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6. 제주.
오전 시간 동안 혼자서 보내야 할 사정이 생겼다.
차를 렌트할까 하다가 쓸데 없는 낭비가 될 것 같아서 택시를 잡아 타고 생태숲으로 향하였다.
꽃동무가 직원의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연락을 해 주겠다고 했지만 괜히 신경이 쓰이고
앉은자리에서 내 맘대로 시간을 보내는데 지루해 할 게 뻔 한 일이라 나 혼자 자유롭게 이리 저리 살펴 볼 요량으로 사양을 하였다.
단풍이 화사하게 물들어 있는 정금나무 열매부터 담았다.
어제 1100고지에서 반겨주지 않은 날씨 때문에 열매를 제대로 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아침 시간이라 햇살이 여의치가 않아서 검은 열매가 참말로 검은 덩어리가 되어 버렸다.
한국산 블루베리라는 정금나무는 열매맛이 달착하고 먹을만 하다.
산사 숲에서 담지 못한 한라꽃향유를 여기서 담는다. 탐방로 주변에 한창 붉게 피어 있다.
일반 꽃향유보다 꽃잎의 갈림이 다르다고 하는데 확인은 못하였다.
줄기와 잎, 잎자루에 털이 많은 게 보인다.
아침 햇살을 받은 소황금이 참 화사하게 다가온다.
꿀풀과 다년생 초본인 이 소황금을 작년에 백약이오름에서 만났었다.
그 곳은 몇 년 전 일부 뜻 있는 단체에서 복원해 심었었는데 올해 작황이 별로란 이야기를 들었다.
헌데 한국식물표준목록에는 이 녀석의 존재가 없다. 제주 특산식물로 소개되는 녀석의 이름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황금에 비하여 전초의 크기가 작다.
시기상 한라산 위의 한라구절초는 거의 사그러졌을 테고 이 녀석은 고지가 낮은 생태숲에 조식되어 있는 한라구절초이다.
한라산에도 이 녀석은 그리 흔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조릿대의 세력 확장이 한라산 숲 바닥의 작은 식물들을 발 붙이지 못하게 하고 잇다고 걱정들이다.
자연 상태가 아니라 아쉽지만 한라구절초를 보았다는 데 큰 의미를 두어도 가치가 있는 녀석이다.
제주에는 제주만의 특산식물이 많다. 그래서 유난히<한라> 와 <탐라> 란 접두어를 가진 식물이 많다.
이 녀석도 제주의 한라산에서만 서식하는 구절초로 잎이 가늘고 잘게 갈라지고 다른 구절초에 비하여 키가 작으며
꽃줄기 끝에 제법 큰 한 송이 꽃을 피우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7월 말경 윗세오름에서 꽃이 피던 한라개승마가 중산간 생태숲에 아직도 피고 있다.
한라산에 자생하는 제주의 식물들은 고지대에 적응하기 위해서 대부분 전초가 왜소하다.
그것이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아니겠는가? 제주에만 자생하는 한국 특산식물이다
10월 중순이라 꽃보다는 열매가 많이 보인다.
후피향나무는 꽃도 크고 기품이 있어서 시선을 끌지만 열매도 은은한 단풍으로 호감을 주는 녀석이라 조경수로는 제격이다.
남부의 상록수의 수피는 거의 대부분 매끈하고 평활하다. 이 녀석은 아무래도 암수딴그루로 보인다.
암그루는 양성화로 꽃이 피지만 수술만 있는 수꽃이 피는 다른 나무를 보았다.
7월에 핀 후피향나무 꽃이다.
잎이 크고 붉은 열매 주저리가 커다란 아왜나무는 어디서도 눈에 금방 띈다.
나무 자체에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불에 잘 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이 붙으면 수분이 빠져 나오면서 거품을 만들고 이 거품이 일종의 나무 표면에 차단막을 만들어 불에 잘 타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특징으로 일본사람들은 ‘거품 내품는 나무’라고 아와부끼라고 했고,
우리 나라 사람들이 일본 발음대로 아와나무라고 부르다가 아왜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나뭇가지가 탈 때 꽝꽝 소리가 크게 난다고 하여서 꽝꽝나무라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잎이 작은 좀꽝꽝나무가 있는데 아마 이 녀석이 좀꽝꽝나무로 보인다.
뒤늦게 피었던 탐라산수국도 가을의 중간에서 함께 단풍이 들고 있다.
다른 산수국에 비하여 중성화는 꽃받침조각이 꽃잎 모양이고 3~5개이며 청색 또는 자주색이다
까마귀베개 열매도아침 햇살에 검게 빛난다.
작은 나무이기는 하지만 열매가 한 두개 보이는 걸로 봐서 결실률이 매우 낮은 것 같다.
지난 여름 노랗게 꽃을 피웠을 귀화식물 가새잎개갓냉이가 생태숲 한 곳에 슬그머니 들어와서 앉았다.
낙상홍으로 심었을 것 같은데 열매가 크고 꽃이 흰색인 미국낙상홍이다.
사람주나무다. 이름이 참 재미있는 녀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