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부채 육수화서

2011. 3. 13. 강원도.

앉은부채는 암술과 수술이 성숙하는 시기를 달리한다. 이런 현상으로 자예선숙과 웅예선숙이 있는데,

암술이 먼저 성숙하고 난 후 수술이 나오는 현상을 자예선숙, 수술이 먼저 나오고 암술이 뒤늦게 나오는 웅예선숙이라고 한다.

양성화 식물의 경우 자가 수분을 방지하기 위하여 암술과 수술이 시간차를 두고 나오는 현상이다.

근친 교배를 피하여 우수한 종을 보존하기 위한 식물의 지혜라고 봐야 할까?

자예선숙으로 질경이와 달맞이꽃이 그런 경우라고 한다.

수염가래도 보면 암술과 수술이 나오는 시기가 다른데 역시 암술이 먼저 나오는 자예선숙이다.

배고픈 고라니가 육수화서를 뜯어 먹다가 인기척에 놀라서 달아난 모양이다.

육수화서 하나가 댕그라니 뜯어져 있길래 자료를 만들 겸해서 접사를 했다.

마치 축구공처럼 생긴 육수꽃차례 표면은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모양의 여러 개의 꽃이 모여서 육수화서를 이루는데

하나로 보이지만 4개의 화피(꽃덮이)가 연결되어 기둥처럼 서 있는 4개의 노란 수술과 함께 하나의 꽃을 이룬다.

수술은 가운데 줄이 나 있으며 이 선이 갈라지면서 꽃가루가 터져 나온다.

화피 가운데 마악 수술이 돋아 나오는 것도 있고 한 쪽에는 이미 수술이 쪼그라진 모습도 보인다.

수술이 솟아나오는 모습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육수화서다.

암술이 나와 있는 상태의 육수화서 표면은 편평한데, 수술 꽃밥이 터질 때 쯤에는 화서 표면이 울퉁불퉁 근육질처럼 변한다.

나중에는 육수화서 표면이 암자색으로 변한다.

이 녀석은 이미 색이 변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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