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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탐사 일기

8번째 제주꽃나들이1(함박이,까마귀머루,계요등,거지덩굴,여우콩,여우팥,털머위,갯쑥부쟁이,가막살나무,꽃향유,정금나무,팥배나무,화살나무,꽝꽝나무

by 여왕벌. 2010. 11. 4.

2010. 10. 30. 제주,

 

공항에서 내리자 말자 렌트한 차를 몰고 가까운 곳으로 달렸다. 이곳에 가야 함박이 열매를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원 정상에는 역시 예상대로 함박이와 까마귀머루가 열매를 달고 있었다.

 

6월에 꽃이 필 때 보고 열매가 익으면 꼭 담아야겠다고 했기에 붉게 익은 함박이 열매가 어찌나 반갑던지...

열매는 납작한 원형이다. 암꽃과 수꽃이 다른 포기에서 보이길래 암수딴그루인 줄 알았더니 도감에 암수한그루로 되어 있다.  

 

 

 

까마귀머루는 이렇게 까맣게 익기 때문이 이름을 얻은 것 같다.

잎이 깊게 결각이 지는 머루가 가새잎개머루도 있는데 가새잎의 열매는 푸른 벽자색으로 익고 화서도 취산화서이다.

 

 

까마귀머루에 계요등도 함께 엉겨 있다. 황금색 계요등 열매가 다글다글이다.

 

 

여름에 담은 꽃이다. 설탕가루를 덮어 쓴 듯 하얀 꽃이 참 고운 녀석이다

 

거지덩굴 열매도 마치 머루 처럼 까맣게 익었다.

 

 

잎이 5소엽으로 이우러져 있다.

 

이 곳 풀 숲에는 여우콩과 여우팥이 어울려서 살고 있다.

하기사 여우콩은 제주도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녀석이다. 붉은 껍질과 까만  여우 눈 같은 종자가 인상적인 여우콩.

 

 

8월에 같은 장소에서 담은 여우콩 꽃이다.

 

여우팥은 꼬투리가 팥을 닮았는데 더 통통하면서 길이는 짧았다.

 

7 월의 여우팥 꽃이다.  팥꽃처럼 똬리를 틀고 있다.

 

 1100습지로 가야했기에 이곳에 더 지체할 시간이 없다.

돌아서 나오는데 솔 숲에 털머위가 노랗다. 잎이 넓고 두꺼운 혁질로 해안식물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도로변에 현무암으로 조경을 한 곳에 갯쑥부쟁이가 풍성하게 가을을 알려 주고 있다.

 

 

이 녀석은 잎끝이 주걱처럼 둔하다.

 

급하게 돌았는데도 1시간이 더 지났다. 한라수목원으로 갈까 하다가 1100습지에 들러야 할 일이 있어서 곧 바로 한라산을 향한다. 

휙휙 스치는 도로변 숲에 붉은 열매가 보이길래 잠시 차를 멈춘다. 가막살나무 열매다.  

 

 

 

가는 도중 탐라교육원 안내판이 보이길래 갑자기 정금나무가 떠 오른다.

5월에 꽃을 담은 적이 있기 때문에 열매를 담기 위해서 잠시 방향을 돌린다.

숲으로 들어 가기 전에 도로 옆에 항라꽃향유와 자주쓴풀이 먼저 반겨준다.

 

 

 

정금나무 열매다.

흐린 날씨라 숲이 어두워서 검은색 열매를 담기가 수월하지 않다.

 

 

붉은 열매가 눈에 띄길래 가지를 당겨 보니 팥배 같긴 한데....잎을 보니 팥배나무가 맞다.

 

 

당잔대일까? 오동통한 항아리 모양의 잔대다.

 

 

늦게 핀 녀석이 더 색이 곱다. 바늘엉겅퀴 한 송이가 외롭다.

  

잎새가 이쁜 야산고비도 담아 본다. 어정거리는 사이 2시가 넘었다.

마땅하게 점심을 막을 데가 없어서 대구 공항에서 사 두었던 구운 계란 3개로 우선 허기를 떼운다. 

 

 

3시가 훨씬 넘은 시각에 1100습지에 도착한다.

 

 

한라산 중턱 이상은 벌써 겨울로 가는 나무들만 쓸쓸하게 서 있다.

 

습지 밖 작은 습지에 빛 바랜 용담도 서글퍼 보이고 바늘엉겅퀴도 마지막 인사를 한다.

꽃박사님이 부탁한 눈가막사리는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이미 고사한 지 오래라..... 

 

 

 

 

 

 

이 황량한 가을 습지에 그나마 붉은 열매들이 방문객의 서글픔을 위로해 준다.

참빗살나무 열매다

 

탐라교육원 옆 숲의 팥배나무는 잎이 아직 싱싱했는데 여긴 빨간 열매만 기우는 햇살 눈 부셔한다.

 

한귀퉁이 화살나무도 붉은 열매 대열에 동참하고

 

미련이 남은 윤노리나무는 잎을 떨구지 못한 채 굳어버렸다.

 

 

정금나무는 그래도 붉게 단풍이라도 들었다.  

 

 

유일하게 남아 있는 녹색의 잎, 꽝꽝나무도 까만 열매를 달고 후손을 남기고 있다.

아궁이에 불을 지펴서 생활하던 예전에는 나무 등걸은 좋은 땔감이었다.

아마 나무 종류마다 탈 때 내는 소리가 특징이 있지 않았나 싶은데 이 녀석 타는 소리가 꽤나 요란 스러웠던 모양이다.

 

습지 바닥을 붉게 물들이던 한라 부추는 흔적만 남아 있고 흑박주가리 종자만 하얀 깃털을 흔들면서 이소를 준비하고 있다.

 

겨울로 가는 황량한 이 곳도 내년 다시 찾아 올 때는 고운 꽃 만발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