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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완도 상록수 기행3(털머위,팔손이,애기도라지,풀솜나물,말오줌때,팥배나무,섬오갈피,구슬꽃나무,마삭줄,왕작살나무,정금나무,자금우)

by 여왕벌. 2011. 11. 16.

2011. 11. 12. 완도.

 

군데 군데 털머위가 녹색의 숲에 잘 어울린다.

꽃이 없는 10월 말경부터 피기 시작하는 노란 털머위 꽃은 스산한 가을 분위기를 한결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

 

 

 

 

팔손이 나무 동글동글한 화서가 한창 절정을 맞고 있다.

이 녀석을 제주도에서 만나보기 전에는 그냥 개업 화분용으로만 화원에서 파는 원예종으로만 알았었다

 

 

화서의 모양으로 봐서는 두릅나무과인 것 같은데 확인해 보니 두릅나무과가 맞다.

이젠 나도 서당개 처럼 풍월 읊을 정도가 되긴했나 보다. ㅎㅎ....

 

 

 

연못 주변에 애기도라지가 늦은 가을 햇살에 간절하게 피어서 열매를 떨구고 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평소에 파랗고 자그마한 꽃에만 시선을 주었었는데 뿌리 잎이 이렇게 생긴 줄  처음 알았다.

줄기 잎은 크기가 작기는 하지만 잔대나 도라지의 작은 형태로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애기도라지  뿌리 잎을 처음 보고는 애기도라지가 다른 풀 사이에서 자란 줄 알았다.

 

혹시나 해서 포기를 이리 저리 흔들어 보니 한 포기였던 거다.

줄기가 조금 자란 줄기잎은 길쭉한 피침형이지만 바닥 아래의 뿌리잎은 난형으로 끝이 둔하다

 

 

줄기 아래를 자세히 보면 동글동글한 잎을 달고 사방으로 작은 가지가 벋어난 어린 줄기가 보인다.

이 녀석이 여러해살이풀이었다.

하기사 도라지나 잔대는 뿌리로 월동하여 싹을 올리니까 애기도라지도 당연히 다년초였겠지만

애기도라지가 다년초라는 것에는 좀 무관심했었다.

 

 

풀솜나물도 꽃을 피웠다.

제 철에 꽃을 피우지 않은 녀석들은 전초의 모습이 평소와 달라서 꽃이 피지 않으면 눈치채기 어려운 녀석들이 있다.

 

 

풀솜나물이야 뭐 좁고 긴 로제트 잎을 보면 금방 이름 불러 줄 수 있으니 헷갈릴 일이 없겠지만.

 

 

말오줌때 나무가 깃꼴의 잎은 이미 거의 다 떨어뜨리고 열매의 붉은 옷을 벗고 까만 종자를 떨구고 있다.

 

 

이렇게 붉은 열매를 다는 깃꼴잎을 가진 나무로 지렁쿠나무, 덧나무, 말오줌나무 등이 있는데

그 녀석들을 확실하게 공부해야겠다고 해 놓고서는 아직도 헤매고 있다.

 

 

 

계곡 옆의 팥배나무는 아직 잎이 싱싱하다.

 

 

 

 

수목원이 자리잡은 계곡 여기 저기에 주제가 있는 식물원으로 조성을 해 놓았다.  

희귀식물원이라기에 어떤 것이 있을까 하여 그 쪽으로 올라갔더니 희귀 수목 몇종이 보인다.

 

이 녀석은 섬오갈피나무다.

가지 끝 부분에 화서가 발달하는 오갈피나무에 비하여 섬오갈피나무는 잎겨드랑이에 화서가 발달하는데 화경이 매우 길다.  

 

 

줄기에는 고부라진 가시가 많이 있는데 가시기부가 넓은 게 특징이다.

 

 

재작년 안동 주변 밭둑에서 오갈피나무 꽃을 담다가

화서와 줄기의 가시가 좀 달라 보이는 녀석들과 섞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확인했던 그 섬오갈피나무였다.

잎은 오갈피나무보다 작고 톱니도 자잘하다.

 

 

희귀식물원에 심겨진 수종 중에 구슬꽃나무가 두어 그루 보인다.

이미 잎이 말라들어가고 있어서 볼품이 없었지만 증명용으로 한장 담았다.

제주에서 이 녀석 꽃을 보려고 매번 생각했지만 우째 이 녀석과는 인연이 닿지 않은지 아직도 꽃을 제대로 보지 못하였다.

 

이 녀석의 원래 이름은 중대가리나무였다. 꽃모양이 스님의 대갈님처럼 생겼대서 그리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중대가리풀과 함께 스님을 너무 비하시키는 혐오스런 이름이라 개명을 한 거다. 아마 중대가리풀도 머잖아 개명을 하지 않을까 싶다.

 

 

마삭줄인지 백화등인지 모르겠지만 주변 가무가지에 길다란 골돌 열매를 달고 있는 게 보인다.

도감의 기재문을 봐도 두 녀석의 기재문이 똑 같다. 다만 백화등은 줄기에 털이 있고 마삭줄은 줄기에 털이 없다는 점만 다르다. 

인터넷 상에 이러쿵 저러쿵 쓰여진 내용들이 있긴 하지만 아직 내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그도 믿을 바가 못 된다. 

 

 

헌데  잎과 줄기의 털은 가을이 되면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이 녀석이 마삭줄인지 백화등인지는 이름 붙여주기 어렵다.

 

 

 

골돌 열매를 하나 따서 갈라 보니 길쭉한 갈색의 종자가 박주가리처럼 하얀 털을 달고 비상 준비를 하고 있다.

 

 

왕작살나무를 처음 봤다. 잎이 무척 넓고 크다. 자생지에서 만나면 잎을 잘 살펴 봐야 왕작살을 알 수 있겠다.

 

 

열매자루는 작살나무처럼 잎겨드랑이에 바짝 달려 있고 어린 가지는 피목이 있고 둥글었다.

 

 

흔적만 희미한 오솔길 옆에 까만 열매다 보이길래 유심히 쳐다보니 정금나무 열매다.

우히~! 신났다. 안 그래도 점심 때가 되어 뱃 속에서 슬슬 먹을 것을 달라 보채는디 열매가 많이도 달렸다.

몇 장 담고 죄다 훑어서 용용거리면서 빈 뱃속을 달랬다.

비싼 블루베리 열매보다 좋은 성분이 더 많은 정금나무 열매를 한 컵 정도 따 먹었으니 내일 귀가 길 장거리 운전도 끄떡 없을겨.

 

 

 

이 녀석 검은 열매 배꼽을 자세히 보면 꽃무늬 도장이 확실하게 찍혀 있다.

 

 

숲 바닥에는 자금우와 어린 마삭줄 덩굴이 지천으로 깔려 있는데 자금우가 붉은 열매를 귀엽게 달고 있다.

포복성 줄기로 벋어가면서 개체가 늘어나니까 바닥을 깔 수 밖에.

 

 

자금우, 산호수,백량금은 겨울의 남도 숲에서 붉은 열매를 다는 자금우과 삼총사이다.

세 녀석의 꽃 모양은 거의 비슷하지만 잎 모양에서 확실하게 차이가 난다.

 

 

자금우는 타원형의 잎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고 진록색으로 광택이 있다.

산호수는 줄기와 잎 양면에 붉은 갈색의 긴털이 있고, 가장자리에는 큰 톱니가 드문드문 나 있다

백량금은 키가 1m 정도로 크고 피침형의 잎이 좁고 길며 파상의 톱니를 가지고 있다.

 

 

헌데 옆에 붉가시나무를 기어 오르는 덩굴성 수종이 수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