막으로 담은 단풍마 암꽃이 이쁘게 늘어져 있다.
잎자루 기부 양쪽에 돌기가 나 있는 게 단풍마의 특징이다.
이제 점심을 해결 해야 한다. 바로 아랫 동에네 밥을 먹을 식당이 있다고 한다.
비빔회 한 그릇 맛있게 먹고서 허기진 배를 채운다. 1시 30분.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