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1. 제주 사흘째 날-한라생태숲
둘째날 추자도에 갔다가 오는 바람에 오늘 하루에 봐야할 일정이 매우 빡빡해졌다.
해서 8시 30분 숙소를 출발하여 우선 생태숲에 먼저 들렀다.
이 곳에서도 볼 수 있는 종이 꽤 많기 때문에 여기 저기 이동하는 시간을 절약하면서
여러 종을 한꺼번에 담을 수 있는 잇점도 있거니와 꽃동무가 근무하는 곳이라 구석구석 식물들을 살피기 쉽기 때문이다.
생태 숲에 도착하니 9시 조금 넘었다. 보라색 한라꽃향유가 아직 이슬도 털지 못하고 반겨 준다.
지난 번에 내려 왔을 때 알꽈리를 보지 못하여서 꽁꽁 앓는 소리를 했더니만 알꽈리가 잘 익고 있다고 하길래 신나게 담았다.
땅꽈리는 꽃받침이 봉지처럼 열매를 싸고 있지만 알꽈리는 까마중처럼 알이 드러난다고 해서 알꽈리라 한다.
풍게나무다. 팽나무속이라 열매나 잎이 거의 비슷하여 구분이 쉽지 않은데
측맥은 3쌍으로 엽병은 길이 15-18mm로서 털이 있거나 없다. 잎의 하반부가 상반부 보다 폭이 넓어 팽나무와 구별된다
댕댕이덩굴 열매가 하도 실하길래 한 장 담아 본다.
아왜나무다. 열매 주저리가 무척 크고 붉어서 화려하다.
비쭈기나무다. 잎만 보면 동백나무 같다. 하기사 남쪽의 상록수들은 잎이 비슷하여서 그 녀석이 그 녀석 같다.
동아가 삐쭉하니 새 부리처럼 길고 뾰족하여서 비쭈기나무란 이름을 얻었다.
열매는 첨 본다. 열매는 난형이며 직경이 0.8~1cm 로서 10월에 흑색으로 익으며, 종자는 많다
황벽나무다.
산초나무, 상산나무처럼 운향과나무는 향이 무척 강하다. 이 녀석도 향이 강하였다.
잎은 대생하며 기수1회우상복엽이고, 소엽은 5-13개이다.
황벽나무는 굴참나무처럼 수피의 코르크가 무척 발달한 녀석이다.
내피는 황색인데 내피를 건위제로 이용하고 황벽이란 이름은 황색 내피에서 온 것이라 한다.
까마귀베개나무를 보고 싶다 했더니 꽃동무가 열매가 남아 있을 지 모르겠다면서 나뭇가지를 들추어 본다.
ㅎㅎ..두어 개 쭈그러진 녀석이 보인다. 이것도 얼마나 감지덕지한 겨. 근데 까마귀가 요로코롬 작은 베개를 베고 잘까?
잎의 모양도 눈에 익혀 두면 숲에서 만났을 때 아는 체 해 줄 수 있다.
사람주나무 단풍이 곱다. 마치 감나무 잎처럼 단풍이 들었다.
9월 비를 맞으면서 담았던 사람주나무 열매다.
한라생태숲에 미국낙상홍이라니.
낙상홍인 줄 알고 식재했는데 꽃이 펴서 열매를 맺는 걸 보니 미국낙상홍이었으니 어쩔 도리 없이 그냥 두는 것 같다.
열매가 낙상홍보다 1.5배 정도 더 크고 꽃 색이 흰색이다.(낙상홍 꽃은 연한 보라색이다)
떡윤노리나무도 열매를 붉게 달고 있다.
열매자루에 도돌도돌 벌레같은 돌기가 있는 게 특징인데 윤노리나무 보다 잎이 둥글고 더 두텁다.
왕초피나무는 잎도 열매도 모두 떨어지고 가시만 남았다. 가시가 마주나고 잎도 무척 큰 녀석이다.
왕쥐똥나무다.
쥐똥나무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수고가 높고 잎도 크고 열매도 컸다.
얼핏 보면 광나무 열매같은 느낌이지만 잎이 광나무보다는 얇다
봄부터 새비나무 꽃과 열매를 보려고 올 때마다 새비나무 타령을 하였다.
숲 안쪽을 한참 뒤져서 겨우 몇개 남은 걸 담았는데 흔들려서 털부숭이 꽃받침을 제대로 담지 못하였다.
새비나무는 작살나무속으로 잎과 어린줄기. 엽병, 꽃받침 할 것 없이 성모로 뒤덮여 있다.
양미역취가 아침 햇살을 받아서 환하다. 미국미역취와는 화서가 좀 다른 것 같다.
미역취가 하도 노랗고 싱싱하길래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좀닥취 꽃을 담으려고 숲 도랑으로 들어 갔는데...에거~! 꽃은 보이지 않고 폐쇄화만 가득하다..
방석처럼 퍼진 근생엽이 귀엽다.
제주의 숲에는 상산나무가 육지의 상수리나무처럼 흔하다.
이 녀석도 운향과다. 역시 독특한 향으로 후각을 자극한다.
한라참나물이다. 참나물과 달리 잎이 3출엽의 잎이 다시 깊게 결각이 지거나 3개의 소엽으로 나누어 지고 있다.
계획보다 2주일이나 늦게 내려오는 바람에 한라돌쩌귀 개화 시기가 지나서 볼 수 없을 거라 실망하고 있는데
어쩌면 숲에 볼 수 있다는 말에 기대를 했다. 역시 숲 그늘에 몇 포기 꽃을 피우고 있다.
생태숲 연못 가 콩배나무에 꽃이 피었다. 녀석 계절을 잊었나 보다.
덕분에 열매와 꽃을 한꺼번에 담는 행운을 얻었다.
열매는 앵두만한 크기로 꼭 장난감 배 같다.
후피향나무다. 흰 꽃은 제법 크던데 열매도 제법 크기가 보인다.
붓순나무 열매가 참 인상적이다. 마치 납작한 만두같이 생겼다.
제주의 상록수들은 수피가 거칠지 않고 대부분 밋밋하다.
한라구절초다. 자생지에서 보지 못하여 아쉽지만 시기가 늦어서 자생지에도 이미 꽃은 끝나 버렸는데
그나마 조식한 거라도 자료용으로 담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급하게 한 바퀴 도는데도 한 시간 30분이 넘게 걸렸다.
호자덩굴 열매를 찾았지만 결국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할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