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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완도 상록수 기행 2(홍가시나무,후피향나무,호랑가시나무,감탕나무,황칠나무,청수리딸기,삼지닥나무,비목나무,붉가시나무,이엽돈나무,새우나무,큰여우

by 여왕벌. 2011. 11. 15.

2011. 11. 12.  완도.

 

꽃이 없는 11월은 산야가 황량하다. 야생화 매니아들은 이 계절을 꽃방학이라고 부른다.

어떤 이들은 새를 좇아서 강 하구나 철새도래지를 찾아 다니기도 하지만 나같은 경우에는 수목원을 찾기도 한다.

꽃이 없는 계절에 수목원인들 볼 게 있으랴만 남쪽의 수목원은 가을에 꽃이 피는 상록수들도 있고

보기 힘든 남부지방의 수종들을 볼 수 있다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완도수목원은 자연적인 지형을 그대로 끼면서 조성해 있기 때문에

그 면적이 다른 환경부 소속의 수목원에 뒤지지 않을 만큼 넓은 것 같다.

온실과 함께 조식해 둔 수종도 있긴 하지만 숲 안으로 들어가면 자연 상태의 모습 그대로라서 숲을 뒤지는 재미도 쏠쏠하다.

 

숲을 뒤지다가 제주도에서도 만난 적이 없는 보리장나무를 만났으니 완도수목원 기행의 가장 큰 소득이다.

같은 보리수나무과의 반덩굴성 보리밥나무야  남부지역의 해안과 제주에서 지천으로 깔려 있어서 흔하게 만나지만

제주의 꽃동무도 보리장나무를 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이니 완도에서 만난 보리장나무는 대박이 아닐 수 없다.

 

9시 40분이 다 된 시각에 완도수목원에 들어섰다.

들어서자 말다 홍가시나무, 후피향나무, 호랑가시나무가 붉은 열매를 달고 방문객의 시선을 끈다.

홍가시나무는 우리의 수종이 아니라 일본 원산으로 조경수로 많이 식재를 한다.

 

 

제주의 큰도로 중간 경계 화단에 붉은 잎을 달고 있는 홍가시나무를 많이 심어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이 녀석은 참나무과인 가시나무의 한 종류가 아니고 장미과에 속한다.

 

 

줄기 끝의 어린 잎이 유난스레 붉어서 홍가시나무란 이름을 얻었다.

 

 

10월에 제주도에서 은은한 붉은 색이 들락말락하는 후피향나무 열매를 보고 왔는데

11월 중순인 완도에서 이렇게 열매가 터져서 주홍의 종의에 싸인 종자가 드러나고 있다.

 

 

 

 거치가 없이  밋밋한 타원형의 후피향 잎이 이쁘다.

 

호랑가시나무의 붉은 열매와 각이 진 이파리 그림은 어릴 적 크리스마스 카드의 단골 그림이었었다.

그걸 본 떠서 카드를 직접 만들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상록수의 붉은 열매들은 거의 비슷비슷하다.

이 녀석도 감탕나무 열매와 꼭 같다 했더니 같은 감탕나무과였다.

 

 

감탕나무는 실제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녀석인데 완도수목원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게 감탕나무였다.

열매만 두고 본다면 호랑가시나무 열매나 감탕나무 열매나 별반 차이가 없다.

 

 

이름이 비슷한 감태나무도 같은 감탕나무과로 검은 열매와 두터운 잎이 비슷하지만

감태나무는 가을에 붉게 단풍이 들어서 잎이 붙은 채로 겨울을 나다가 봄 쯤 새 잎이 날 때 붉은 단풍이 떨어진다.

 

 

상록수의 수피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감탕나무 수피도 밋밋한데 백색의 얼룩무늬가 있다

 

 

두릅나무과의 황칠나무가 오갈피나무 모양의 열매를 달고 있다. 황칠나무 열매는 나중에 검게 익는다.

숲 속에 자생하는 황칠나무가 많이 보였는데 적당한 수령의 살구나무 크기 정도로 컸다.

 

 

잎은 난형 또는 타원형이고 톱니가 없거나 3~5개로 갈라지며 잎자루가 긴편이었다.

 

 

 

본적이 있는 하트 모양의 잎이 이쁜 딸기나무 종류가 숲 속 식구로 슬그머니 끼어 있다.

제주도에서 처음 봤던 수리딸기나무이다. 아직 이 녀석 꽃과 열매는 본 적이 없다.

 

 

잎 뒷면에는 잎맥에만 고운털이 보이고 주맥에는 가시도 있다.

 

 

녹색의 줄기에 드문게 고부라진 가시가 있는데 수리딸기에 있는 줄기의 밀모가 안 보인다.

해서 이 녀석은 수리딸기가 아니라 털이 없는 청수리딸기였다.

 

 

남쪽이라 그런지 삼지닥나무도 싱싱한 잎과 꽃봉오리를 매달고 나무들 틈에 끼어 있다.

 

 

가지가 세 개씩 갈라진다고 서 삼지닥나무란 이름을 얻었다.

 

 

비목나무 황금색 단풍이 눈 부시다. 윗녘에는 가지만 남아 있을텐데..

 

 

볕 좋은 늦가을 햇살에 이 녀석 봉오리를 열까 말까 꽤 고민이 되겠다.

  

 

수목원 숲의 가시나무는 거의 대부분 붉가시나무였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서 거치가 없는 잎새 한장 담아 준다.

 

 

 

이엽돈나무란 이름 팻말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다. 아마 왜래 수종인가 보다.

열매 자루가 길고 열매가 둥글지 않고 길쭉하게 늘어져 있다.

 

 

 

 

돈나무 열매는 거의 구형으로 샛노랗게 익는다.

잎 끝이 둥글고 가장자리가 뒤로 말리는데 이엽돈나무는 돈나무와 차이가 많아 보인다.

 

 

 

새우나무라....이름의 연유가 참 궁금하다.

자작나무과로 옆에 있던 서어나무와 비슷한 잎을 가지고 있었다.

열매도 서어나무처럼 날개 같은 포를 가진  열매가 달려 있는데 높다란 가지에 매달린 열매는 그림의 떡이다.

 

 

계란 모양의 잎은 복거치가 있고 측맥은 8-17쌍이다.(서어나무는 10~12쌍, 개서어나무는 12~15쌍)

처음에는 양면에 곧추선 잔털(연모)이 있어 비로드처럼 보이며 나중에는 없어지나 뒷면 맥상에만 끝까지 남는다고 한다.

 

 

서어나무나 개서어나무는 수맆가 매끈하고 울퉁불퉁 근육질인데

새우나무는 수피가 세로로 조각조각 갈라져서 벗겨진다.

 

 

수고는 20m까지 자라는 교목이다.

 

 

 

큰여우콩 열매다.  꼭 붉은 여우처럼 귀여운 녀석이다.

작은 나무에 덩굴을 감아 올리고 붉은 열매 껍질이 벌어져서 2개의 까만 종자를 반짝거리면서

요리 조리 목고개 둘려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다.

 

 

 

여우콩은 잎과 줄기 열매 껍질에 누른 털이 많이 덮혀 있는데 큰여우콩은 털이 그리 심하지 않다.

가장 큰 차이점은 여우콩은 넓은 원형의 잎에 임끝이 둔하지만 큰여우콩은 잎끝이 뾰족하고 길게 빠져 있다.

 

 

 

광나무가 회청색의 열매로 색을 바꾸고 있다.

화서가 왕쥐똥나무와 비슷한 크기인데 상록의 잎이 두텁고 윤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