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31. 제주 둘째 날 추자도
지금도 기억하고 있나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
10월 마지막 날 아침 제주항에서 꽃동무 4명과 함께 핑크돌핀호를 타고 남구절초가 흐드러지고 있다는 추자도에 입항하였다.
어제 토요일 제주에 도착하여 반나절이 안되는 시간에 가까운 곳에서 몇 가지 둘러 보곤
오늘을 위하여 휴식을 한 덕분에 컨디션은 최상이다.
9시 30분 출항 10시 45분 하선. 바다가 잔잔하다고 하는데도 1시간 여 항해 동안 바다가 춤추는 대로 배는 울렁거려야 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배를 타 보고 처음 타는 배였지만 배멀미는 어느 정도 견딜만 하였다.
하루 전에 들어 와 있던 3분과 합류하여 우선 점심부터 해결하고 봉고버스로 8명이 함께 상추자도 하추자도를 돌았다.
상추자도 항 뒷산은 해국, 남구절초, 이고들빼기가 흐드러지고 있었다.
그림으로만 보던 남구절초다. 설상화가 일반 구절초보다 더 길고 넓으며 잎도 넓은잎구절초 처럼 넓고 매우 두터웠다.
소나무 아래에는 노란 이고들빼기가 마치 산국처럼 흐드러 지고 있었다.
이고들빼기가 이렇게 이쁜 줄 다시 보게 하였다.
제주진득찰이란 녀석이다. 육지의 진득찰과 뭐가 다른지는 모르겠다.
상추자도와 하추자도 사이에는 두 섬을 연결하는 다리가 놓여 있다.
해안가 바위에 바다와 어우러진 남구절초를 담는데 빈약한 덩굴의 여우콩이 까만 눈을 굴리고 있다.
갯부추는 이미 절정을 넘어서서 꽃술이 살아 있는 게 드물었지만 이 녀석도 처음 대면하는 녀석이라.
"산에 살면 산부추요, 강에 살면 강부추요, 돌 위에 피면 돌부추요. 진짜 산에 살면 참산부추겠지 뭐."
갯부추가 다른 부추와 구분 점이 뭔가 하는 소리에 꽃동무 한 분이 명답을 해서 한바탕 웃어 제낀다.
잎이 꽤 넓고 단면이 안으로 굽어진 반원형이었다.
오후 4시 15분에 제주로 가는 배를 타야 하기 때문에 한 자리에 오래 머물 수가 없어서 서둘러 자리를 뜬다.
그래도 자꾸 미련이 남아 배경 좋은 모델을 만나면 또 카메라에 코를 박는다.
추자도는 제주 주변 섬 중에서 아마 제일 넓은 섬일 거다.
얼마 전에 추자도 올레 길 개장 행사를 했단다. 올레 길을 표시하는 노란색 파란색 리본이 길 주변 나무에 자주 보인다.
이 섬은 바다낚시로도 유명한 곳이라 한다. 주변에는 크고 작은 부속 섬이 많아서 해안과 섬, 바다가 어우러진 풍광은 정말 아름다웠다.
추자도는 화산섬이 아니라서 해안 바위가 검은 현무암이 아니라 붉은 화강암(?)이다.
경사가 급한 길을 한참 내려가더니 바위섬이 보이는 곳에 차가 멈춘다.
헌데 갯사상자도 아니고 기름나물 쪽으로 보이는 이상한 산형과 녀석이 눈에 들어 온다.
잎은 윤채가 있고 두터우며 마치 큰 갯사상자 같은 이미지였다.
꽃동무도 몇 년 전 이 녀석을 보고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다들 바위 끝에 자라 잡은 흰해국 앞에 카메라를 겨눈다. 나도 한자리 끼어서 귀여운 녀석을 담았다.
바위 군데 군데 몇 개체가 보이는데 보라색 해국보다 꽃의 크기가 좀 작다.
마치 좀바위솔 같이 잎이 짧고 다닥다닥 붙은 바위솔이 꽃을 피우고 있다.
이 메마른 갯바위 위에서 어찌 이리 귀엽게도 꽃을 피웠을까?
갯쑥부쟁이가 멀리 바다 가운데 섬을 그리워하면서 고개를 빼고 있다.
바다 위에 내리는 햇살이 눈부시다. 어제는 잔뜩 흐린 날씨로 일찍 빛을 거두더니만 오늘 날씨는 축북이다.
울퉁불퉁 못난이 열매를 단 낚시돌풀도 바위 틈에 함께 어우러져 있다.
