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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버들개회나무를 찾아서-산조팝나무,오미자,털장대,고추나무,신나무,단풍마,버들개회나무,지느러미엉겅퀴,

by 여왕벌. 2012. 5. 21.

2012. 5. 20. 강원도.

 

내 자료에 버들개회나무라 올려진 녀석이 있었다.

헌데 내 블방을 방문을 한 어느 꽃동무가 조심스럽게 지적을 해 주었다. 그냥 개회나무 같다고.

 

아차~! 싶어서 검색을 해보니 정말 잘못 올려놓았다.

분명 꽃동무의 안내를 받아서 찾아간 계곡이었고 그 녀석이라 생각하고 담았기에 아무 의심도 없이 올려 두었는데

내가 봐도 둥그런 잎이 그냥 개회나무가 맞다. 확인을 해 보지 않은 내 실수다.

 

해서 버들잎개회나무를 제대로 담으려고 그 계곡을 다시 찾았다.

조양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이지만 경치가 빼어난 계곡이다.  동강아라리의 애잔한 노래소리가 강물에 실려 흐른다.

맑은 강원도의 오지 계곡이라 야생화를 찾는 이들은 한 번 쯤 와 보는 곳이라고 한다.

 

 

 

한 번 와 본 곳이라 입구와 주변 계곡이 눈에 익었지만 네비 아줌마가 아니었다면 중간에 만난 마을에서 헤메었을 뻔 했다.

기억이 없는 곳을 지나니 그제서야 산조팝나무 꽃을 담던 장소가 눈에 들어 온다.

이 녀석은 잎이 꽃보다 더 이뻐서 내가 좋아하는 녀석이다.

 

 

 

기본적으로 몇 장 정도만 담고 천천히 출발을 한다.

혹시나 뭐가 눈에 띄지 않을까 느릿느릿 진행을 하는데 도로 옆에 장대나물이 줄나라비를 서 있다.

헌데 스쳐 지나는 순간 화서가 장대나물과는 다르다는 느낌이다. 차를 후진하여 와 보니 이런~! 털장대이다.

 

 

오래 전 제주도에서 이 녀석을 만나고는 내륙에서는 보지 못한 녀석이다.

화서가 마치 갯장대화 비슷하지만 전초가 더 여리고 꽃의 크기도 갯장대 보다는 더 작다.

장각의 열매는 원줄기와 평행하다.

 

 

줄기와 잎 뒷면에 2~4개로 갈라진 털이 있다.

잎은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고 밑부분이 원줄기를 감싼다.

 

 

털장대 때문에 멈추었던 자리 옆에 엉겨 있는 덩굴을 쳐다보니 오잉? 오미자 꽃이 피어 있다.

아침 시간 북편 숲자락이라서 햇살이 든 곳과 그늘진 곳의  음영 차이가 심하여 담기에 여간 까탈스럽지가 않다.

 

 

꽃은 이미 시들고 있는 분위기인데 암꽃을 아무리 찾아도 수꽃밖에 보이지 않는다.

 

 

 갈기조팝 꽃도 피었을 거라 기대하였더니 에구~! 아직 봉오리 상태이다.

 

 

 

하~! 에로븐 녀석이 손가락 같은 잎새도 깔끔하게 덩굴을 엉기고 있다.

국화마, 부채마, 단풍마......모두 비슷한 녀석들인데 그 중에  국화마는 잎자루 기부 양쪽에 소돌기가  있어서 소돌기로 구분이 가능하다.

 

 

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오늘 몇 군데를 다녀야 하기에

길 옆에 붉은병꽃이 하도 흐드러져서 차를 멈추고 다가가니 여러 송이가 함께 달리는 소영도리나무로 보인다.

그 옆에  신나무 꽃이 하도 풍성하길래 그도 몇 장 담는다.

 

 

아직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녹색 생성이 덜된  어린 잎새가 곱다.

 

 

고추나무도 한창 쌀알같은 꽃을 가득 달고 있다.

3소엽의 잎이 꼭 고춧잎을 닮았다.

 

 

 

천천히 움직이면서 버드나무 잎 모양의 교목을 찾는데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멀찍이서 한 녀석이 보이길래 유심히 시선을 집중하여 보니 진짜 버드나무다. 엥!

 

커브를 두어 번 돌고 내를 건너야 하는 곳 까지 접근을 하는데

이런~! 길이 막혔다. 클났다! 아직 버들개회나무는 그림자도 못 봤는데....

 

이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나 싶어서 잠시 서 있는데 마을 어르신 내외분이 농장으로 나가시는지 트럭을 타고 와서는

차단기 자물쇄를 연다. 따라 갈까 하다가 포기를 한다. 되돌아 나올 때 차단기를 통과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 여름에 피서객들이 이 깨끗한 계곡에서 휴가를 잘 보내고는 마을 주민들에게 쓰레기 선물을 주고 간 행태가 문제 되었으리라

 

 

에혀~! 버들개회나무와는 인연이 없나 보다 하고 후진을 하는 길 옆에 밭둑에 작은 나무 하나에 시선이 꽂힌다~!

오예~! 잎이 길다. 높은 가지 끝의 화서가 개회나무 화서와 같다.

 

야호다~! 야호야~! 그래~! 지성이면 감천이라

이 먼 정선 골짝 까지 이 녀석 하나 보자고 달려온 정성을 봐서라도 홀대를 하믄 안 돼제여. 암만.

 

 

 

마주나기로 털이 없이 매끈한 잎이 마치 복사나무 잎처럼 길다.

 

 

수피는 밝은 회색으로 점점이 피목이 보인다. 이렇게 긴 잎을 가졌으니 <버들>이란 접두어를 붙였을 터.

절망에서 희망으로 몇 분 사이에 극과 극을 오갔다. 이제 한 가지 숙제를 풀었다. ㅎ...

하~! 꽃이 핀 걸 봐야 하는데...또 다시 올 수 있을랑가 모르겄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하여 바로 차를 돌렸다.

들어가던 길에 붉게 핀 지느러미 엉겅퀴를 담고 싶었는데 이제 느긋하게 지느러미엉겅퀴와 눈  맞춤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