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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남도 꽃여행3-호자덩굴,마삭줄,긴잎제비, 자주잎제비,풀고사리,노란별수선,병아리난초,백운기름나물,모람,정금나무,갈래꿀풀,끈끈이귀개

by 여왕벌. 2012. 6. 20.

2012. 6. 중순. 진도.

 

섬의 정상부 고갯길을 올라서 다시 내려가기를 반복하니 해안 가까운 숲길이 나타난다.

헌데 바람이 세고 비가 후둑거리며 숲이 요동을 치는 모습이 좀 으시시하다.

숲길을 살피면서 한참 들어 가도 꽃이라고는 한 포기도 보이지 않는다.

겨우 비를 기다리는 마삭줄 덩굴이 고작이었다

 

 

 

 

20 여분 지났을까? 꽃동무가 도착했다는 전갈이 온다. 

내가 보고자 했던 호자덩굴은 꽃동무와 합류하고서도 한참을 더 가서야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제주도에 그렇게 뻔질나게 다니면서도 어째 기회를 잡지 못해서 꽃을 보지 못했던 호자덩굴 꽃을 신나게 담았다.

 

 

 

 

 

이 곳 어두운 숲에도 쥐꼬리풀은 불쑥 불쑥 나타났다.

 

 

 

 

와우~~!!! 천일담베풀이다. 이 녀석은 꽃이 필 때까지 주걱모양의 뿌리잎이 방석처럼 퍼져 있다.

온라인 상에 천일담배풀이라고 올려둔 걸 보면 모두 엉터리다.

 

 

천일담배풀과 관련한 웃지 못할 사실이 있다.

제주도의 한라산자락 숲에서 애기담배풀과 천일담배풀을 만나고서도 이 녀석을 애기담배풀로 함께 올려두었었다.

그래 놓고도 천일담배풀의 실체를 몰라서 얼마나 끙끙거렸던지....

 

돗가비님 홈에서 천일담배풀을 보고서야

내가 또 다른 애기담배풀로 올려 둔 녀석이 바로 천일담배풀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기막히던지.

 

 

애기담배풀도 거의 비슷한 주걱형 로제트 잎을 가지고 있는데 애기담배풀은 잎에 물결성 거치를 가지고 있는 점이 다르다

물론 꽃의 크기와 총포 모양에도 다르지만..

 

 

긴잎제비꽃이 폐쇄화 열매를 달고 있다.

 

 

꽃이 필 때는 근생엽이 마치 낚시제비 비슷하지만 줄기가 자라면서 줄기잎의 길쭉하게 나타난다.

 

 

 

잎 뒷면과 잎맥에 자색을 띠고 있다.

 

 

자주잎제비꽃도 함께 어울려 있었다. 잎자루와 꽃자루 모두 자주색을 띠고

 

 

 

 

 

아직 이름을 얻지 못한 교잡종 녀석도 이 숲에 살고 있다.

 

 

숲속 바닥에 구먼을 파고 살고 있는 게 녀석이 꽃도 없는 숲을 찾은 아짐이 신기한지 도망도 가지 않고 쳐다 본다.

 

 

풀고사리다. 발풀고사리와 비슷하지만 6개의 우편을 가진 발풀고사리에 비하여 한쌍의 우편이 2회 우상으로 깊게 갈라진다.

 

 

 

 

 

 

숲에서 벗어나서 바닷가로 내려서서 갯바위 주변을 살피던 꽃동무가 실망스런 표정을 짓는다.

봄 가뭄 때문에  말라버렸는지 노랑별수선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게다.

4송이 꽃을 피운 녀석 한 개체가 보였는데 잎이 말라서 배배 꼬여 있다.

 

 

 

 

 

작년에 완도 인근 섬을 탐사할 때 백운기름나물을 찾아다디다가 허탕을 친 적이 있다.

헌데 백운기름나물로 보이는 녀석이 여기 많이도 보인다.

 

 

잎이 가는기름나물처럼 잘게 갈라져 있는데

백운기름나물 뿌리잎은 3회 3출복엽으로서 엽병과 더불어 길이가 10~18.6cm로 열편은 넓은 삼각형이며

2회우상 비슷하게 갈라져서 폭 1~2mm의 최종 열편으로 된다고 한다

 

 

 

 

모람 열매이다. 이 녀석은 무화과가 달리는데 바로 이 어린 열매가 화낭이다.

 암꽃 화낭과 수꽃 화낭이 다른나무에 열리는 암수딴그루이다.

화낭 속에는 많은 꽃이 들어 있는데 좀벌이 화낭 속을 드나들면서 수정을 시킨다고 한다.

 

 

잎이 더 큰 녀석은 모람, 잎이 작은 녀석을 왕모람이라 하는데

처음에는 좀 의아했지만 열매 크기 때문에 이름이 바뀌었다고 하니 이해가 되었다.

 

 

어두운 숲에 iso를 가지끈 올렸더니 화면이 자글자글하다.

 

 

더 볼 게 없어서 숲을 뒤로 하고 작은 섬을 빠져 나왔다. 이미 비는 그치고 바람도 잠잠하다.

정금나무꽃을 보여주기 위해서 산마루에 잠시 차를 세운다. 이 녀석도 이미 꽃은 거의 다 떨어졌다

 

 

 

진도대교 부근 산자락을 잠시 살피러 들어 가니 와우~! 끈끈이귀개가 바닥에 깔려 있다.

진도는 축축한 산자락 에지간한 곳에는 끈끈이귀개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봄 가뭄 때문에 바닥이 메말라 있었지만 황금산 습지 분위기와 비슷하다

 

 

아쉽게도 이미 씨방을 맺고 있어서 꽃은 구경하지도 못했지만

끈끈이귀개를 처음 대면하니 지친 발걸음에도 기운이 난다.

 

  

 

주변에 꿀풀과는 모양이 좀 다른 녀석이 눈에 들어 온다. 갈래꿀풀이다.

키가 크고 줄기가 가늘고 잎이 피침형이다 더러 잎이 갈라진 녀석도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꿀풀의 잎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미세한 거치가 있는데 비하여 

 이 녀석은  화서 아래 두번째와 세번째의 잎이 매우 심하게 갈라진다는 것이다.

 

 

줄기의 털이 있긴 하지만 육지에서 보는 일반 꿀풀과는 잎의 모양이나 줄게의 털 등에서 차이가 확연하다

 

 

근생엽의 모양도 확실히 다르다.

 

 

식물분류학회지 제40권 3호에 이 녀석의 존재에 대하여 조명된 논문이 실렸다고 한다

 

 

7시가 넘었다. 벌써 사위가 어두워지고 있다.

목포까지 한기간 정도 달려야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다.

이제 바짓가랑이의 검불을 털고 목포를 향한다. 남도의 꽃여행 첫날 진도 꽃탐사를 이렇게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