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6. 제주.
도로변에 노랗게 피어 있는 미역취가 햇살을 받아서 유혹을 하고 있다.
꽃동무가 미국미역취라고 하는데, 부분 자세히 담지는 않았지만
잎의 거치가 없고 꽃 피는 시기가 늦은 점 등을 볼 때 양미역취로 봐야 할 것 같다.
미국미역취는 8~9 월에 꽃이 피고 꽃차례가 다소 작고 줄기와 잎에 털이 거의 없으며 잎의 톱니도 드문드문 성글다.
양미역취는 9~10월에 피고 꽃가지가 많이 분지하여 꽃차례가 풍성하고 상반부에 소수의 낮은 거치가 있으나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양미역취를 담는 옆 둔덕에 녹나무과 수목에 열매가 주렁주렁이다.
생달나무일까 싶어서 돌아와서 확인하니 생달나무도 열매자루가 길기는하지만 잎이 매우 좁다. 이 녀석은 녹나무였다.
녹나무과 중에서 잎이 넓은 편이고 잎가장자리에 물결성 거치가 있고 녹나무과의 특징인 뚜렷한 3줄의 잎맥을 가지고 있다.
지나는 길에 정금나무 숲에 들럿다. 이 곳은 나만 알고 있는 곳이다.
열매가 많이 달렸을 거라 기대하였더니 역시 다른 곳 보다 더 충실하게 달려 있다.
다만 오후라서 어두운 숲이라 검은 열매가 제대로 담겨지지 않는다. 반사판을 대고 가지를 잡아당기고 난리 법석을 피워서 몇 장 담았다.
한국산 블루베리라는 이 열매를 몇 줌 따서 먹었으니 ㅎ...몸 보신이 되었을까나?
1100도로를 통과하다가 몽울풀 때문에 한바탕 법석을 떨었다.
분명 이야기한 장소가 맞는데 전혀 보이질 않는다. 자세히 보니 잘려진 풀들이 보인다. 도로변이라서 풀베기 작업을 한 모양이다.
한쪽에서 꽃동무가 잘려진 녀석들 사이에 남아 있는 녀석을 잡고 이게 맞는 것 같다고 한다.
모시물통이랑 참 닮았다 하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비슷한 녀석을 담았다.
같은 쐐기풀과로 북청물통이란 이름도 가지고 있으니 비슷하기도 하려니 했던 거였다.
헌데....이 녀석이 몽울풀이 아니고 진짜로 모시물통이가 맞는 걸 그 땐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몽울풀에 대한 이미지도 이미 본 적이 있는 데 말이다.
몽울풀을 꼭 보아야겠다는 간절함에 의심조차 하지 않고 그냥 무척 비슷하다는 생각밖에 못하였으니...ㅋㅋㅋ
그런 줄도 모르고 몽울풀을 담았다는 만족감에 취하여 봄날 백서향 향에 취하여 몽롱하던 곶자왈에 도착하였다.
길 좌우에 상동나무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제주에는가을에 꽃을 피워서 이듬해 열매를 익히는 상록성 나무들이 꽤 있다.
이 녀석도 그 중 하나인데 6월 검게 익은 열매는 달콤한 오디맛을 느낄 수 있어서 예전에는 야생의 열매중에서도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산초나무속 4형제 중에서 이 산초나무만 가시가 어긋나기이다. 잎이 지잘하고 잎의 수가 가장 많다.
개산초를 만난 것이 이 곳에서 처음이고 유일하다.
아니다 경주 어디선가 한 뼘 정도되는 어린 묘목을 본적이 있긴 하다.
개산초는 엽축에 날개가 있고 소엽이 3~7개로 소엽 기부 위 아래 가시가 있다.
가시가 마주나고 가시 기부가 조금 넓다.
이 쯤이지 싶은데.....분명 소나무 아래 빌레나무가 있었다.
모두 3그루이다. 이 녀석 언제 다 자라서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같은 팥꽃나무과인 두메닥나무와 거의 흡사한 도톰한 꽃잎을 가진 백서향은 은은한 향과 기품있는 모습이 숲의 귀부인이다.
봄날 이 숲에서 백서향의 향기에 취하여 자리를 뜰 수 가 없었는데....
두메닥나무 열매를 생각하며 혹시나 백서향 열매를 볼 수 있을까 해서 찾았는데 벌써 꽃봉오리가 맻혀 있다.
왕모시풀은 커다란 잎과 어울리지 않은 자잘하고 규칙적인 크기의 톱니가 특징이다.
