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4. 제주의 습지에서.
한라천마와 덩굴용담믈 담느라고 12시가 훨씬 넘어 버렸다.
습지의 녀석들은 오후 시간으로 넘어 가버리면 꽃을 닫아버리기 때문에 점심을 먹고 가느냐 습지를 보고 점심을 먹느냐로 의견이 분분하다
배가 좀 고프더라도 꽃을 보는 게 더 중요하지 않는가 하여 오후 1시가 넘은 시각에 습지에 도착하였다.
습지에 도착하자 말자 혹시나 꽃잎들을 닫을까 하는 조바심으로 발걸음이 바쁘다.
앞서 도착한 꽃동무 한 분이 꽃이 폈다고 신호를 준다.
쑤욱~ 쑤욱~! 발이 빠지는 가장자리에서 조심조심 꽃을 담기에 정신이 없다.
구와말이 붕어처럼 입을 뻐끔거리고 쳐다본다.
7월 말에는 갈라진 잎새만 쳐다 보다가 아쉬운 발걸음 돌렸다.
민구와말이란 녀석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경남의 습지에만 서식한다고 한다.
이 녀석은 수중엽과 지상엽의 모양이 다르다. 물여뀌도 수중엽과 지상엽의 모양이 다른데 수생식물들에게서 그런 모습들이 보인다.
잎은 물 밖에서는 5~8개가 윤생하며 길이 1~2cm, 폭 3~7mm로서 중앙 윗부분에서 몇 개로 우열되고
밑부분이 좁아져서 원줄기에 직접 붙어 있으며 열편은 좁은 피침형이고 끝이 뾰족하며 털이 약간 있다.
수중엽은 1~3회 우상으로 완전히 갈라지고 열편이 실같이 가늘다
진땅고추풀도 습지 식물들과 함께 넓게 자리를 잡고 자그마한 꽃을 피우고 있는데
그 많은 녀석들이 인색하게도 겨우 서너 송이 꽃을 피웠다. 작년에 이 녀석을 보고 외풀 종류인가 했던 녀석이다.
눈여뀌바늘이다. 둥근 잎과 제법 크기가 있는 전초에 비하여 잎 겨드랑이에 피는 꽃은 보일 듯 말 듯 하여 참 어울리지 않는다 .
이 녀석은 줄기가 바닥에 닿아 버리면 마디에서 뿌리를 내린다.
외풀 종류도 많이 헷갈려서 확인을 해야한다. 미기록종일까? 했는데 기본종인 외풀이다.
논둑외풀과 등에풀이 어깨를 비비고 있다.
논둑외풀은 밭둑외풀에 비하여 잎이 좁고 끝이 뾰족하며 화관이 좁고 길쭉한 편이다.
2시가 넘으니 드뎌 물고추나물이 잠에서 깨어 난다. 이 곳의 물고추나물의 거의 흰색에 가까웠다.
최근에 이 녀석이 흰꽃물고추나물로 이름을 얻어 발표 되었다고 한다
작년에는 이 녀석의 생태를 모르고 오전에 찾아와서는 왜 꽃을 안 피우냐고 채근을 하기도 했는데
2시가 넘어야 꽃이 피어난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노랑개아마도 물고추나물처럼 게으름을 피우는 녀석이다.
붉은 열매도 꽃처럼 곱다.
참 좋은 곳이다. 제주에는 이렇게 암반 위에 형성된 물통이가 많다.
등에풀도 한 송이씩 감질나게 꽃을 피웠다. 무척 가늘고 꽃도 작지만 눈에 익히고 나면 잘 보인다.
마침 제법 큰 꽃을 활짝 피운 녀석이 있어서 반갑게 담았다.
둥근잎택사는 이미 열매가 주렁주렁이다.
2시가 넘도록 점심도 굶고 습지의 작은 꽃들과 씨름 중이다.
에구~! 꽃이 밥 멕여 주는 것도 아닌디....함께 한 꽃동무가 담은 사진 퍼 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