넉장의 하얀 꽃밪침잎으로 그 뜨거운 여름 볕을 견딘 결실이려니.........
갯바위를 버리고 산으로 오른다. 정상까지 2km 라. 정상을 넘어서 다른 곳으로 내려 간단다.
2시 30분. 늦어도 3시 40분까지 하산 해야 항구에 까지 이동할 여유가 있다.
올라 가는 길에 참으아리 열매가 보인다. 길다란 암술에 깃털이 특징이다.
란
댕댕이 덩굴도 까만 열매를 주렁 주렁 맺고서 길손들 눈길을 멈추게 한다
오르는 길이 완만하고 잘 조성되어 있지만 그래도 오르막이라. 시간을 재면서 속도를 빨리 한다.
섬모시풀 탁엽을 확인하려고 담는 사이에 이미 일행들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잰 걸음으로 달음박질 하여 따라 가니 어느새 정상이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하추자도 동남쪽 작은 포구 마을의 붉은 지붕들이 참 정겹다.
화단에서나 만나던 층꽃나무를 야생에서는 첨 본다.
산 꼭대기 풍광 좋은 자리에 앉아서 바닷길 오가는 배를 여유롭게 구경하고 있는 녀석들. 여기가 바로 선경이다.
이미 씨앗이 여물고 있지만 그래도 보라색 꽃이 더러 피어 있어서 고맙다.
3시가 이미 넘어 섰다. 하산을 재촉하는데 바위솔이 발목을 잡는다.
일행들 모두 바위솔에 줄을 서는데 그냥 한 컷 인증샷을 날린다.
바위솔에 줄나라비를 서 있는 사이 까만 인동덩굴 열매나 담아 본다.
발걸음 돌리려는데 오잉? 상동나무가 꽃을 피웠다. 이 녀석은 10월에 꽃을 피워서 다음 해 5월 쯤 열매가 익는다.
안 그래도 이 녀석 꽃을 담아야 했는데 찬스다. 몇 장 담는 사이 또 뒤쳐졌다.
급히 달려가니 다들 업드려서 산 아래를 겨냥하고 있다. 바다를 내려다 보면서 남구절초가 흐드러지고 있다.
배 출항 시간이 아무리 급해도 이런 멋진 곳을 그냥 지나칠 수가 있간? 다들 아랑곳 없다.
보리밥나무도 노랗게 꽃을 가득 달았다. 급히 두어 장 담는다. 내년 봄에 열매가 붉게 익는다.
붉은 팥알 만한 보리수나무 열매 참 오랫만에 본다. 마음은 급하고 담기는 담아야 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가지 부여 잡고 ㅎㅎ...급하다 급해.
에고~~! 3시 40분이 다 되어 간다. 하산이 거의 완료되는 마지막 갈림길에서 앞 선 두 분과 뒤 쳐진 5명의 길이 엇갈렸다.
갈림길에서 통화하지 않은 게 이렇게 되어 버렸다.
3시 50분이 넘었다. 배 출항은 4시 15분이라는데....배를 타기 어려울 것 같단다. 낭패다! 진땀이 다 난다.
어느 집 돌담 앞에서 눈 밝은 꽃동무가 환호를 한다. 다들 연화바위솔 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래도 배를 탈 수 있겠지.
우리 있는 곳 까지 차가 돌아오려면 10분 이상 소요되어 배 시간에 대기 어려울 것 같단다.
다들 난감해서 일단 걸어가다가 해결책을 강구해 보려는데 일행 한 사람이 지나가던 트럭을 세운다.
저만치 멈추어 서는 트럭이 하도 고마워서 달리기를 하여 차에 오르는데 마악 우리 봉고차가 도착을 한다. 아고고~! 살았다!
트럭 차주한데 고마운 인사와 함께 죄송하다는 말로 인사를 하고 안도의 숨을 쉰다. 온 몸이 땀으로 젖었다.
다행하게도 목포에서 출발한 핑크돌핀호가 조금 지연이 되었나 보다.
여객대합실에서 티켓을 확보하고 다시 가슴을 쓸어 내린다.
십 여분 기다리는 동안 배에서 고기 그물을 내리는 모습이 하도 신기하여서 여유를 부려 본다.
갑판에 나와서 멀어지는 추자도를 바라보면서 이젠 한 마디씩 우스게 하는 여유도 생겼다
수평선 가까이 해넘이를 하는 해가 참 곱다.
추자도의 하루 꽃여행 이렇게 마무리를 한다. 안녕~! 추자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