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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사는 이야기

온 천지가 봄이다.

by 여왕벌. 2011. 4. 2.

2011. 4. 1.

 

점심 시간이 지난 나른한 시각에 가까운 곳에 치료를 받으러 짬을 내어 가곤 한다.

주차할 곳이 마뜩치 않아서 차를 가지고 가기에도 어정쩡하고 주택가 골목을 걸으면서 다니기에 적당한 거리라

오가는 길 담 너머에 핀 나무꽃과 보도블럭 틈에 핀 풀꽃들을 보는 재미로 느림의 미학을 만끽 하곤 한다.

 

며칠 출장으로 외유를 하였더니만 그 사이에 목련이며 산수유가 꽃을 활짝 폈길래 오늘은 카메라를 들고 출발을 하였다.

 

 

 

기와 담장 너머 어느 집 정원에 노란 산수유 꽃이 한옥과 어울려 운치가 있다.

 

 

아파트 화단에 매실나무에 꽃이 화사하다. 가까이 다가가니 향이 대단하다. 붕붕거리는 꿀벌들의 날개짓도 덩달아 분주하다.

 

 

 

다세대 주택 화단 경계석과 보도블럭 사이 틈에 제비꽃이 깔끔하게도 피었다.

한 숟갈의 흙도 안 될 그 틈에서도 저리 곱게 꽃을 피우는 걸 보면 참으로 생명의 신비가 경이롭다.

업드려서 한참 눈 맞추고 있는데 깜짝 놀라는 소리에 허리를 펴니 내가 쓰러 져 있는 줄 알고 할머니 한 분이 길 나서다가 놀랐단다.

놀라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아~!.

 

 

어제 어느 꽃 가게 앞 경계석 틈에 민들레 꽃이 하도 이쁘 길래 그 녀석을 염두에 두고 카메라를 가지고 왔는데 하루 사이에 다 져버렸다.

꿩대신 닭이라고 겨우 목 내밀고 있는 녀석을 다른 곳에서 담아 본다. 녀석과 눈 맞추느라고 양복 바지에 먼지 좀 묻혔다.  

 

 

우리 집 마당에도 매년 개미자리가 돋아나긴 하는데 꽃이 필 사이도 없이 엄니가 말끔하게 뽑아 버리신다.

제철도 아니게 다북하게 꽃을 피우고 있는 개미자리를 그냥 지나 칠 수 없어서 또 바닥에 꿇어 앉는다.  

 

 

이 녀석 개쑥갓은 염치고 체면이고 없다. 아무 데나 자라서 아무 때나 꽃을 피운다.

 

 

꽃마리도 도르르 말리 꽃태엽을 풀기 시작한다. 이젠 온 천지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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