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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울릉도 꽃나들이(울릉장구채,두메부추,털머위,묏미나리?,섬쑥부쟁이,해국,가는갯는쟁이,왕호장근,마가목)

by 여왕벌. 2011. 11. 2.

2011. 10. 31. 울릉도.

 

직원의 권유로 독도문예대전 사진부에 얼떨결에 3작품을 출품하였는데 일반부 특별상과 입선에 수상하게 되었다.

지난 7월 초 독도에 갔다가 별 생각 없이 울릉도와 독도 모습을 담은 사진이라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첫 대회라서 출품작이 많지 않다고 하더니만 참말로 황소 뒷걸음 질에 개구리 잡은 셈으로 난데 없는 수상을 하게 되었다.

 

올해는 무슨 일인지 독도를 2번이나 다녀오는 복이 터졌다.

울릉도에서 개최하는 안용복장군을 추념하는 축제 때에 각 분야 수상자 대표를 시상한다고 1박 2일로 또 울릉도에 다녀오게 되었다.

 

공식적인 행사에 참석하는 빡빡한 일정이라 개인적인 시간이 거의 없었지만 잠시 한 시간의 여유에 도동항 주변을 탐사하였다.

뒤늦게 핀 울릉장구채가 보이길래 절벽을 기어오르니 행상 아주머니가 다친다고 내려오라 질겁을 한다.

뭐 이 정도 쯤이야 재미있게 암벽타기를 할 수 있으니 나는 오히려 신이 나는데 말이다. ㅎㅎ

 

 

 

 

여름 말미에 피기 시작한 울릉장구채도 항아리에 자잘한 종자를 가득 담고 있었지만

해안 절벽에 늦둥이 몇 녀석을 만나서 그래도 울릉장구채를 봤다고 위안을 하였다.

 

 

 

항 주변 절벽에 두메부추가 많이 피어 있다고 하더니만  한참 높은 곳에 아직까지 피어 있는 녀석이 보인다.

조금 가까이 절벽으로 기어 오를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포기하는 게 나을 듯 싶은 벼랑이라 그냥 까치발 하고 담을 수 밖에 없다.

까치발이란 말을 요런 때 쓰는 말인데 도깨비바늘 사촌인 까치발은 토옹 무슨 연유로 그런 이름을 얻었는지 모르겠다.

 

 

부분을 잘랐더니 선명하지가 않다.

 

 

마침 눈 높이에 꽃이 진 녀석이 있어서 잎을 담았더니 잎이 엄청 넓다.

산부추는 잎 뒷면에 능선이 있어서 자른 단면이 삼각상을 이루고 강부추는 쪽파처럼 원통을 이루는데

두메부추는 잎 아랫쪽은 반달형으로 곡면을 이루고 있다.

 

 

 

해안 절벽 위에는 털머위가 한창이었지만 너무 높아서 그냥 퍽퍽 샷을 날릴 수 밖에 없었다.  

 

 

 

 

골짜기 입구에 산형과 한 녀석이 보인다. 잎을 봐서는 묏미나리 같기도 한데...

확인해 보니 울릉도에 많이 서식하는 섬바디이다

 

 

 

 

섬쑥부쟁이는 절정을 지난 것 같은데도 아직 여전하게 피고 있다.

이 녀석은 울릉취나물 혹은 부지깽이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성인봉 자락에 이 섬쑥부쟁이를 대량으로 재배하여 농가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데

그 많은 나물 푸대를 모노레일에 실어서 운반을 하도록 시설을 해서 옮기는걸 TV에서 본 적이 있다.

육지의 식당에서 맛보는 이 섬쑥부쟁이는 거의 울릉도에서 나온 것일 게다.

 

 

동해안에서도 섬쑥부쟁이가 서식을 많이 하는데

꽃이 자잘하고  잎의 모양새도 까실쑥부쟁이와 많이 닮아서 간혹 헷갈릴 때가 있다.

 

 

 

도동에서 저동의 행남등대까지는 해안 절벽으로 길을 만들어 놓아서 바다를 보면서 산책 하기에 그만이다.

인기 오락 프로그램인 1박 2일에서 출연 배우들이 이 산책로를 따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웃음을 선사하던 걸 본 적이 있다.

바닥이 드러나 보일만큼 맑은 바닷물은 첨벙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산책로 옆에 마악 피어난 울릉장구채를 담으려는데 때 맞춰서 관광객을 실은 배한 척이 지나간다.

 

 

아직 꽃술도 완전하게 터지지 않는 울릉장구채 녀석이 기특하여 한참 눈길을 머물어 본다.

 

 

헌데 이 녀석 흰장구채나 가는다리장구채들과의 차이점이 뭘까 싶어서 확인해 보니

잎 가장자리에 돌기같은 연모가 있다고 하는데 어린 일년초의 잎을 살펴보니 돌기모가 확인이 된다.

 

 

 

산책로 아래 벼랑으로 해국이 한창이다. 비취색 동해의 바닷물과 해국의 어울림이 장관이다.

 

 

해국은 위쪽 절벽 틈에도 보라색으로 피어 나고

 

흙이 쌓인 바위 위에는 무리를 이루고 기우는 햇살에 눈 부셔 하고 있다.

 

 

가는갯능쟁이도 사각의 납작한 열매를 가득 달고 불그레 단풍이 들고 있다.

 

  

 

가늘고 긴 잎에서 명아주과의 모습이 보인다.

 

 

 

저 만치 위쪽에 왕호장근 무리가 벌써 잎을 떨구고 있다.

 

 

열매를 못 볼 것 같아서 아쉽더니만 이튿날 아침 숙소 부근에서 내 키 보다 더 큰 왕호장근에 열매가 주렁주렁이다.

 

잎의 크기가 내 손바닥보다 더 큰 이 녀석은 과연 <왕>자를 붙여 줄 만큼 그 크기가 대단한 녀석이다.

 

 

 

 

 

숙소 앞의 마가목 열매가 곱다. 이 녀석도 아마 다른 성을 가지고 있을텐데 그냥 마가목으로 불러 줄란다.

 

 

 

일박을 한 대아리조트 본관이다.

바다를 내려다 보는 풍광이 좋고 방이 따뜻하여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