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중순.
그랬다. 어제 지도를 들고 조도만두나무가 있던 곳으로 오는 길을 네비 아줌씨가 일러준대로 따라 왔더니
목포 꽃동무가 늘 다니는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알려 주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첫날 내가 말하던 물통이 습지와 꽃동무가 생각하고 말하던 습지는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덕분에 습지 식물 올미와 물벼룩이자리를 보았으니 오히려 행운이라 할 수 있었다.
목포 꽃동무 부부와 또 다른 꽃동무는 올미와 물벼룩이자리를 보고싶다고 그리로 가자 한다.
이 번에는 내가 안내자가 되어 물통이에 도착을 하였다. 목포 꽃동무도 한 번도 와 보지 않은 곳이라 한다.
올미는 하루 사이에 꽃이 시들어 버리고 몇 송이만 보인다.
또 다시 귀여운 물벼룩이자리와 눈씨름 한판을 끝내고
넓은잎미꾸리낚시 잎새도 곱다.
무리를 지어 있는 모습이 싱그럽다. 곧 화서를 올려서 자잘한 꽃을 피워대겠지.
이 녀석을 두고 한참을 끙끙거렸다.
고추나물 종류도 아니고 바늘꽃 종류 같기는 한데 좀 이상하고...
결국 바늘꽃 종류로 확인이 되었다. 붉은색이 든 모습 때문에 좀 헷갈려버렸던 게다.
바늘꽃 줄기와 잎 뒷면에 이렇게 밀모가 덮여 있는 줄 몰랐다.
ㅎㅎ.....어제 보지 못하고 갔던 조도만두 암꽃이다.
이렇게 자잘하게 붙어 있는 걸 살피지도 않고 꽃자루 길게 늘어 뜨리고 있는 수꽃만 진탕 담아가서는 암꽃이 안 보이더라고 했으니...
오렿게 어릴 때 모습 비슷한 납작한 원형의 만두 모양으로 열매가 붉게 익는다.
이렇게 가지 아랫쪽에 수꽃이, 위쪽으로 암꽃이 피고 있는데 우째 수꽃만 피는 걸 보고 갔으니....
오래 머무를 시간이 없다. 방기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진도에 오면서 혹시나 방기를 만났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우연하게 먼 곳의 꽃동무와 통화하다가 어느 임도 고개에 봤다는 정보를 알게 되어 급하게 찾아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목포의 꽃동무도 방기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 하기사 꽃도 눈에 띄지 않는 그 덩굴식물에 관심이 있을 리가 없다.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지 몇 번을 주저하면서 요란스럽게 길 공사를 하고 있는 임도길을 제대로 짚었다.
덤프 트럭과 마주치면 어쩌나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하게도 한 번도 마주치지 않고 방기를 찾았다.
하나라도 놓지지 않으려고 집중하던 시야에 둥그런 잎을 단 덩굴이 들어오기 무섭게 얼마나 방정을 떨어대었던지...ㅎㅎ
암수딴그루로 10~20cm의 총상꽃차례에 황백색의 꽃이 모여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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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의 모양은 하트 모양에서부터 3~7개로 결각지게 갈라지는 변화가 심하였다.
덩굴성 식물인 이 녀석은 10m 높이의 나무 위까지 덩굴을 올리고 있었다.
꽃이 피지 않아서 다시 한 번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쉬운 발걸음 돌렸다.
내려오는 길, 닥나무열매에 또한 번 희희낙락하고.
중부지역에는 꾸지나무만 흔하게 자생하는데 닥나무는 남도 지역에서만 볼 수 있어서 여적 이 녀석을 보지 못했었다.
4시 40분이 넘었다. 마지막 꽃자리 한 곳을 들러야 하길래 급히 출발이다.
30 여분을 달려 도착한 곳 자란이 필 때 장관이라는 이 곳은 이미 자란은 씨방을 여물리고 있다.
자란 꽃이 폈다고 꽃동무가 반갑게 부른다. 그래도 손님이 왔다고 뒤늦게 피워준 두 송이 자란이 고맙다
산해박이 저녁 때 꽃을 피워서 아침 나절에 꽃잎을 접는다는 사실을 안지 얼마 되지 않는다.
날씨가 꿀꿀해서 그런가 아니면 저녁 때가 되어서 그런가 산해박이 여기저기 꽃잎을 펼쳤다.
닭의난초는 영남지역보다 개화가 좀 늦은 것 같다.
하늘산제비란이 꼬리를 하늘로 치켜들었다.
꽃이 진 후의 끈끈이귀개 황금색이 얼마나 눈부시던지...사진에 담긴 모습이 무척 화려하다
열매가 알차게 여물었다. 진도의 야산 곳곳에는 끈끈이귀개가 널려 있었다.
아무래도 이 녀석은 끈끈이주걱과 달리 물기가 없는 곳에서도 잘 자라는 녀석 같다.
화려하던 시간의 끝은 이렇게 검게 변하여 후세를 떨구면서 생을 마감한다.
바다에도 어스름 저녁 기운이 시작되고 있다.
발풀고사리 군락이 장관이다.
무덤 옆 타래난초도 분홍색 꽃타래를 감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