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 2009. 7. 25. 죽령-ㄷㅅㅂ-ㅈㄱ동마을 10km
2차 : 2009. 8. 2. 휴양림 -ㄷㅅㅂ-휴양림 9.6km
기어이 다시 갔다. 갔다 온지 일주일만에.
1300고지, 산길 10km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곳.
지난 번에 안개 속을 헤매면서 담아온 하늘말나리며 말나리. 동자꽃 등이 제대로 찍히지 않았고,
네귀쓴풀도 한 두송이 밖에 피지 않았었고,
왜솜다리, 등대시호, 가는다리장구채도 비가 오는 바람에 급히 담느라고 모두 엉망이어서.
ㅇㄱ님도 담아온 사진이 흡족하지 않다고 일요일 간다기에 얼렁 꼬리 잡고 간다 했다.
내 무릎 상태로는 험한 탐사 길이 무리라는 건 뻔한 일 이지만. 꽃을 본다는데 내가 마다하겠슴? ㅎㅎㅎ
미쳐도 단단히 미쳤제. 아무리 꽃 욕심이 있다 해도 그 험한 산길을 또 간다고? 아무튼 내가 생각해도 참 어이가 없다.
오늘도 오전 8시 30분 산행을 시작할 때는 안개비가 내렸다. 우째 올 때마다 날씨가 이렇다냐?
그래도 구름 약간 이란 일기 예보를 믿고 산에 오른다. 오늘은 등산 지팡이까지 준비해서 든든하다.
휴양림이 있는 곳 . 길이 새로 뚫리는 바람에 지형이 달라져서 등산로 초입을 찾지 못하여 숲을 헤맸다.
산짐승이 다닌 흔적이 있는 곳을 따라 간신히 엉긴 나뭇가지를 헤치고 등산로에 들어서니
나뭇잎에 고였던 안개비가 뚝뚝 물방울이 되어 떨어진다.
등산지팡이 덕분에 한결 오르기가 수월하다. 설악산 서북능선을 탈 때 발톱 4개가 반쯤 까맣게 되었고,
지난 주에 여기 오르내리느라고 완전히 새까매졌는데, 지팡이를 진즉 가지고 다닐 걸.
오르는 길 내내 구름이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안개 속을 헤매게 하였다.
올라 가는 길에 발레리나 의상처럼 잎을 상큼하게 펼친 펴진 말나리, 하늘말나리를 다시 담고
뽀얀 총포엽이 꽃처럼 한 인물하는 왜솜다리도 다시 담았다.
지난 번과는 다른 코스로 오르다 보니 속단과 참배암차즈기가 새롭게 나타나고
색깔 고운 솔나리도 몇 개체 보이는데 솔나리는 재작년 보다 큰 개체들이 많이 사라져서 아쉽다.
이 녀석 속단은 이 더운 여름에도 털모자를 덮어 쓰고 있다.
그녀석 땀띠 꽤나 났겄다. ㅎㅎ
정상에 거의 다와 가는데 1시 가 훨씬 넘어버렸다.
라면 한 그릇으로 아침을 떼웠는데 허기가 져서 다리가 더 무겁다.
끙~! 내가 이 무시기 고생이람?
꽃바람이 단단히 들었으니 죽을동 살동 모르고 여그까지 올라오지
돈 주고 시킨다고 누가 이 고생을 하겠남?
그래도 훤하니 밝은 것이 비가 오지는 않을 것 같아서 안심은 되었다.
"야호~! 해가 나온다아~~!"
정상에 가까워 오니 해가 나기 시작한다.
이 더운 여름에 해를 반가워하다니......누가 들으면 더위 먹고 정신줄 놓은 줄 알겠다. ㅎㅎㅎ...
지난 주 한 두 송이 피었던 네귀쓴풀이 완전히 개화가 되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구름도 걷히고 해도 났겟다. 신나게 담았다.
바위 위에 멋지게 자리잡은 솔나리
지난 주에도 피어 있었는데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피고 있다.
성의가 괘씸해서라도 한 장면 잡아 줘야제?
신갈나무 그늘 아래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급히 정상에 오르니 훤하게 트인 풍광이 멋지다.
낮은 곳으로는 구름이 능선을 넘나들고 멀리 능선을 배경으로 가는다리장구채를 잡으니 기가막히다.
마지막으로 등대시호를 담아야 한다. 혹시나 날씨가 변덕을 부릴지 모르니
가는다리장구채와 눈맞춤을 마무리하고 서둘러 하산한다.
지난 번에는 비가 와서 증명사진 중심으로 잡았었는데
날씨가 도와주니 등대시호도 풍광을 배경으로 담으니 꽤 그럴 듯하다. ㅎㅎ.
일찍 핀 녀석은 벌써 씨앗을 여룰리고 있다.
내려오는 길은 언제나 지루하다. 이미 볼 거 다 봤으니 ㅎㅎ
버섯하고는 안 사귀기로 있는데 모양이 너무 이뻐서 담은 달걀버섯? 이라던가?
주차해 둔 출발 지점에 도착하니 6시다.
발가락이 왈왈거렸지만 이제 다리에 힘이 붙고 지팡이 덕분에 오늘은 양호하다.
보고싶은 녀석들 흡족하게 담았으니 발톱 10개가 다빠진들 무슨 대순감? ㅎㅎㅎ.....
발톱아! 빨랑 자라나와야 한다잉?
여름이 지나면서 또 어느 산이 나를 부를지 모릉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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