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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발길 따라

대왕암 기원제

by 여왕벌. 2010. 2. 24.

2010. 2. 21. 감포.

 

복수초와 변산바람을 만나고 돌아 오는 길에 감포 부근 찻길이 정체 되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주차장에 대형 버스가 즐비하게 서 있고 사람과 차량이 뒤섞여서 정신이 없다.   

 

 

 

오늘이 무슨 이름 있는 날은 아닌 것 같은데 불교 종단에서는 이름을 붙인 날인가 보다.

각 사찰에서 기원제를 지내느라 감포 해수욕장이 불교 신자들과 구경 온 인파로 북적북적이다.

 

 

 

제물을 차린 규모와 참석 신도 수를 보니 사찰 세를 짐작하겠는데,

부산의 어느 사찰은 울긋불긋 걸어 둔 꽃종이 휘장이 화려하고 차린 제물도 상당하다.

오늘따라 바람이 거세어서 세워놓은 제물들이 넘어지고 날아가고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넘어진 제물을 세우랴, 준비된 물건들 확인하랴 한참 분주하더니만

드디어 북소리 징소리와 함께 색색이 천을 두른 무당(?)에 의하여 굿판이 시작되고 바다를 향하여 기원을 보낸다.

 

 

 

점점 사나워지는 해풍에 따라 문무대왕의 숨소리도 거칠어 지고

모래밭의 굿판도 자진모리장단으로 고조되는데

 

 

종이 컵 속의 촛불은 거센 바닷 바람에도 꿈쩍 않고 빨간 불꼬리 흔들며 휘모리장단으로 춤을 추고 있다.

 

 

 

아이들은 굿판보다 갈매가한테 과자를 던져 주는 재미에 빠져서 바닷물 가루에 옷자락 젖는 줄 모르고 있다.

감포 바다에 누운 문무대왕님 혀 차는 소리 들린다.

오늘 찾아 온 손님들로 잠자리 꽤나 시끄러웠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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