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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남도 꽃여행 1-쥐꼬리풀,피막이,발풀고사리,비파나무,해변싸리,괭이싸리,개사상자,올미,광나무,물벼룩이자리,닭의난초,청수리딸기,장딸기,

by 여왕벌. 2012. 6. 19.

2012. 6. 중순. 진도.

 

1000리 길을 직접 운전하여 이동하기는 지난 11월 완도수목원에 이어 두번 째이다.

마침 이 먼 목포에 와야 할 일이 생기는 바람에  이번 참에 남도의 꽃자리를 탐사해 보려고 계획을 하였다.

 

지금은 강원도 고산을 제외하고는 어디를 가도 특별한 꽃이 없겠지만

남도의 특별한 녀석들이 꽃이 피어있지 않고 열매만 달고 있어도 괘념치 않는다.

그 특별한 것보다도 하찮은 것들도 많을 터이니 어디를 가더라도 볼거리는 당연하게 넘칠 것이다.

 

사전에 몇 가지 정보를 수집하고 또 남도의 꽃동무 한분이 데이트 신청을 받아 주셨으니 마음 푸근하게 진도의 첫날 꽃나들이를 시작하였다.

 남도의 꽃동무와는 뒤늦게 연결이 된 데다가 금요일이라서 도움 없이 정보만 가지고 찾아 다녔다.

 

진도 대교를 지나 아무데고 무덤이 있는 부근에 차를 세웠다.

무덤 가에는 쥐꼬리풀이 지천이다. 이 녀석은 왜 이 지역에만 있어서 여그 까정 와서 보게 한단 말시?

헌디....벌써 열매를 다 맺었고 화서 끝에 한 두송이가 겨우 피어 있다. 그래도 감지덕지혀야 겠제?

 

 

 

 

쥐꼬리풀 근생엽이다.

 

 

무덤 앞 바닥에 피막이도 한 자리 끼어 좁쌀만한 꽃을 피웠다.

피막이는 자색의 꽃을 피우고 잎의 엽저가 많이 벌어지는데 큰피막이는 엽저가 거의 닿거나 겹쳐지고 꽃도 흰색이다.

 

 

납작한 열매가 병풀 열매를 닮았다

  

 

  

 

발풀고사리도 주렴같은 잎을 펼치고 있다.

 

 

 

 

완도도 섬이 크다고 했더니 진도는 더 큰 섬이라 군 소재지에서 남단 목적지 까지 거리가 꽤나 된다.

들이 넓고 구릉과 산도 많아서 어째 섬이라는 느낌이 나지 않고 내륙에 있는 기분이다.

 

어느 집 담 너머에 비파나무 열매가 노랗게 익고 있다. 살구 크기만한 비파 열매는 제법 맛이 있다고 한다.

충견 한 마리가 얼마 나 짖어 대는지 담 위로 올라 올 기세로 으으렁 거린다.

얌마~! 더러워서 안 따먹는다.  너  진돗개 아니고 똥개지?

 

 

 

 

해변싸리인가? 잎이 두텁고 광택이 있다. 줄기와 잎 뒷면을 보니 누른 털이 엄청 덮여 있다.

 

 

 

 

 

털부숭이 괭이싸리가 묘지 바닥을 포복하고 있었다.

 

 

 

 

바지에 개사상자 열매가 가득 달라 붙었다.

개사상자는 소산경이 2~4개 정도로 사상자 보다 적고 열매 가시가 자색을 띠고 열매 자루가 사상자 보다 다소 길다.

올해 개사상자 꽃을 보려고 했는데 어째 보이질 않더니만 남쪽지역에는 개사상자가 흔한 모양이다.

 

 

 

 

 

진도에는 작은 저수지가 엄청 많다. 농사용 물 관리를 하자니 골골마다 둑을 쌓아서 물을 가두어 두고 있다.

이미 모내기는 90% 정도 완료 된 것 같다.

마침 작은 물이 고인 작은 습지가 있길래 무턱대고 차를 세웠다.

크게 바쁠 일이 없으니 아무데나 차를 세워본다. 무작정 탐사에서 얻어지는 게 꽤 쏠쏠할 때가 많다.

 

장화를 착용하고 질벅한 습지를 살피는데 꽃잎 3장을 한  하얀 꽃이 눈에 들어 온다.

어라?? 벌써 벗풀이 핀 게 아닐텐데???

와우~! 올미다~!!

올미가 꽃을 피운 건 처음 만난다. ㅎㅎ...어째 조짐이 좋다.

 

 

 

물기가 부족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꽃을 피웠다. 일가화라 암꽃과 수꽃이 다르다

 

  

 

 

아마 묵논인 듯하였다. 산으로 연결되는 풀숲에는 닭의난초와 방울새란도 보인다.

 

 

 

좀가지풀도 풀 속에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다.

 

 

 

물기 없는 습지바닥에 작은 깨알만한 잎을 가진 녀석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어라? 물별이나 물벼룩이자리인데?

 

 

물별과 물벼룩이자리를 두고 한참 끙긍거린 적이 있다.

물별은 꽃자루가 조금 더 길고 물벼룩이자리는 꽃자루가 거의 없다는 거다

헌데 그 조금이란 게 언제나 머리에 쥐나게 만든다.

 

표준식물목록을 보니 물별이 물벼룩이자리의 이명으로 처리 되어서 이름이 없어졌다.

이제 끙끙거릴 필요 없이 물벼룩이자리로 불러주면 된다. 참 자알~~했어요. ㅉㅉㅉ....

 

 

위의 사진은 부분을 크롭하여서 커 보이지만 최대한 들이대어 담은 실제 크기의 모습은 이렇다.

 

 

열매가 다 익어 터져서 종자를 쏟아버린 녀석도 보이고

 

 

 

광나무도 하얗게 꽃을 피웠다. 왕쥐똥나무일까 싶기도 한데 걍 광나무로 정리한다.

 

 

 

 

열매도 없는 수리딸기 무더기도 있다.

긴 하트 모양의 잎이 예쁜 녀석인데 누렇게 쭈그러진 잎을 보니 영양 상태가 별로인 듯 하다

 

 

맹아 줄기의 수리딸기 잎은 엽저가 귀처럼 양쪽으로 결각이 진 잎이 돋아난다.

이 녀석의 잎 뒷면을 살펴 보니 털이 거의 없다 그러면 청수리딸기로 봐야헸다.

 

 

 

 

 

5장의 깃꼴 잎을 가진 장딸기나무도 잎새가 곱다. 열매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습지 물통이에서 한참을 놀고 있는데 남도의 꽃동무와 통화가 되었다.

현재 위치가 어디 쯤에 있냐고.....습지에서 놀고 있다니 끈끈이귀개와 산제비란, 귀한 나비도 있을테니 잘 찾아 보란다.

 

헌데 아무리 다시 찾아 봐도 끈끈이귀개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놀고 있는 물통이 습지와 남도의 꽃동무가 말하는 산자락의 습지가 다른 장소였던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