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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식물/제주도 식물

제주수선화(수선화과)

by 여왕벌. 2011. 2. 14.

2011. 2. 12. 제주.

 

제주는 몹시도 추위로 앓고 있었다. 지난 해도 그랬지만 내려 올 때마다 비가 오지 않으면 이렇게 춥다.

꽃들은 기지개를 켜려다가 내밀었던 목고개를 다시 감추어 버렸다.

그래도 도로 남사면 볕 따신 곳에 제주수선이 그 추위를 견디면서 감미로운 향으로 반겨 준다.

 

추사가 제주 대정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지천으로 자생하고 있는 제주 수선화에 매료되어 

가까이 두고 무척 아꼈다는 일화로 보아 제주수선화는 오래 전 부터 제주에 자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추사는 농부들이 보리밭에 나 있는 이 아름다운 꽃을 원수 보듯 파버리며 소와 말 먹이로 삼고 있는 것을 보고, 하나의 사물이 제자리를 얻지 못하면 이런 딱한 일을 당하고 만다면서 처량한 감회가 일어 눈물이 나는 것을 금치 못하겠다며 애잔한 시 몇 수를 지었다고 한다. 아마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수선화에 애틋함 마음이 더 컸으리라.

 

겨울 짧은 햇자락도 꼬리를 여미고 섭지코지 숙소까지 가야 할 길도 멀어서 바삐 서둘고 있는데

혹시나 이곳에는 피어 있지 않을까 하여 차창으로 살피는 시선 끝에 풍성하니 피워 준 제주수선이 너무 고맙다.

여분 배터리를 가지고 오지 않아서 빨갛게 투덜거리는 카메라를 겨우 달래어서 몇 장 담았다.

 

 

 

인터넷에서 추사의 편지글이라고 소개된 내용을 퍼왔다.

 

 
  주도로 유배 간 곳의수선화는 과연 천하에 큰 구경거리입니다.    江浙 이남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이곳은 마을마다 동네마다 한 치, 한 자쯤의 땅에도 수선화가 없는 곳이 없습니다.
   花品은 대단히 커서 한 줄기에 많게는 열 몇 송이에 이르고,
   예닐곱이나 대여섯 송이가 안 되는 경우가 없습니다.
   꽃은 정월 그믐 이월 초에 피어서
   삼월이 되면 산과 들, 밭두둑이 흰구름이 질펀하게 깔린 듯,
   白雪이 드넓게 쌓인 듯해지는데,
   제가 귀양살이 하는 집의 동쪽이나 서쪽이 모두 그러합니다.
   움막 속에서 초췌해가는 이 몸을 돌아보건대 어찌 언급할 처지이겠습니까만,
   눈을 감으면 그만이거니와 눈을 뜨면 눈에 가득 밀려드니
   어떻게 해야 눈을 차단하여 보이지 않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 고장 사람들은 이것이 귀한 줄을 몰라서
   소와 말에게 먹이고 발로 밟아버리기도 합니다.
   또 보리밭에 많이 나는 까닭에 마을의 장정이나 아이들이 호미로 캐어버리고는 하는데,
   캐내도 다시 나곤 하기 때문에 마치 원수 보듯 합니다.
   사물이 제자리를 얻지 못함이 이와 같습니다.

 

 

 

 

 

 

 

제주수선화는 부화관이 블라우스 레이스처럼 여러 겹으로 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

 

 

 

 

조금 떨어진 이 곳은 겨우 한 송이 피우다가 망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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