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9.
오늘 목적한 아마풀을 만났으나 집 나선 꽃바람둥이들이 그냥 발걸음 되돌릴 수 있간디?
하늘은 히얀하게도 주말이면 비를 그쳐준다. 하늘의 정성이 괘씸해서라도 기냥 집에 가믄 섭섭혀서 안되제.
이미 두분이 어제 다녀왔다는 만항재를 다시 들러 보잔다.
나야 고맙기 그지 없지만 운전하느라 수고하는 대장님께 미안하여 홍삼 액기스 한 포로 아양을 떤다. ㅎㅎ
분홍바늘꽃을 한 포기 밖에 만나지 못하였다며 아쉬워하시더니 올라가는 길 노루오줌 사이에 스치는 분홍빛.
급히 차를 갓길에 대고 다가가니 ㅎㅎㅎ...이게 웬 횡재수? 한 무더기 군락이다.
아직 한 포기만 개화를 하였지만 다 피면 볼만 하겠다. 분홍색이 참 곱다.
만항재를 뒤로하고 함백산을 향하다가 아무데나 차를 주차했다. 온통 야생화 꽃밭이니 어디인들 상관 있간?
하늘을 닮고 싶은가? 푸른 색의 긴산꼬리풀이 상큼하게 속눈썹 치켜 뜨고 고개 바람을 맞고 있다.
노루오줌도 만항재는 절정을 이루고 있다.
여름이 시작되는 높은 고개에는 털둥근이질풀이 지천으로 흐드러지고
철탑을 세우느라 나무를 자른 천상의 화원에는 물레나물이며 도라지모시대가 신나게 종을 울리고 있었다.
멀리 연무에 싸인 함백산이 눈에 들어 온다.
숲은 시원하고 적당하게 바람도 불어 주었다. 나비와 벌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는 기린초를 탐하고
가녀린 모가지 끝에 자잘한 꽃을 달고 있는 개시호도 여름 꽃잔치에 한몫 거들고 있었다.
오마나~! 이렇게 고운 하늘나리가 이렇게 멀쩡하게 피어 있어도 된당가?
함백산 발치 아래 널찍한 풀밭에 붉은색이 눈에 들어온다. 대장이 하늘나리가 피었다고 손짓한다.
산 아래쪽은 벌써 씨앗이 맺혔는데 높은 고개에 붉은색도 강열한 하늘나리를 만나다니.
올해는 못만나고 가나보다..했더니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하늘나리가 고맙다.
가여운 동자승은 어디로 갔을까?
먼길 나가신 스님을 기다리느라 붉게 얼어붙은 볼 녹이려는가?
끝 없는 기다림을 시작하는 동자꽃.
노란 포도송이같은 꽃이 피었을 때 왔더라면 좋았을 것을...
개화시기를 놓쳐서 아쉬웠지만 열매라도 담을 수 있어서 위로가 되는 매발톱나무.
3갈래로 갈라진 가시가 날카롭다.
함백산 입구 풀밭에 하얀 이빨 드러내기 시작하는 송이풀을 마지막으로 만항재 탐사를 마치잔다.
큰제비고깔과 병아리난의 안부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드르네로 출발한다.
차를 주차해 둔 곳으로 이동하던 중 뜻밖에 푸른여로를 만났다. 꽃이 연두색을 띤다.
파란여로와 혼돈을 하는데 파란여로는 꽃안쪽에 붉은 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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