뒤늦게 싹을 올렸는지 아직 어린티가 나고 꽃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봄에 잎 겨드랑이에 붉은 꽃을 다글다글 피우던 새덕이가 까맣게 열매를 익히고 있다.
녹나무과 녀석들은 이름도 다양하고 잎이 비슷비슷하여 눈에 익히기 참 어렵다.
한쪽 가지에는 꽃눈이 이렇게 맺혀 있고...녹나무과는 뚜렷한 3줄의 잎맥이 특징이다. 새덕이는 잎 뒷면이 회록색이다.
에거거~!
육박나무가 꽃을 피웠다고 하길래 이 녀석 꽃을 보자고 여기 왔는데 이렇게 배신을 하다니..
양버즘나무, 모과나무의 수피 같이 되어 꼭 얼룩무늬 해병대 옷 처럼 보인다고 하여 현지에서 해병대나무라고 불리기도 한단다.
일주일 전 쯤 꽃을 피우고 있었다고 하는데 잎 겨드랑이에 꽃이 진 흔적만 남아 있다.
열매가 안 보이는 걸 보니 수그루인가 보다.
잎은 호생하며 긴 타원형 또는 도란상 피침형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표면은 짙은 녹색으로서 털이 없으며 윤채가 있고
뒷면은 회록색으로서 잔털이 밀생하며 7-10쌍의 우상맥이 있고 엽병은 길이 0.8-1.5cm로서 어릴 때 털이 약간 있다.
벌써 4시가 넘었다.
짧은 가을 해라 더 지체하다가는 동백나무겨우살이를 담기 힘들 것 같아서 더 이상 들어 가지 않고 곳자왈을 빠져 나온다.
되돌아 나오는 길에 잎이 다 사그러진 알꽈리 열매가 보인다.
생태숲에서 이 녀석 열매를 찾았는데 안 보이더니 여기서 만난다.
다른 꽈리들은 꽃받침이 자란 봉지주머니에 싸여 있지만 이 녀석은 봉지가 없는 알몸이라 알꽈리다.
근데 이 녀석 꽃받침 부분이 지난 해 담았던 알꽈리와 차이가 있다. 뭐 말라 비틀어져서 정상적으로 익지 못하여서 그럴지도 모른다
돌담을 넘어서 차에 오르려는데 까만 눈을 반들거리면서 우리를 엿보고 있는 녀석이 있다.
여우콩이다. 꽃은 볼품이 없지만 마름모형의 잎과 붉은 열매가 매력적인 녀석인데
줄기와 잎, 잎자루 꼬투리에 누런 털을 많이 덮어 쓰고 있다.
꽃이 피기 전에는 여우팥과 참 비슷하지만 여우팥은 잎 꼬리가 조금 길게 빠지고 둥그르슴한 잎의 모양이 다르다.
사촌형으로 큰여우콩이 있는데 큰여우콩은 꼬투리에 털이 없고 잎은 난형 또는 장란형으로 꼬리가 길게 빠져 있다
열매 속에 종자는 2~3개가 들어 있다. 꼬투리 갈라진 모습이 꼭 여우같이 생겼다.
십오분 정도의 거리를 부리나케 달린다. 꽃동무가 지름길로 찾아서 다니니 길을 가늠하기 어렵다.
낯익은 골목이 나타나고 그예 나지막한 동백나무가 눈에 들어 온다.
우와~! 동백나무겨우살이가 나무를 완전히 덮고 있다.
참 재미 있는 녀석이다.
게 다리처럼 마디 마디가 잘록하니 연결이 되어 있는데 그 마디마다 자잘한 열매가 대글대글하다.
한달 쯤 지나명 좁쌀만한 열매가 노랗게 익으면서 조금 커지긴 하는데 뭐 그게 그거다.
작년 12월에왔을 때 주인이 거의 다 따서 팔아 버려 볓 개체 보이지 않았는데 이렇게 번식을 하다니....
자그마한 동백나무 가지를 완전 점령해 버려서 동백나무가 비짜루처럼 되어 버렸다. 기생식물은 번식력이 엄청나나 보다.
동백나무 겨우살이를 신나게 담고 돌담 옆의 제주진득찰과 한참 노닥거려 본다.
육지의 직득찰이나 털진득찰에 비하여 가지가 Y자로 많이 갈라져서 전체적으로 풍성한 느낌을 준다.
5시 날씨도 흐리고 더 이상 이동하여 담을 것이 없다.
제주시로 넘어가서 함께 하지 못한 꽃동무와 만나서 반가움이나 나누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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