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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발길 따라

그녀가 사는 곳

by 여왕벌. 2010. 1. 29.

 

경주 어느 골짝에는 맑은 영혼을 가진 여인이 살고 있다.

사이버 상에서 얼굴도 모른 채 인사를 나누던 그녀였기에

얼마 전 그녀와의 우연한 만남은 오랜 지기를 만난 듯 무척 반가웠더랬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온화하고 조용한 그녀의 분위기에 조금은 조심스러웠지만

무척 수줍음이 있는 듯한 조곤조곤거리는 목소리와 여린 미소가 참 맑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헌데 오늘 복수초를 보려고 근처를  지나다가 우연히 그녀의 소박한 터를 방문하게 되었다.

아니 일행 중 한 분의 갑작스런 통화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초대를 받은 거다.

 

차 마시기를 즐기고 새와 풀꽃을 좋아하는 그녀의 작은 집은 겨울 해가 정수리에 내리 쬐는 높은 언덕에 있었다.

낮은 돌담과 싸리문 삽작, 손바닥한 마당과 바위, 감나무는 새들의 놀이터였다.

 

오히려 따사로움마저 감돌던 앞산이 그리운 고향을 떠올리게 하였다.

앞산은 사계절 아름다운 병풍으로 편안한 평화와 휴식을 줄 것 같았다. 

 

한 성깔 한다는 맑은차는 은근한 눈빛을 보내는 내 유혹에도 으르렁거리기만 하고.

갑작스런 방문에 그녀의 길 나섬이 지체가 되었을 테지만 

쌀강정 한 봉지까지 챙겨주는 그녀의 마음 씀에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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